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일회용품 줄이기, 이제 종이컵 못써요
3. 20년 지나도 이름 못 찾은 헤르미온느
[IT 이야기]
당신이 본 그 후보는 가짜야
미국이 내년에 있을 대선을 앞두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바로 딥페이크 기술로 만든 영상 때문.
딥페이크가 뭔데?
딥페이크(Deepfake)는 딥 러닝(Deep Learning, 인공지능이 축적된 데이터를 가지고 스스로 학습하는 기술)과 페이크(Fake, 모조품)의 합성어로, 동영상 합성 조작 기술을 뜻해요.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하면 다른 사람의 동영상에 연예인이나 유명 정치인들의 얼굴과 목소리를 합성, 실제로 하지 않은 말이나 행동을 한 것처럼 만들 수 있어요.
2016년 미국 대선에서 가짜 뉴스(Fake News)가 큰 논란거리였다면, 2020년 미국 대선에는 이 딥페이크 영상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에요. 딥페이크 기술을 사용해서 상대 후보자를 음해하려고 악의적으로 조작한 가짜 동영상이 퍼질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작년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동영상이 퍼진 적이 있는데, 이 영상이 엄청난 파문을 불러일으켰어요. 나중에 이 영상이 딥페이크에 대한 경각심을 주려고 한 영상 제작자가 오바마 얼굴에 자신의 목소리를 입혀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죠.
딥페이크 기술, 얼마나 구별하기 어렵길래 이렇게 걱정하는지 확인해보실까요.
영상 보고 놀라셨죠? 이렇게나 자연스럽게 구현되다니!
이렇게 딥페이크 영상은 합성하려는 사람의 고화질 영상이나 사진, AI만 있으면 뚝딱 만들어낼 수 있고, 현재 기술로는 그 진위 여부를 판별하기가 어려워요.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 땐 두 개의 AI를 이용하는데요. 한 AI가 영상을 합성하고, 다른 AI가 영상 진위 여부를 자체적으로 판별해요. 검사를 맡은 AI가 '이 영상은 가짜가 아니야'라고 판단할 때까지 합성을 반복하기 때문에 매우 정교하다고 해요.
딥페이크, 어디에 쓰이는데?
원래 고도화된 딥페이크 기술은 원본과 가짜를 구분하는 뛰어난 학습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X선과 CT, MRI의 자료를 보고 암의 징후나 신체의 변화를 정확히 찾아내 의료 진단 도구로 활용돼요.
이외에도 VR, AR 등 엔터테인먼트나 교육 콘텐츠에도 활용될 수 있죠. 최근에는 사람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완벽하게 구현해낸 AI 아나운서가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굳이 아나운서가 뉴스에 출연하지 않아도 언제든지 뉴스를 만들어내는 게 가능해진 거죠.
반대로 악용되는 사례도 많아요. 유명 연예인의 얼굴이 포르노에 합성돼 유포되거나, 지인의 목소리를 흉내 낼 수 있기 때문에 피싱 사기에도 이용되기도 해요.
그래서 어떻게 해결한대?
빅 테크 업체들이 딥페이크를 적발하고 방지하기 위해 나서고 있어요. 구글은 지난 20일 구글의 자체 정치 광고 규정을 갱신하면서 앞으로 정치 광고를 포함한 다른 광고에서 딥페이크의 사용을 금지한다고 헀어요. 트위터 또한 조작된 사진, 동영상, 오디오를 찾아내 이건 가짜야! 하고 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요.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은 대학과 힘을 합친대요. 다음 달부터 딥페이크 탐지 챌린지라는 프로그램을 가동할 예정인데요. 사람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미디어나 콘텐츠를 적발하고 방지하는 새 방안을 연구할 예정이래요. 기술이 발전할수록 가짜와의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 같네요.
by. 민주
[정책 이야기]
비닐봉지 사용하면 벌금... 4000만원!
4000만원이라니...(후덜덜) 다행히 우리나라 이야기는 아니에요. 지구 반대편 케냐는 2017년부터 비닐봉지를 사용 및 수입, 제조 시 벌금 최대 4000만원 또는 징역 4년형에 처해진다고 해요. 그만큼 일회용품 사용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시기가 왔다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매장 내 플라스틱 컵 비켜
케냐 사례를 들어보니 생각나는 것이 하나 있으실 거예요. 지난해부터 바뀐 매장 내 플라스틱 컵 금지 제도인데요. 환경부는 지난해 5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로 종합개선대책을 마련했죠. 이후 지난해 8월부터 커피전문점 등 일회용품 다량 사업장을 대상으로 일회용품 사용 집중 점검을 실시했어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커피전문점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다 적발되면 해당 사업장은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해요.
이로 인해 요즘엔 주문 시 꼭 "드시고 가실 건가요?"라는 질문을 받게 되고 플라스틱 컵이 아닌 머그컵에 음료를 받아 마시게 돼요. 그렇게 한지 벌써 1년이 넘었어요.
한반도는 여전히 폐기물로 시름시름
그럼에도 폐기물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어요(흑흑). 한국폐기물 협회에 따르면 가장 최신 자료인 2017년 기준 전국 폐기물 발생량은 41만 4626톤이에요. 5년 전인 2012년 발생량 38만 2009톤과 비교하면 3만 2617톤, 10% 가까이 늘어났어요.
이로 인해 전국에는 곳곳에 불법 쓰레기 산이 등장했죠. 특히 경북 의성군은 높이 23m, 17톤의 폐기물이 쌓여 쓰레기산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해 미국 CNN방송에서까지 소개되기도 했어요.
이젠 종이컵도 노노(NoNo)!!
이처럼 늘어나는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부는 지난 22일 '일회용품 함께 줄이기 계획'을 발표했어요. 2021년까지 현재 일회용품 사용량을 35%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요. 파격적인 조치죠.
환경부는 중점과제로 ▲종이컵을 포함한 일회용 컵 사용 감축 ▲포장·배달 등 일회용 식기류 사용 감축 ▲장례식장 등 규제 적용 업종·시설 확대 ▲비닐봉지 사용금지 업종 확대 ▲빨대 등 현행 비규제 일회용품 사용 감축 등을 제시했어요.
지금까지는 플라스틱 컵에 한해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했지만 추후 제도가 시행되면 종이컵도 사용할 수 없게 돼요. 내년까지는 사업장별로 자발적 협약을 통해 감량하다 2021년부터는 의무적으로 사용이 금지돼요. 또 현재는 규제대상이 아닌 빨대도 제도가 시행되면 사용할 수 없어요.
장례식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회용 그릇도 사용이 금지돼요. 다만 바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고 세척이 비교적 용이한 컵·수저 등 식기류부터 사용을 금지하고 이후 접시 등으로 단계적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에요.
일회용품 대책이 시행되면 우리 생활상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여요. 특히 1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배달의 민족이라 불릴 만큼 배달문화가 정착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나갈지 궁금해지네요.
by. 보라
[콘텐츠 이야기]
이름을 되찾지 못한 헤르미온느
여러분은 친구들 사이에서 말을 잘못 전해 분란을 만든 적 없으신가요? 남의 말을 옮겨 전할 땐 사소한 실수로도 대참사를 불러올 수 있어 항상 심사숙고해야 하는데요. 일상 속 대화도 이런데, 남의 말을 옮겨 전하는 게 직업인 사람들은 더욱 조심해야 하겠죠. 오늘은 치명적인 오역 사례들을 알아보려고 해요.
해리포터
마법사 세계의 모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내 전 세계에서 사랑받았던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 아시죠? 해리포터 시리즈의 1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한국에 출간된 지 올해로 20주년이에요. 그런데 한국에 상륙한 후 해리포터 시리즈를 항상 따라다녔던 꼬리표가 있었으니, 바로 오역투성이라는 오명이었어요.
해리포터 시리즈는 총 7부(23권)에 달하는 장편인데요. 그러다 보니 누적된 오역의 수는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팬들이 오역만 골라 모아놓은 웹페이지가 따로 있을 정도. 특히 제5부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은 초판 출간 당시 오역이 너무 많아 독자들이 크게 항의했고, 결국 국내 출판사가 사과와 함께 본문 내용을 수정할 수 있는 스티커를 보내주기까지 했어요.
가장 유명한 오역은 소설 속 주연 3인방 중 한 명인 ‘헤르미온느 그레인저(Hermione Granger)’의 이름. : 영어 공부 좀 하신 분들이라면 저 철자에서 '헤르미온느'라는 표기가 나올 수 없단 걸 금방 아실 텐데요. 원어 발음을 기준으로 볼 때 옳은 표기는 '허마이어니‘ 또는 ’허마이오니‘라고 해요.
마침 한국 출간 20주년을 맞아 오역을 바로잡은 개정판이 얼마 전 나왔는데요. 많은 오역들이 개선되긴 했지만, 헤르미온느는 자기 이름을 되찾지 못했어요. 이미 20년간 소설과 영화를 본 독자들에게 헤르미온느란 이름이 각인됐고, 이제 와서 이름을 바꿀 경우 더 큰 혼란을 줄 수 있단 판단에서 오역을 그대로 두기로 했대요. 번역가의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 지 알 수 있죠.
자꾸 오역하면 영화에 가망이 없어...
2018년엔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오역 사례가 하나 있었죠. 불명예의 주인공은 관객 수 1100만 명을 돌파한 흥행작 ‘어벤저스:인피니티 워’인데요. 10년간 이어진 마블 슈퍼 히어로 영화를 집대성하며 평론가와 관객 모두에게 호평을 받았지만, 번역에서만큼은 욕을 엄청 먹었었죠.
영화 내내 크고 작은 오역이 산재해있지만, 가장 문제가 됐던 건 마법사 캐릭터 ‘닥터 스트레인지’의 대사 오역. 어벤저스 번역을 맡은 박지훈 번역가는 “We're in the endgame now.”란 문장을 "이젠 가망이 없어."라고 번역했는데요.
원래 ‘엔드게임’은 체스 용어로, 주요 말들이 거의 다 잡히고 소수의 말만 남게 된 종반전을 이르는 표현이에요.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마법사의 대사로는 “최종장이다.”, “계획의 마지막 단계다.” 정도가 올바른 번역 일텐데요. 갑자기 가망이 없다며 모든 희망을 버리는 대사를 했으니 작품 전체 이해를 완전히 뒤집어 놓을 수 있는 오역이었죠. 심지어 1년 후 개봉하기로 예정된 후속작의 제목이 ‘어벤저스:엔드게임’이었으니, 관객들은 더더욱 황당할 수밖에요.
이 초대형 오역은 어벤저스의 감독인 안소니 루소, 조 루소 형제의 귀에도 들어갔어요. 이들은 미국 MTV 토크쇼에서 "한국에 영화 홍보차 방문했을 때 디즈니 간부에게 엔드게임 번역 사례를 전해 들었다“라며 ”그럼 한국에선 후속작 제목이 '어벤저스:가망이 없어'로 불리는 건가"라고 말하며 웃었어요.
번역은 그나마 낫지, 통역을 잘못하면?
소설이나 영화 오역은 추후에 바로잡을 수 라도 있죠. 특정 인물의 발언이나 대화를 잘못 통역하면 더욱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는데요.
아이돌 그룹 ‘아이들’의 멤버 우기는 최근 인터넷 라이브 방송을 하다 인종차별 발언 논란에 휩싸였어요. 우기는 경찰이 되고 싶다는 같은 그룹 멤버 슈화에게 “경찰은 밤에 범인을 잡아야 하지 않느냐. 너는 얼굴이 너무 하얗고 빛나서 눈에 띈다. 얼굴이 좀 까매져야 한다”라고 장난삼아 이야기했는데요.
하지만 방송 콘텐츠를 해외 팬들에게 전달하는 공식 트위터 계정이 우기의 발언을 “범죄자의 얼굴은 까만 색이다”라는 인종 차별 뉘앙스를 담아 통역했어요. 이 내용을 본 해외 팬들은 우기를 비난했고, 결국 우기는 공식 팬카페에 “앞으로 이런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더 많이 배우고 생각하겠다”라는 사과문을 게시해야 했죠.
콘텐츠 오역은 팬들에게 실망감을 주는 것은 물론, 비즈니스 측면에도 타격을 주죠. 인물 발언 오역은 그 사람의 명예를 실추시킬 수 있고요. 오역 사례들을 반면교사 삼아 더 좋은 번역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봐요.
by. 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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