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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템포 늦은 요마트 부활, 퀵커머스 평정할까

  • 2022.06.08(수) 07:20

사라진 '요마트' 부활시킨 GS리테일 
GS더프레시 시너지로 퀵커머스 확대
출혈 경쟁·낮은 수익 감당 여부 '관건'

허연수 GS리테일 부사장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GS리테일이 즉시 장보기 서비스인 '요마트'에 승부수를 걸었다. 기존 주력 사업인 편의점만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GS리테일은 슈퍼마켓 등 기존 유통망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시너지를 노린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 같은 승부수가 통할지는 미지수다. 배달의민족 'B마트' 등 경쟁사가 대거 진출해 있기 때문이다. '출혈 경쟁'으로 당장의 큰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우려를 더한다.

사라졌던 요마트 '부활'

GS리테일은 지난달 배달앱 요기요와 손잡고 사라졌던 요마트를 다시 오픈했다. 본격적인 '퀵커머스' 시장 진출 신호탄이다. 퀵커머스는 물품을 빠르게 배송한다는 의미의 '퀵'과 커머스의 합성어다. 근거리 거점을 활용해 1시간 내외로 물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다. 주요 배달 상품은 생필품이다. 요마트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올해 상반기 내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배달앱 운영 업체 중 전국을 대상으로 즉시 배달 서비스를 개시하는 곳은 요마트가 처음이다. 

요마트는 GS리테일과 요기요의 첫 협업 결과물이기도 하다. GS리테일이 지난해 인수한 요기요와의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카드로 꺼내 들면서 부활하게 됐다. 요마트는 2020년 9월 딜리버리히어로스토어스코리아(DHSK)가 운영하다 딜리버리히어로(DH)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를 매각하면서 철수한 바 있다. 앞서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현재 보유한 강력한 온·오프라인 채널과 사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며 요마트 출시를 예고했었다. 요마트는 지난달 17일 서울 노원구와 천안 서북 지역을 시작으로 서비스를 개시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GS리테일의 역점 사업인 만큼 추진 속도도 빠르다. 보통 즉시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물류거점 등 인프라 구축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하지만 요마트는 GS리테일의 기존 점포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준비 기간을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편의점인 'GS25'와 슈퍼마켓인 'GS더프레시' 등이다. 특히 GS더프레시의 현재 전국 점포 수는 약 350개에 달한다. 앞으로 GS더프레시가 요마트의 물류 거점이 되는 셈으로 최소 투자로 최대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GS리테일, 요마트에 꽂힌 '이유'

GS리테일은 현재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홈쇼핑을 제외하면 GS리테일의 매출 비중은 90% 이상이 오프라인에 집중돼 있다. 편의점이 82%로 가장 높고 슈퍼가 13%로 나타난다. 오프라인 채널의 성장이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를 타개할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 특히 주력 사업인 편의점의 경우 CU와 세븐일레븐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포화 상태에 다다랐다. GS리테일이 홈쇼핑과 퀵커머스 등 신사업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GS리테일은 요마트를 서둘러 안착시켜 실적 부진에서 탈피해야 한다. GS리테일이 요마트를 빨리 꺼내든 것은 최근 저조한 성적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GS리테일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2조59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7% 증가했다. 반면 수익성은 예상보다 감소 폭이 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2%, 84.9% 급락한 273억원, 52억원이었다. 특히 디지털 사업 영업에서의 적자가 30억원 가량 늘며 3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t201@

그동안 공격적 투자가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원인이 크다. GS리테일은 지난해 요기요와 메쉬코리아, 쿠캣 등 13개 회사에 총 550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최근까지의 실적은 좋지 못하다. 지난해 4월 투자가 이뤄진 배송대행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35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여기에 올해 1월 투자한 푸드스타트업 '쿠캣'도 지난해 10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신사업에서의 가시적 성과가 급한 상황이다. 특히 3000억원이라는 큰 자금을 투입한 요기요의 부담이 가장 크다.

리스크 '감당' 가능할까

업계에서는 요마트의 성공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고 있다. 최근 요기요의 점유율이 답보 상태인 탓이다. 퀵커머스 시장은 플랫폼 점유율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최근 요기요의 점유율은 24%로 배달의민족 57%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점유율이 떨어지면 그만큼 고객 유입에 한계가 생긴다. 마케팅을 앞세워 점유율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만 비용이 문제다. 수익성이 더 악화할 수 있어서다.

다른 유통 강자들과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 현재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도 즉시 장보기 서비스를 개시하고 있다. 이들 역시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할 것이란 계획도 밝히고 있다. 오아시스마켓, 쿠팡 등도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요마트는 상품 구색과 가격 면에서 이들보다 앞서야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요마트의 파급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GS리테일은 기존 '나만의냉장고', '우리동네딜리버리'에 이어 '요마트'까지 추가하게 됐다. 연내 배송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큰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는 것도 문제다. 퀵커머스는 생필품 등이 주요 상품이다.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지 않다. 이런 제품들이 주력이다 보니 주문이 많아질수록 적자가 난다. 경쟁자가 많아질수록 더 싸게, 더 빠르게 팔아야 한다. 시장 장악을 위해서는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퀵커머스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들은 '출혈 경쟁' 경험이 많다. 쿠팡과 배민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GS리테일은 이런 식의 경쟁에 익숙하지 않다. GS리테일의 승리를 확신할 수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이유다.

GS리테일은 '요마트'만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기존의 즉시 장보기 서비스는 물류 거점 구축에 시공간적 제약이 커 배송지역 자체가 제한적이었다"면서 "요마트는 GS더프레시 매장이 도심형물류센터 역할을 수행해 별도 물류 센터 구축 없이도 광역 배송망 구축이 가능하다. 여기에 GS리테일만의 상품 소싱 능력과 노하우가 있는 만큼 기존 플레이어들 사이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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