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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쿠팡의 달라진 존재감…시선이 바뀌었다

  • 2019.06.28(금) 15:32

달라진 존재감에 유통업계 '공공의 적'으로
공격적인 경영 탓 vs 지나친 발목 잡기

김범석 쿠팡 대표. (사진=쿠팡 제공)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까지…" (김범석 쿠팡 대표)

김범석 쿠팡 대표의 '꿈'이 이루어지고 있는 걸까요. 요즘 유통업계는 그동안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여기저기서 쿠팡 이야기가 끊임없이 들려오니 말입니다. 물론 김 대표의 바람은 소비자가 쿠팡 없이 못 사는 세상이긴 하지만요. 어쨌든 업계 내에서 쿠팡의 '존재감'은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입니다.

쿠팡에 대한 이야기는 거론되는 '양'만큼이나 '종류'도 다양합니다. 우선 쿠팡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단골손님이 됐습니다. 경쟁사는 물론 입점업체들까지 줄줄이 쿠팡을 신고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위메프의 경우 자사가 최저가 정책을 펼치자 쿠팡이 납품업체들을 압박해 위메프에 상품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주장하고 있고요. 배달의 민족은 쿠팡이 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 영업을 하면서 음식점에 배달의 민족과 계약을 해지하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합니다. 

이어 쿠팡 입점업체인 LG생활건강 역시 쿠팡을 공정위에 신고했는데요. 쿠팡이 '상품 반품'과 '경제적 이익 제공 요구', '배타적인 거래 강요' 등을 금지한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을 일삼고 있다는 게 LG생활건강 측 주장입니다.

지난 25일에는 국산 시계 업체들이 쿠팡이 '짝퉁' 시계를 유통한다며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습니다. 유명 시계 브랜드의 모조품 550여 종이 버젓이 팔리고 있는데 쿠팡이 이를 방치했다며, 국산 시계 업체들이 이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이 내놓은 '로켓배송은 어디로 날아가고 있을까' 리포트 표지.

이런 와중에 한쪽에서는 쿠팡에 대한 '연구(?)'가 한창입니다. 증권가 이야기인데요. 쿠팡은 비상장사인데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쿠팡을 주제로 한 리포트들이 때마다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아마도 쿠팡이 상장사인 경쟁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일 건데요. 이에 따라 리포트도 대부분 쿠팡이 앞으로 어떤 전략으로 나갈지, 그에 따른 영향은 어느 정도일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중 최근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이 낸 리포트는 '과감한(?)' 전망은 특히 눈에 띕니다. 박 연구원은 지난 20일 '로켓배송은 어디로 날아가고 있을까'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놨습니다. 

그는 우선 쿠팡의 방향성을 예측해야 하는 이유부터 설명합니다. 그는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 이마트 주가가 상장 이후 최저점까지 하락했다"며 "이 업체들에게 공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사업 환경 변화는 '온라인화'"라고 지적합니다. 이어 "온라인 확대에 따른 구조적인 시장점유율 및 실적 저하 우려가 밸류에이션 하락 요인"이라면서 "그 온라인 한가운데 쿠팡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연구원은 그러면서 쿠팡이 경쟁사인 11번가, 이베이코리아와의 합병할 가능성을 전망했습니다. 쿠팡에 거액을 투자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그간 행적을 보더라도 쿠팡이 한국에서 절대적인 시장점유율을 갖기 위해서는 이 방식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합병 법인에서 쿠팡의 지분율은 낮아지겠지만 소프트뱅크는 대주주가 되니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반면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5일 '쿠팡의 질주, 하반기 몇 가지 걸림돌이 있는 상황'이라는 리포트를 통해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가 추가 투자할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쿠팡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점유율은 10% 미만에 불과하고 성장률이 둔화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이 밖에도 유통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력이나 배송 경쟁력 강화를 이야기할 때 '쿠팡보다 더 싸게', '쿠팡보다 빨리'라는 말을 수시로 사용하곤 합니다. 그간 쿠팡과 '소셜커머스 3사'로 불리며 경쟁을 해왔던 위메프뿐 아니라 전통적인 유통업계 강자인 이마트나 롯데마트도 쿠팡을 지목하고 있으니 말 그대로 '공공의 적'이 된 듯한 분위기입니다.

쿠팡 측은 이런 분위기에 대해 부족한 점은 고쳐나가겠지만, 다소 과한 면도 있다며 억울해하는 분위기입니다. 

예를 들어 증권가에서 나오는 경쟁사와의 합병 등의 전망들은 현실 가능성이 작은 '전망'일뿐이라며 선을 긋고 있습니다. '짝퉁 시계' 유통에 대해서는 위조 상품이 확인되면 해당 판매자를 퇴출하는 등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워낙 취급하는 품목이 많다 보니 벌어진 일이지 일부러 방조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몸집이 급속하게 커진 만큼 이런 분위기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신생 업체'로 주목받았을 때는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던 작은 일도 이제는 이슈가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달라진 '위상'에 맞는 조직문화를 만들지 못하면 사소해 보이는 일들이 쌓여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얼마 전 일본 소프트뱅크는 주주총회에서 쿠팡의 올해 매출을 약 6조 2400억원가량으로 전망했다고 합니다. 이는 쿠팡의 올해 1분기 실적(매출 1조 5600억원)을 연간으로 환산한 수치라고 하는데요. 이 정도면 국내 2~3위 대형마트 업체인 홈플러스(7조 6600억원)와 롯데마트(6조 3170억원)의 연간 매출액에 육박하는 수준이 되는 겁니다.

이 대형마트 업체들은 정치권과 정부의 규제와 압박, 경쟁사와 입점 업체들의 '경계' 속에서 영업을 해야만 합니다. 무조건 공격적으로 영업을 하도록 두기에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는 대기업의 숙명이기도 한데요. 

쿠팡 역시 이제는 점점 이런 입장에 서게 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논란과 비판, 그리고 쿠팡에 대한 관심은 이런 변화의 일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이 쿠팡이 국내 유통업계의 '진정한 강자'로 올라설 수 있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서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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