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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신동빈의 첫 키워드는 '지주사·주주'

  • 2018.10.11(목) 14:50

롯데케미칼 등 유화부문 편입하며 지주사 체제 강화
주주가치 제고 본격화…호텔롯데 상장 등 현안 산적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했다. 신 회장은 복귀와 동시에 지주사 중심의 경영체제 강화에 나섰다. 더불어 그동안 누누이 강조해온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도 취했다. 지난 8개월여간의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 지주사에 힘을 싣다 

롯데지주는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 중 410만1467주와 롯데물산이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 중 386만3734주 등 합계 796만5201주(지분율 23.24%)를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롯데 유화사들을 지주 산하로 편입했다.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의 지주사 편입을 통해 그룹의 지주 체제를 더욱 안정화하고, 유통 및 식음료 업종에 편중되어 있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경쟁력을 높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신 회장이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지주사 중심의 경영체제 강화 조치의 일환이다.


롯데 유화부문의 지주사 편입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우선 롯데케미칼의 최대주주가 롯데물산에서 롯데지주로 바뀜에 따라 롯데케미칼이 추진하는 각종 사업이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동안 신 회장 부재로 중단했던 인도네시아 대규모 화학단지 건설 등 유화부문의 해외 인수·합병(M&A)과 투자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의미다.

더불어 최근 수년간 롯데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던 롯데케미칼을 지주사 밑에 둠으로써 지주사의 위상은 물론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내 롯데지주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 중 하나"라며 "신 회장이 자신의 구속수감으로 계획보다 늦어진 지주사 중심 경영체제를 앞당기기 위해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주주가치 제고 본격화

지주사 체제 강화와 함께 신 회장은 본격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주주가치 제고는 신 회장이 지난 2015년 발표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당시 신 회장은 지주사 체제 전환과 순환출자 고리 해소, 주주가치 제고 등을 약속한 바 있다. 특히 주주가치 제고는 신 회장과 롯데그룹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롯데지주는 이사회를 통해 보통주 발행주식 총수의 10%에 달하는 1165만7000주 규모의 자기주식을 소각하기로 했다. 또 4조5000억원 규모의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롯데지주는 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분할합병 과정을 통해 약 4576만 주(지분율 39.3%)의 자기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이번에 소각하는 물량은 이 중 약 4분의 1에 해당한다.


자본잉여금의 이익잉여금 전환은 배당 재원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상법상 자본잉여금은 배당 재원으로 쓸 수 없고 결손금 보전이나 자본 전입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다. 롯데지주는 대규모 자기주식 소각으로 주당순자산가치 개선은 물론 배당 재원도 추가로 확보해 주주가치 제고가 기대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는 신 회장이 오래전부터 추진해왔던 것으로 그동안 많이 준비했다"면서 "이번 자사주 소각을 기점으로 앞으로도 더욱 강력한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여전히 산적한 과제

신 회장이 복귀와 동시에 지주사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자 업계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신 회장과 롯데그룹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호텔롯데의 상장이다. 호텔롯데 상장은 일본롯데와 한국롯데의 연결고리를 끊고 지주사 중심 체제로 전환하고 있는 롯데 지배구조 개편작업의 핵심이다.

롯데그룹은 내부적으로 호텔롯데의 상장 시기와 방법 등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 회장의 구속으로 이 작업도 멈춰선 상태였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복귀한 만큼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 성공 여부가 롯데의 지배구조 개편의 화룡점정"이라면서 "신 회장이 복귀한 만큼 좀 더 구체적으로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명근 기자/qwe123@)

이뿐만이 아니다. 신 회장 부재로 일시 중단됐던 해외 M&A와 대규모 투자 결정도 과제다. 롯데는 지난해 시작된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 사업은 사실상 철수를 진행 중이다. 대신 동남아시아 지역을 포스트 차이나로 삼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인 동남아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이 판단도 신 회장의 몫이다.

이밖에도 그룹 차원의 투자 계획도 내놔야 한다. 신 회장의 구속기간 동안 국내 대기업들은 잇따라 대규모 투자 및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재계 5위인 롯데만 아직 그러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일단 석방됐고 정부와 관계 등을 고려해 상당한 규모의 투자 계획을 선보이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롯데지주 고위 관계자는 "투자 계획 등에 대해 내부적으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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