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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CJ제일제당, 건설사와 '연어' 키우는 이유

  • 2022.06.23(목) 07:20

CJ피드앤케어·GS건설 '연어 양식' 맞손
CJ피드 '한국형 사료'…GS건설 '수 처리 능력'
"미래 성장동력 찾자"…신사업 고민 일치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식품기업과 건설사가 연어 양식을 위해 손을 잡았습니다. CJ제일제당과 GS건설 이야기입니다. CJ제일제당은 자회사인 CJ피드앤케어를 통해 양식 사료 개발에 나섭니다. GS건설은 해당 사료를 활용해 대서양 연어 양식에 돌입합니다. 특히 GS건설은 해수를 담수로 바꾸는 '수(水) 처리 능력'을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GS건설은 부산 기장군에 스마트양식 시설을 짓고 있습니다. 

겉만 보면 두 기업은 전혀 접점이 없어 보입니다. CJ피드앤케어는 2019년 7월 CJ제일제당으로부터 물적분할로 탄생한 기업입니다. 축산·사료업이 주력입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글로벌 매출 비중이 80% 이상입니다. 반면 GS건설은 한국 5대 건설사 중 하나로 꼽히는 건설에 '진심'인 곳입니다. GS그룹 내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매출도 9조원을 넘겼습니다. 

연어 양식은 양사의 '신사업' 전략이 일치한 결과입니다. GS건설은 현재 다양한 신사업을 모색 중입니다. 주택에 치우친 수익 구조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입니다. 2차전지 배터리 재활용과 수 처리 사업 등 여러 신사업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양식'도 그중 하나입니다. CJ피드앤케어 역시 좋은 기회입니다. 축산물 위주의 사료업에서 수산 양식 사료업까지 보폭을 넓힐 수 있습니다.

연어 양식은 두 기업의 시너지가 발휘되기 좋은 분야입니다. 이는 최근 연어 양식법 바뀌고 있어 섭니다. 과거 연어 양식은 해상 가두리 방식이었습니다. 바다에 그물을 치고 해상에서 연어를 기르는 겁니다. 하지만 최근 육상 양식으로 추세가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미세플라스틱 등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면서입니다.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으로 시도되는 연어 '육상 순환여과 방식'입니다. 

육상 양식은 스마트 양식장을 지어 정제된 해수를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이외에도 육상 양식은 수온과 해류의 영향 없이 일정한 양식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환경 덕분에 연어 한 마리를 5㎏까지 키우는 시간은 육상 양식의 경우 1년에 불과합니다. 해상 양식은 최대 2년이 걸립니다. 양식 기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향후 큰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 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CJ피드앤케어가 GS건설에서 가능성을 본 것은 '수 처리 능력'입니다. 해수를 계속 공급해야 하는 만큼 물을 여과해 사용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GS건설은 지난 2012년 스페인의 수자원관리 기업 '이니마'를 인수해 해수담수화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이니마는 담수플랜트 세계 10위권 업체입니다. GS건설은 스마트 양식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워간다는 계획입니다. 

GS건설의 고민은 '양식 사료' 였습니다. 육상 양식 방법에 맞는 사료가 필요했습니다. 해외에서 사료를 구할 수 있지만 유통기한이 문제였습니다. 배송기간이 길어 신선한 먹이를 적시에 공급하기 어렵습니다. 기후 등 한국의 양식 환경에 맞는 사료도 필요합니다. GS건설은 CJ피드앤케어가 이 부분을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국내 연어 양식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연어 양식이 활성화된다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투자 지원과 규제 개선에 나서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대서양 연어 양식에 성공한 곳은 전무합니다. 기술이 부족해 양식보다는 축양(일정기간 살아있도록 보관하는 일)을 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전망도 좋습니다. 연어가 대중화된 만큼 수요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GS건설과 CJ피드앤케어가 연어 양식에 뛰어든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2016년 2만7537톤에 불과했던 수입 물량은 지난해 6만2730톤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대부분 노르웨이, 러시아, 칠레 등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가격도 연일 오르는 추세입니다. 

관건은 사업성입니다. 수입 연어 못지않은 맛을 내야 합니다. 가격도 문제입니다. 현재 연어 수입업체들은 '규모의 경제'로 싼 가격에 연어를 들여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한우와 같은 포지션으로는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GS건설은 지난 3월 신세계푸드와 연어 공급사업 협약을 맺었습니다. 양식은 GS건설이 유통은 신세계푸드에 맡긴다는 계획입니다. 

업계에서는 GS건설이 양식에 성공한다면 실패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정부도 밀어주고 있고, 연어 수요도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어 섭니다. 국내산 연어를 공급할 수 있다면 싼 가격에 시장에 내놓을 수 있습니다. 연어는 우리 식탁에 비교적 늦게 등장한 생선입니다. 하지만 인기를 끌며 소비 저변을 계속해서 넓히고 있습니다. 수산 시장에서 국산 대서양 연어를 맛볼 날이 과연 올까요. 머지않을 수 있는 미래가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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