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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너마저" 먹거리 물가 상승 쓰나미 언제까지?

  • 2022.01.11(화) 07:10

새해 들어 스타벅스·동서식품 등 가격 인상
코로나19발 원자재·물류비 상승 영향 받아
맥주·막걸리도 '조마조마'…정부 노력 통할까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지난해를 휩쓴 먹거리 가격인상 바람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새해부터 스타벅스코리아(스타벅스)가 7년 6개월만의 가격인상을 결정했다. 이어 동서식품도 맥심·카누 등 주력 제품의 가격을 올렸다. 간장 등 식품의 가격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원자재·물류비용 상승을 이유로 꼽고 있다. 원재료 가격 불안이 이어지는 만큼, 올해도 물가 오름세가 안정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커피값, '도미노' 인상 조짐

스타벅스코리아는 오는 13일부터 음료 46종의 가격을 100원~400원 올리기로 했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등 대표 메뉴가 대상이다. 스타벅스가 가격을 올린 것은 2014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서민들도 즐겨 찾는 커피믹스 가격도 오른다. 동서식품은 오는 14일부터 맥심·카누 등 커피 제품의 출고가격을 평균 7.3% 인상키로 했다. 동서식품 역시 스타벅스와 같은 2014년 7월 이후 가격을 동결해 왔다.

이들은 원재료값 상승을 가격인상의 이유로 꼽는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국제 아라비카원두 가격은 파운드당 230센트호 전년 동기 대비 103.5% 폭등했다. 이는 커피 원산지 악재 탓이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 브라질은 올해 가뭄과 냉해를 겪었다. 2위 베트남은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가 길어지며 물류난을 겪었다. 게다가 커피믹스의 원료로 사용되는 야자유와 설탕 가격도 각각 전년 대비 54.8%, 16.7% 상승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식품업계의 가격인상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스타벅스·동서식품의 가격 인상은 시장 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커피 생산지는 지금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통제 조치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 공급이 그대로인데 수요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스타벅스·동서식품은 카페·커피믹스 시장에서 압도적 1위다. 지난 2014년 스타벅스의 가격 인상 이후 주요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연이어 가격을 올린 바 있다. 결국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카페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가격 인상 계획이 없는 브랜드가 많겠지만, 가격 상승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은 나머지 브랜드·업체들도 마찬가지"라며 "산지 원두 가격이 안정화될때까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아무래도 가격 도미노 인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장바구니 물가 '초비상'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 도미노가 커피 시장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가공식품이 원재료 가격 인상과 물류난을 겪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해 많은 가공식품의 가격이 오른 바 있다. 오뚜기·농심 등 주요 라면 제조사는 지난해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CJ제일제당은 스팸과 어묵 제품 가격을 올렸다. 우유값도 비싸졌고, 올해 들어서는 샘표가 4년 만에 간장 등의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아울러 스낵류와 탄산음료도 일제히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외식 프랜차이즈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말 주요 메뉴들의 가격을 평균 4.1% 인상했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도 론칭 3년만에 처음으로 평균 2.8%의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이어 버거킹이 지난 7일 가격인상을 발표했다. 시장 1위 맥도날드를 제외하고 사실상 모든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가격을 올린 셈이다. 교촌치킨·bhc 역시 지난해 말 연이어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역대급'으로 올랐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최근 들어서는 딸기 가격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6일 딸기 100g의 평균 소매가격은 2602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54.8% 오른 가격이자, 평년에 비해서는 70.5%나 높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늦은 장마와 따뜻한 겨울 등 이상 기후로 딸기 출하량이 감소한데 따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지난해 물가는 '역대급' 상승을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2.5%였다. 이는 아랍 민주화운동으로 유가가 폭등했던 2011년 4.0% 이후 10년만의 최고치다. 장바구니 물가를 의미하는 생활물가지수도 지난해 3.2% 올랐다. 역시 2011년 4.4% 상승 이후 최고치다. 특히 연말로 갈수록 물가상승률이 가파르게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물가 상승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맥주 가격도 오를 듯…정부 노력 통할까

일각에서는 주류가 가격 인상의 '다음 타자'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는 4월부터 맥주·탁주에 붙는 주세가 각각 20.8원, 1원씩 오르기 때문이다. 맥주·탁주는 1969년 주세법 개정 이후 50년간 제조단가 기준의 '종가세'를 적용받아 왔다. 이는 지난해부터 생산량 기준인 '종량세'로 바뀌었다. 수입 맥주가 국산 대비 저렴한 현상을 해소하고, 소규모 양조업체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다만 이 종량세율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반영해 결정된다. 소주 등 종가세를 그대로 적용받는 주류와의 형평성을 위해서다. 이는 2020년까지 물가가 안정되면서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물가가 폭등하자 세액이 크게 오르게 됐다. 이에 맥주는 500mL 당 10.4원, 막걸리는 750mL당 0.8원의 가격인상 압박을 받게 된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가격인상 계획은 없다"면서도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물가인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정부는 물가 상승세를 최대한 방어할 계획이다. 먼저 ‘설 민생안정대책’을 예년보다 1주일가량 빠르게 내놨다. 명절 연휴 수요가 높은 16대 품목의 공급을 연휴 3주 전부터 늘리는 것이 골자다. 정부는 이들 물품의 공급량을 전년 설 대비 31% 늘렸다. 또 농·축·수산물 할인행사 등 민생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품목의 물가 안정 방안도 마련했다. 오는 2월부터는 주요 외식 품목에 대한 가격 모니터링 등 제어 대책도 시행한다.

다만 이런 대책에도 물가는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경제 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는 상승률은 지난해 말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밀·콩·옥수수 등 주요 가공식품 원재료의 가격 상승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도 올해 물가가 상반기까지 오른 후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등 신중한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더라도 원재료 가격 상승 압박이 너무 크다”며 “지난해까지 버텨 온 업체들도 올해는 가격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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