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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화이투벤' 품은 셀트리온의 허와 실

  • 2020.06.17(수) 13:54

아시아태평양 지역 PC의약품 사업 3324억에 인수
오리지널 합성약 확보해 글로벌 기업 도약 발판 마련
시장성 낮은 품목 다수…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의구심도

세계 최초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복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급성장을 이룬 셀트리온이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에 큰 획을 긋는 행보에 나섰습니다. 글로벌 제약사인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프라이머리케어(PC) 의약품 사업부문을 2억 7800만 달러(한화 약 3324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건데요.

인수계약이 오는 4분기 즈음 최종 완료되면 셀트리온은 한국, 태국, 대만, 홍콩, 마카오,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9개 국가에서 다케다제약이 보유한 당뇨·고혈압·일반의약품 18종의 특허, 상표, 판매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게 됩니다.

해당 의약품 중 전문의약품은 당뇨병 치료제 '네시나', '액토스', '베이슨'과 고혈압 치료제 '이달비', '마디핀'가 대표적이며 감기약 '화이투벤'(경구제), 비염 및 코감기 치료제 '화이투벤 나잘스프레이', 구내염 치료제 '알보칠' 등 일반의약품도 포함돼 있습니다. 여기에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고 있는 전문약 7종과 일반약 3종을 합해 총 18종이죠.

셀트리온은 바통을 이어받아 한국과 동남아, 호주 시장에서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판매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셀트리온은 합성의약품(케미컬)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수입에 의존해왔던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치료제를 국산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특히 네시나와 이달비는 각각 2026년, 2027년경까지 물질 특허로 보호돼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죠. 그동안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해온 바이오의약품 제품군에 합성의약품 제품군을 보강하면서 명실상부 글로벌 제약바이오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의 당찬 포부와 달리, 셀트리온의 첫 번째 대형 인수합병(M&A)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먼저 셀트리온이 오리지널 합성의약품을 품으면서 기대되는 부분은 매출 안정화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입니다. 제품 생산을 계열사인 셀트리온제약이 맡아 가동률을 높이고 원가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죠. 또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기존 바이오시밀러에 합성의약품에 대한 라인업을 확충하면서 영업역량 상승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인수하는 의약품들의 시장 경쟁력이 외부에서 대규모 자금을 차입하면서까지 인수할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셀트리온은 1000억 원 가량을 자체 자금으로, 나머지 부족한 약 2300억 원은 차입을 통해 조달할 계획인데요.

▲셀트리온이 2012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이 인수하는 18종 제품들은 아태 지역에서 지난 2018년도 기준 약 1억 4000만 달러(한화 약 1605억 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습니다. 원재료비, 판매‧관리비와 세금 등 지출비용을 빼면 순이익은 훨씬 더 낮겠죠. 이 순이익의 일부를 제품 생산과 판매를 맡은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에 각각 분배하면 수익은 고사하고 3300억 원에 달하는 인수비용을 회수하기까지 꽤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수하는 18종 의약품 중 네시나와 액토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들은 매출 100억 원도 채 되지 않아 시장성이 크다고 할 수는 없는데요. 기존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유럽과 미국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데 아태 지역에 국한된 일부 합성의약품 권리를 확보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기도 어렵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 확보라는 목표가 제대로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셀트리온의 이번 인수합병이 기대되는 건 생소했던 바이오시밀러라는 분야를 개척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를 처음으로 선보였던 2012년은 세계적으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이해도도 낮았고 허가 규정도 없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유럽과 미국 진출에 성공하면서 단기간에 1조 원이 넘는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셀트리온의 이번 인수목적은 매출이나 수익성 확보가 아닌 케미컬 사업의 글로벌화입니다. 향후 자체개발한 개량신약 등 합성의약품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기 위한 준비인 셈이죠. 이번 프라이머리 케어 사업 인수가 자체 개발 의약품의 글로벌화로 이어질 경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도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해외 진출시 파트너사를 찾는 데만 혈안이 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셀트리온의 이번 시도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해외에 진출하는데 있어 기존과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개척자 '셀트리온'이 이번에도 성공신화를 만들어낼 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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