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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 품은 GS리테일, 더 큰 숙제 남았다

  • 2021.08.18(수) 07:00

GS리테일, 요기요 인수 지분 30%에 불과
기존 오프라인 매장 활용한 시너지 기대
대규모 투자 필수…공격적 행보 가능성엔 의문

허연수 GS리테일 대표. /그래픽=비즈니스워치

GS리테일이 요기요의 새 주인이 된다. 급성장 중인 퀵커머스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다. 퀵커머스는 주로 생활용품과 식료품을 빠르게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기존 편의점 업체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편의점 업체인 GS리테일은 이번 인수를 통해 B마트 등 경쟁사들에 반격을 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퀵커머스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배달의민족과 쿠팡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전국에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점포를 갖추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요기요를 활용한다면 충분히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향후 공격적인 투자가 지속해야 한다. 이것이 숙제다.

총 투자액 1조원…GS리테일, 30% 참여

GS리테일은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 지분 100%를 인수했다. DHK는 배달앱 서비스인 '요기요'를 운영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이번 인수를 위해 총 3000억원을 투자한다. 최종 인수 금액 8000억원 중 30%에 해당하는 2400억원을 투자한다. 추후 2000억원 규모의 증자에 600억원을 부담할 계획이다.

GS리테일은 이번 인수 참여 이유로 '요기요의 높은 시장 점유율과 향후 성장성', '온·오프 커머스의 시너지 확대 가능성' 등을 꼽았다. 특히 오는 2025년까지 최소 5조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퀵커머스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가장 넓은 지역 범위에서 가장 빠른 배달을 구현하는 퀵커머스 업계 1위 사업자의 지위로 단숨에 등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GS리테일 제공.

GS리테일은 그간 퀵커머스 시장 공략을 위한 행보를 지속해왔다. 앞서 GS홈쇼핑은 GS리테일과의 합병을 앞두고 배달대행 업체인 메쉬코리아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로 오른 바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일반인 도보 배달 서비스인 '우리동네 딜리버리'를 론칭했다. 하지만 후발주자로서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번 요기요 인수를 통해 이를 보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요기요는 국내 음식 배달앱 시장 2위 사업자로 시장 점유율 25%가량을 기록하고 있다. 전국에 걸쳐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만큼 기존 배달 인력 등을 활용한다면 퀵커머스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편의점 위협하는 퀵커머스에 '반격'

국내 퀵커머스 시장은 배달앱 업체인 배달의민족이 지난 2019년 'B마트'를 선보이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B마트는 신선식품이나 생필품을 주문하면 30분 내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기존 편의점이나 대형 슈퍼마켓이 보유한 수요를 겨냥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편의점의 경우 그간 '온라인 채널'의 공세에 자유로운 편이었지만 퀵커머스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여겨졌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퀵커머스는 편의점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오프라인 점포를 거점으로 대응을 하는 편의점과 그렇지 않은 편의점의 중장기적 성장성이 좌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에 따라 GS리테일과 BGF리테일 등 편의점 업체들도 배달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GS리테일은 요기요를 인수하면서 '반격'을 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GS리테일은 기존 퀵커머스 서비스의 한계점으로 지적됐던 상품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또 GS25, GS더프레시, 랄라블라 등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GS리테일 관계자는 "1만6000여 개의 소매점과 60여 물류 센터망이 결합된 도심형 마이크로풀필먼트를 통해 퀵커머스 시장에서 압도적 상품 구색을 갖추고 오프라인과의 시너지 창출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투자 필수…'공격적 행보' 기능할까

다만 요기요 인수를 통해 퀵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B마트와 쿠팡이츠 마트는 물론 신세계와 롯데 등 여러 업체가 시장에 뛰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쿠팡의 경우 돈을 많이 들이더라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드러낸 바 있다. 쿠팡은 지난 7월 초부터 서울 송파구 일부 지역에서 '쿠팡이츠 마트'를 테스트하고 있다. 경쟁사와는 달리 이 서비스만 전담하는 배송 기사를 물류 센터에 상주시킨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배송 시간을 10~15분으로 단축했다. 비용이 들더라도 전담 기사를 둬 '빠른 속도'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더해 기존 DHK가 쿠팡 등 후발주자에 밀려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경쟁력이 둔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한동안은 트래픽 확대를 위한 투자가 필요로 할 것이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 부담은 계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GS리테일이 요기요를 인수한 것은 시의적절한 선택이긴 하지만 총 인수금액의 30%만 투자하는 등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려 하는 모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과연 앞으로 벌어질 '출혈 경쟁'에서 GS리테일이 공격적인 행보로 경쟁사들을 압도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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