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업체 쿠팡이 내년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쿠팡은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이미 쿠팡의 상장 추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많다.
쿠팡이 실제 나스닥에 상장을 추진할 경우 관건은 과연 쿠팡이 그간 적자 흐름을 뒤집어 향후 수익을 낼 수 있느냐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풀필먼트서비스 등 수익성 제고를 위한 사업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블룸버그 "쿠팡 내년 나스닥 상장 검토"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쿠팡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를 인용해 쿠팡이 내년 나스닥에 기업공개(IPO)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쿠팡의 기업 가치를 지난 2018년 말 기준 90억 달러(약 10조 4500억원)라고 분석하면서 "쿠팡이 상장을 위해 이미 세금 구조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라고 전했다.
쿠팡이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쿠팡이 지난해 미국의 재무 전문가를 잇따라 영입하자 국내 증권가에서는 쿠팡의 상장 추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쿠팡은 지난해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를 새 이사회 멤버로 선임하고, 나이키와 월마트를 거친 마이클 파커를 최고회계책임자로 채용하는 등 글로벌 인재들을 속속 영입하고 있다. 또 지난 9일에는 글로벌 통신 기업 밀리콤에서 부사장을 지낸 HL 로저스를 경영관리총괄 수석부사장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쿠팡 역시 나스닥 상장 계획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는다. 다만 당장 구체적으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거나 시기를 정해놓은 것은 아니라는 게 쿠팡 측 입장이다.
◇ "풀필먼트서비스·신사업 등 수익성 제고 속도"
쿠팡의 공식 입장과는 다르게 시장에서는 쿠팡의 상장 준비가 무르익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외국인 경영진을 잇따라 영입하고 있는 데다 조만간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상장을 계속 미룰 수는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문제는 그간 꾸준히 지적돼온 쿠팡의 수익성 개선 여부다. 쿠팡은 지난 2018년 매출이 4조 4000억원을 넘어섰지만 당기순손실 역시 1조 1000억원 대로 늘었다. 지난해는 매출이 7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적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도 위워크처럼 수익성이 불확실한 기업에 대해선 가치를 인정해주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워크의 경우 지난해 8월 상장 계획을 발표했지만 대규모 적자 등 방만한 경영 탓에 결국 기업공개를 예정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쿠팡이 수익성 제고를 위한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쿠팡이 투자자 설득을 위해 쿠팡풀필먼트 서비스 개시를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라며 "풀필먼트서비스는 쿠팡의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탈피시킬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분석했다.
풀필먼트서비스는 판매 상품 적재부터 포장, 출하,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일괄 처리해 관리해주는 모델이다. 미국의 아마존도 이 서비스로 수익을 얻고 있다.
쿠팡이 최근 박대준 신사업 부문 대표를 신규 선임한 것도 수익성 제고를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박 대표는 김범석, 고명주 대표와 함께 3인 각자 대표 체제의 일원이 된다. 이번 인사를 통해 향후 수익을 낼 수 있는 신사업 발굴에 더욱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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