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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비 이어 셀트리온…바이오기업 '주주 달래기'

  • 2019.09.18(수) 10:47

잇단 기업설명회 통해 투자자 불안감 해소 나서
자본 조달 중요한 바이오기업들 주가에 더 민감

바이오기업들이 최근 주주들을 대상으로 잇달아 기업설명회를 열고 있다. 바이오업계 대표주자인 셀트리온과 유망 바이오기업으로 떠오른 에이치엘비, 메지온 등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과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의 허가 취소, 신라젠의 글로벌 임상3상 무산 등 바이오업계에 악재가 쏟아지면서 주가가 급락하자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최근 바이오기업의 주가가 다시 반등에 나서자 확실하게 힘을 실어주자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오기업들은 아직 이렇다 할 매출이 없는 경우가 많은 데다 연구개발을 지속하려면 외부에서 꾸준히 자본을 조달해야 하는 만큼 주가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 셀트리온, 경영 및 파이프라인 현황 발표

셀트리온은 오는 26일과 27일 양일간 서울과 부산에서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연다.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받으며, 최대 500명을 초과하면 추첨을 통해 참석자를 추릴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을 복제한 바이오시밀러 대표기업으로 꼽힌다. 해외 수출을 본격화하면서 매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가격을 낮추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수익성도 나빠지고 있다. 그러면서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경쟁력과 미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로 작년 3월 38만원까지 치솟았던 셀트리온의 주가는 지난달 13만원대로 내려앉으면서 3분의 1토막 수준으로 추락했다. 주식시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긴 했지만 바이오업종의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낙폭이 훨씬 더 컸다.

셀트리온의 주가는 지난달 저점을 찍은 후 현재 17만원대까지 오른 상태다. 이에 셀트리온은 기업설명회를 통해 경영 현황과 함께 피하주사제 '램시마SC'를 포함한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투자자들의 불안감 해소에 나설 계획이다.

◇ 에이치엘비, 항암신약 미국 허가절차 예정대로

에이치엘비는 자회사인 LSK바이오파마(LSKB)가 개발 중인 항암신약 '리보세라닙'에 대한 임상 실패 우려가 제기되자 해명에 나섰다. 에이치엘비는 지난 3일 국내 투자자 250명 이상이 참석한 가운데 기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에이치엘비는 지난 6월 '리보세라닙'의 임상3상 검토 결과가 일부 알려진 후 임상 실패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작년 6월 한때 15만원을 웃돌던 주가는 2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4만 7000원대를 회복했다.

반면 LSKB는 기업설명회에서 '리보세라닙'의 임상3상 결과 신약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견해에 따라 오는 10월 미국에서 신약 허가신청(NDA)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말 유럽암학회(ESMO)에서 '리보세라닙'의 임상3상 시험 결과도 공개한다.

또 아랍에미리트(UAE)의 글로벌 제약사인 네오파마(Neopharm)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중동과 아프리카, 인도 시장 공략에도 나설 계획이다. LSKB는 "리보세라닙의 임상 3상 결과 효능과 부작용 등 다양한 면에서 신약으로서 가치를 입증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 메지온, 미국 임상 실패 루머 해명

메지온도 에이치엘비와 비슷한 케이스다. 메지온은 단심실증 치료제 '유데나필'에 대한 임상 실패 루머가 돌자 지난 6월 긴급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메지온은 지난 2017년부터 미국에서 '유데나필'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3상 실패 소문이 돌기 시작한 건 지난 7월 말경이다. 앞서 6월 말 '유데나필'의 임상3상 탑라인 데이터 결과를 인지하면 지체 없이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가 한 달 만에 데이터를 발표할 수 없다고 번복하면서다.

박동현 메지온 대표는 기업설명회에서 임상3상 과정에서 임상 대상자도 실제 변화 여부를 모르도록 하는 '이중맹검'이 해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표는 또 주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전 임직원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 주식을 임상3상 결과 공시 전까지 단 한 주도 매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7월말 8만 40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다시 반등했다.

◇ 자본 부족한 바이오기업, 주가에 민감

바이오기업들은 전통 제약사와 비교해 투자자 관리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뚜렷한 매출이 없는 경우가 많은 데다 연구개발을 지속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주가 관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주가 자체에 기대심리가 많이 반영돼 있다보니 상대적으로 주가 변동폭이 커 투자자들의 불안감이나 불확실성 해소가 무엇보다 중요하기도 하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기업들은 자본 기반이 부족하고 초기 투자 유치도 어려워 주식시장에서 자본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다수 바이오기업이 아직까지 이렇다 할 매출이 없어 주가 의존도가 높고 그만큼 증시 변화에도 예민한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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