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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제약·바이오, 공시 가이드라인보다 중요한 것

  • 2020.02.14(금) 10:53

기술수출 계약 및 임상시험 등 상세 공시 규정
투자자 자세도 중요…로또 투자는 언젠가 필패

최근 몇 년 사이 제약·바이오 종목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사례가 잇따르자 금융위원회가 조치에 나섰다. 금융위는 지난 9일 제약·바이오 업종의 정보 비대칭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약·바이오 공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기존엔 제약·바이오 역시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주가나 투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 정보가 있으면 스스로 판단해 자율적으로 공시하면 된다. 그런데 2016년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에 이어 신라젠과 코오롱생명과학, 헬릭스미스 등이 임상 실패나 돌발 악재로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실제로 투자자 입장에선 해당 기업이 스스로 판단해 공시한 정보만 보고선 투자 위험을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특히 신약 개발은 임상시험부터 최종 신약 승인까지 장기간이 소요되고, 성공 확률은 통상 10% 미만일 정도로 낮은데도 낙관적 기대감으로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기술수출 역시 도중에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빈번해 계약금을 전액 수취할 가능성이 낮지만 확정금액으로 오인하기도 했다.

이에 금융위는 지난해 제약·바이오 투자 주의를 당부했고, 나아가 이번 공시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다. 금융위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공시해야 할 중요 경영활동을 ▲임상시험 ▲품목허가 ▲기술도입·이전계약 ▲국책과제 ▲특허권 계약 등으로 구분했다. 임상시험의 공시항목은 ▲임상시험 계획 신청(변경신청) 및 결과 ▲임상시험 중지 및 의약품 등의 사용금지 등 조치 ▲임상시험 종료 및 임상시험 결과 등으로 구체화했다.

또 품목허가는 ▲품목허가 신청 및 결과 ▲품목허가 취소, 판매·유통금지 등 조치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부적합 판정 등에 대해 공시해야 한다. 기술도입·이전 계약의 경우 ▲기술도입(이전) 관련 라이선스 계약 체결 ▲임상 중단 및 품목허가 미승인 등에 따른 계약 해지 등을 공시해야 한다. 이 가이드라인은 강제 사항은 아니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불성실공시에 해당할 수 있는 만큼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시를 한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가능성과 기대감으로 투자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단순 임상이나 기술수출(라이선스) 계약 이슈만으로도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곤 한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자세도 중요하다. 정부는 투자자들을 위한 최선의 답을 제시했다. 결국 판단은 투자자들의 몫이다. 가이드라인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장밋빛 기대감으로 제2, 제3의 로또를 찾는 투자는 언젠가는 큰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공시에 대해 다소 소홀한 측면이 있었지만 최근엔 사소한 이슈도 모두 알려서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면서 "기업 공시가 제대로 이뤄진다고 해도 제약·바이오 업계 특성상 성과 도출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올바른 투자 판단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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