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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가는 애경]上 화려한 변신

  • 2018.01.22(월) 10:49

41년만에 구로 떠나 오는 8월 홍대 신사옥 이전
굴뚝 이지미 완전히 벗고 뷰티기업으로 새 변신

애경그룹이 41년 만에 정든 고향인 구로를 떠나 오는 8월 홍대에서 새살림을 시작한다. 7월 완공 예정인 서울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복합역사가 새로운 터전이다.

애경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이미지가 강한 구로를 떠나 젊음과 트렌디함의 대명사로 꼽히는 홍대를 주무대로 굴뚝기업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뷰티기업으로서 새로운 변신에 나설 예정이다.  


◇ 구로에서 생활용품기업 자리매김

애경은 대기업 본사가 별로 없는 서울 구로구의 대표기업으로 꼽힌다. 애경의 모태는 1951년 10월 창립한 대륭산업이다. 대륭산업에 이어 비누를 만들던 애경유지공업이 지금의 애경산업으로 성장했다. 

애경산업은 1956년 당시 행정구역상 영등포였던 지금의 AK플라자 구로 본점 터에 비누공장을 세우며 사업을 키우기 시작했다. 그 뒤 1976년 애경산업의 전신인 애경유지공업 본사가 공장으로 들어오면서 본격적인 구로시대의 막을 올렸다.

애경은 비누 등 생활용품 분야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1954년 6월 국내 최초로 미향비누를, 1966년엔 주방세제의 고유명사 격이 된 트리오를 선보이며 날개를 달았다. 이후 선보인 2080, 케라시스 등도 대표적인 치약과 샴푸상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생활용품 기업으로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고민도 커졌다. 생활용품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낡은 굴뚝기업 이미지를 벗을 새로운 도약이 필요했다. 애경은 이 숙제를 풀기 위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고, 이 과정에서 브랜드 네이밍에 크게 공을 들였다. 그 결과물이 2009년 루나와 2012년 'AGE 20's'(에이지투웨니스) 등의 색조화장품이다.

◇ 홍대에서 뷰티기업 새 출발

애경이 홍대를 새 둥지로 점 찍은 것도 루나 출시를 앞둔 2008년 말 무렵이다. 애경은 그해 12월 한국철도시설공단 등과 공동출자해 마포애경타운을 설립했다. 오는 7월 완공을 앞둔 신사옥은 이때 설립된 마포애경타운 소유다. 

2010년 전후로 선보인 두 화장품 브랜드는 2016년 기록적인 한 해를 맞았다. 홈쇼핑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뒀다. 애경산업의 색조화장품 매출은 2015년 568억6700만원에서 이듬해 1275억4400만원으로 124.3% 성장했다. 특히 '견미리 팩트'로 더 잘 알려진 에이지투웨니스의 수출은 2015년 2억7500만원에서 2016년 119억9100만원으로 일 년 만에 4200% 넘게 뛰었다. 루나 역시 4억4000만원에서 44억4500만원으로 900% 넘게 성장했다.

덕분에 애경산업은 2016년 처음으로 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다. 루나와 에이지투웨니스를 앞세워 화장품 사업에서 기회를 포착한 애경산업은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홍대 본사 이전도 화장품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제주항공, 새로운 효자 계열사로

색조화장품과 함께 애경의 또 다른 효자로 떠오른 사업은 항공이다. 애경의 주사업은 화학과 생활용품, 항공운송, 백화점, 부동산 등 5개 분야다. 이중 항공운송 부문 계열사인 제주항공의 실적이 전체 계열사 가운데 가장 좋다. 

2005년 설립된 제주항공은 욜로(YOLO) 열풍 등에 힘입어 여행 수요가 늘어난 덕분에 설립 7년만인 2011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지금은 애경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제주항공의 매출과 순이익의 연평균 성장률은 각각 21.6%와 33.4%에 달했다.

다만 제주항공은 이번 신사옥 이전 대상에선 빠졌다. 애경 관계자는 "사업적인 측면에서 홍대 이전보다 현재 자리에 남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된 계열사들은 이전 대상에서 빠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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