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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요기요, '수장 교체' 초강수 둔 까닭은

  • 2022.05.04(수) 10:05

강신봉 대표, 5년 만에 요기요 떠나
시장 안착 불구 '만년 2등'에 그쳐
'새 대표' 서성원, 해결 과제 산적

(왼쪽부터) 강신봉 전 대표와 서성원 신임 대표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배달앱 요기요의 운영사인 위대한상상(옛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이 최근 수장을 교체했습니다. 지난 2017년부터 요기요를 이끌어온 강신봉 대표가 물러나고 서성원 SK플래닛 전 대표가 지휘봉을 넘겨받았습니다. 서 전 대표를 신임 요기요 대표에 추천한 곳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피너티는 지난해 10월 GS리테일과 함께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인수한 사모펀드 중 한 곳입니다. 

업계에선 강 전 대표가 소임을 잘 마쳤다는 평가입니다. 전략 컨설턴트 출신인 그는 요기요를 업계 2위에 안착시킨 인물입니다. 요기요가 개그맨 김준현과 가수 선미를 광고모델로 삼아 공격적 마케팅을 펼친 것도 그의 작품입니다. 요기요 주문 전달 시스템 등 플랫폼도 정교하게 다듬었고요. 배달업계 최초 멤버십 구독 서비스인 '요기패스' 안정화에도 기여했습니다.

성과도 좋았습니다.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한국 지역 매출 자료에 따르면 DH코리아의 2018년 매출은 약 1233억원이었습니다. 강 전 대표가 DH코리아에 합류한 2016년 대비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최근에는 요기패스를 앞세워 쿠팡이츠와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 격차를 벌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난 3월 기준 요기패스의 누적 가입자는 90만명입니다. 다른 배달앱들이 단건배달로 출혈경쟁을 벌일 때 일궈낸 성과라서 의미가 깊었습니다. 

물론 그림자도 있었습니다. 배달의민족을 인수하려던 DH에게서 버림을 받기도 했습니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의 인수 조건에 따른 것이었지만 강 전 대표의 속은 무척 쓰렸을 겁니다. 모기업의 전폭적 지원에도 배민을 넘어서진 못한 책임에서는 결코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강 전 대표는 요기요, 배달통 등 2개 플랫폼을 쥐었음에도 '만년 2등'으로 배민의 뒤를 쫓아야 했으니까요.

요기패스 흥행으로 최근 요기요의 점유율이 상승세를 보였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요기요는 현재 위기입니다. 배민의 영향력은 견고하고 쿠팡이츠 역시 만만치 않은 추격자입니다. 그런 만큼 GS리테일과의 시너지가 절실합니다. 업계에선 요기요의 이번 대표 교체가 GS리테일과의 본격적인 협업을 위한 포석으로 보고있습니다. 실제로 강 전 대표는 지난 2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새로운 주주사와 함께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일찍부터 사임을 염두에 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앞으로 요기요는 서 대표 체제로 움직입니다. 하지만 서 대표 앞에 놓인 숙제가 많습니다. 우선 '요기패스' 사업 강화가 시급합니다. 실제로 지난달 초기 프로모션이 종료되면서 기존 4900원이던 구독료가 9900원으로 올랐습니다. 구독료 체감 인상률이 두배 이상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요기패스 이용 고객들의 불만을 무마하고 신규 고객을 유입, 유지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GS리테일과의 협업을 통한 성과도 보여줘야 합니다. 당장 오는 7월 시작하는 GS리테일의 퀵커머스 서비스 '우리동네GS'와 시너지를 창출해야 합니다. 우리동네GS는 기존에 운영하던 퀵커머스 서비스인 '우리동네딜리버리'에 요기요 등을 결합한 '로컬 기반 플랫폼'입니다. 다만 배달앱 업체뿐만 아니라 배달 대행 업체까지 뛰어든 시장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라는 게 문제입니다.

쿠팡이츠의 공세도 더욱 거세지며 요기요를 위협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일각에서는 서 대표의 능력에 의구심을 갖기도 합니다. SK시절 경영 성과가 썩 좋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서 대표는 지난 2014년 12월부터 SK플래닛 사업총괄을 맡았습니다. 이후 2016년 12월 수장 자리에 올랐지만 1년 만에 사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서 대표의 SK플래닛 재임 시기인 2015년부터 3년 동안 SK플래닛의 누적 당기순손실 규모는 6100억원이 넘었습니다. 

요기요는 서 대표가 변화를 이끌 적임자로 보고 있습니다. 그가 요기요에 'SK DNA'를 심어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는 창조적 혁신과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란다는 뜻입니다. 서 대표 역시 "SK플래닛에서 e커머스 플랫폼 11번가를 성장시키고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사업을 총괄했던 경험들이 요기요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창의적으로 소통하는 근무환경 및 체계와 자율성이 공존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 요기요는 성공과 실패의 길목에 서 있습니다. 가장 치열한 전선에 놓여있습니다. 요기요가 그동안 이 전선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내실과 무궁무진한 가능성 덕분입니다. 이는 요기요만의 자산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만 그쳐서는 안됩니다. 이제 곧 엔데믹이 다가옵니다. 엔데믹 시대에 요기요가 '요기에만' 머물지 아니면 배민을 넘어 저 멀리까지 갈 수 있을지는 이제 서 대표에게 달렸습니다. 그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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