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공들여 추진해온 미국 쉬완스 컴퍼니(Schwan’s Company) 인수를 마무리했습니다. 인수 가격은 약 2조1000억원으로 CJ그룹 역사상 가장 큰 규모입니다. 그동안 CJ그룹은 쉬완스 인수에 무척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쉬완스가 미국 시장에서 가진 메리트가 컸기 때문입니다.
사실 CJ제일제당의 쉬완스 인수 과정이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닙니다. 우선 가격 측면에서 견해차가 있었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팔려는 쪽은 많이 받기를 원하고, 사려는 쪽은 적게 주기를 원하니까요. 애초 쉬완스의 매각 가격은 3조원 가량으로 알려졌었습니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오랜 협상 끝에 가격을 낮추는 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쉬완스의 적자사업부인 '홈 서비스(Schwan’s Home Service)'를 인수대상에서 제외해 인수 가격은 물론 재무 부담도 낮출 수 있었습니다. 매각 자금은 CJ헬스케어 매각 대금(1조5000억원)과 쉬완스의 자체 차입을 통해 마련키로 했습니다.
CJ제일제당의 이번 쉬완스 인수는 상당히 성공적인 딜로 보여집니다. 예상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인수한 데다 재무 부담도 확 줄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쉬완스 인수를 통해 그동안 CJ제일제당의 단점으로 꼽힌 미국 내 물류 및 영업 네트워크 확충이란 과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됐습니다.
CJ제일제당이 인수한 쉬완스는 미국의 대표적인 냉동식품 업체입니다. 미국 시장에서 글로벌 식품기업인 네슬레에 이어 냉동피자 2위 사업자입니다. 미국 전역에 17개 생산공장과 10개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1952년에 창립해 지금까지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업체입니다.
따라서 이번 인수를 통해 CJ제일제당은 미국 전역에 탄탄한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CJ제일제당의 미국 내 생산기지는 캘리포니아와 뉴욕, 뉴저지, 오하이오 등 5곳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미국 전역을 커버할 수 없었습니다.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던 CJ제일제당으로선 무척 고민이 많았던 부분입니다.
그러나 이번 인수로 이 고민들을 해결했습니다. 이제는 미국의 동부와 서부는 물론 중부 지역까지 커버가 가능해졌습니다. CJ제일제당이 미국 시장에 공을 들여왔던 이유는 미국이 세계 최대 가공식품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지낞난해 기준 미국의 냉동식품 시장 규모는 35조원에 달합니다. 글로벌 기업 도약을 목표로 삼고 있는 CJ제일제당엔 중요한 승부처인 셈입니다.
미국 시장은 냉동식품은 물론 HMR(가정간편식)이 매우 발달했습니다. 이 지역에서 인정을 받는다면 글로벌 식품업계에서 CJ제일제당의 위상은 크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미 국내 시장에선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수준까지 올라간 만큼 이제는 눈을 세계 시장으로 돌린 겁니다. 미국은 그 시작입니다.
CJ제일제당이 쉬완스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또 다른 이유는 쉬완스가 냉동식품 전문업체여서입니다. CJ제일제당은 쉬완스의 설비와 기술, 네트워크를 이용해 냉동만두인 '비비고 만두'의 확산을 꾀하고 있습니다. '비비고 만두'는 이미 미국 시장에서 상당한 호평을 받는 제품입니다. 쉬완스라는 날개를 달고 더 확대할 기회를 잡은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CJ제일제당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아시안 푸드를 소개할 수 있는 채널도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운신의 폭이 더욱 넓어졌음을 의미합니다. CJ제일제당이 쉬완스 인수에 많은 공을 들인 이유입니다.
또 CJ그룹의 핵심 사업인 '한식 세계화'를 추진할 수 있는 동력도 갖추게 됐습니다. ‘K-Food’ 대형화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선진 식품시장에서 글로벌 음식의 특징을 살리면서도 한식, 한국식 식문화와 접목할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쉬완스 인수로 CJ제일제당은 글로벌화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미국 시장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가질지가 관건입니다.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인수한 만큼 CJ제일제당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CJ제일제당이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