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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생기는 롯데홈 가상 모델, 더 뜰까?

  • 2023.05.02(화) 06:50

가상인간모델 '루시', 상반기 엘라이브 데뷔
상품 이미지 훼손 가능성 낮고, 제작비 절감
"완전히 자동화된 가상모델 개발할 것"

유통업계가 가상인간 모델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가상인간 모델의 자체 목소리 개발에 나섰고, LF는 패션업계 처음으로 가상모델을 선보였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됐던 2021년 인기를 끌었던 가상인간 모델에 대한 상용화 실험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롯데홈쇼핑 가상모델 루시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루시 유튜브 채널

목소리 생기는 '루시'

롯데홈쇼핑은 올 상반기 가상인간 모델 '루시'를 자체 모바일 라이브TV '엘라이브(L.live)'에 적용할 계획이다.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진행해온 라이브커머스 반응이 좋자 운영 채널 확대에 나선 것이다. 

루시는 2020년 롯데홈쇼핑이 공개한 가상인간 모델이다. 실제 인간 모델을 촬영한 후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가상 얼굴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시각특수효과(VFX), 리얼타임엔진 등 기술이 적용돼 실제 인간과 흡사한 피부결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화제성은 입증됐다. 루시가 작년 12월 라이브커머스에서 판매한 명품 패션 브랜드 '미우미우'는 방송 25분만에 완판됐다. 루시의 인스타그램 구독자는 11만명을 넘었다.

롯데홈쇼핑은 최근 AI기술을 고도화해 루시 자체 목소리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루시는 인간 목소리에 얼굴만 합성한 수준이다. 연기자에 따라 목소리도 바뀌는 것이다. 고유의 목소리가 개발되면 루시만의 특색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모델이 대본을 읽으면 실시간으로 루시 고유의 목소리로 변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최종적으로 인간의 개입 없이 완전히 자동화된 가상모델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칠 위험 적고 제작비 아끼고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됐던 2021년부터 유통업계는 가상인간 모델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LF는 이번달 패션업계 최초로 가상 모델 '나온'을 선보였다. 나온은 최근 패션 매거진 '더블유 코리아'와 첫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패션 특화모델로 개발됐지만 향후 다양한 업종까지 활동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가상인간 모델이 계속 주목받는 이유는 사건·사고 리스크가 적다는 점이 꼽힌다. 광고모델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면 해당 모델뿐 아니라 상품 이미지도 손상되고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쇼호스트 정윤정씨의 욕설 파문 이후 브랜드와 홈쇼핑사가 피해를 입기도 했다. 한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쇼핑사들은 해당 모델이 판매한 브랜드 방송을 중단하거나 편성표를 줄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광고제작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 광고제작은 모델 캐스팅부터 의상, 메이크업, 헤어 등 많은 인력과 비용이 투입된다. 가상모델은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순식간에 상품 이미지와 맞는 의상과 스타일링으로 변경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모델은 적용되는 기술에 따라 초기 제작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면서도 "모델의 컨디션이나 감정 등 예기치 못한 변수가 적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할 가능성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마케팅 효과는?

가상모델의 완전한 상용화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다.

먼저 어색한 표정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가상모델은 실제 인간 만큼 자연스러운 표정을 재현하지 못한다. 감정 표현이 제한적이라 상품 이미지를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다. 또 역동적인 동작이 어려워 아직 실외 광고에도 부적절하다는 평가다. 

또 인간모델 만큼 마케팅효과가 높을지도 미지수다. 가상모델이 주로 활용되는 패션 산업은 스타마케팅이 중요하다. 연예인을 모방하려는 심리가 상품구매까지 연동되는 것이다. 가상인간모델은 이런 심리적 요인을 자극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가상모델은 아직 이색적인 쇼핑경험을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다"면서 "실제 마케팅 효과가 높을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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