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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만고만하면 도태'…멤버십 '옥석 가리기' 시작됐다

  • 2023.06.14(수) 07:50

"충성고객 만들자" 멤버십 서비스 '난립'
'대체불가 한' 확실한 차별 포인트 관건

유통업계가 각종 멤버십 서비스를 쏟아내고 있다. 과거 이커머스 정도에 국한됐지만 최근 마트, 면세점 등 전 채널이 뛰어드는 모양새다. 온라인쇼핑으로 사실상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고객 '록인' 효과가 중요해진 탓이다. 

이 때문에 멤버십 출혈 경쟁이 진행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회비를 내는 서비스인만큼 회원 수를 확보하려면 상호 경쟁이 불가피해서다. 앞으로 차별성이 없는 멤버십은 도태되는 등 멤버십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야나두~ '멤버십'

1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 네이버, 11번가, 롯데, 신세계 등 온오프라인 업계 유통 업체 대부분이 멤버십 제도 운영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주 그룹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선보였다. 기존 SSG닷컴·G마켓의 통합 멤버십 '스마일클럽'에 이마트·신세계백화점·스타벅스·신세계면세점 등 오프라인 매장의 혜택을 추가했다. 

국내 주요 업체 멤버십 특징 / 그래픽=비즈워치

쿠팡은 지난 2018년부터 '와우 멤버십'을 운영해 오고 있다. 월 4990원에 로켓배송 무료 배송 반품 등 혜택이 주어진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쿠팡플레이 시청권도 있다. 네이버도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운영 중이다. 월 4900원으로 네이퍼 페이 추가 적립과 티빙, 스포티비 나우 스포츠 중계 무제한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11번가도 '우주패스' 멤버십을 통해 아마존 해외 직구 무료 배송 등 혜택을 내걸고 있다. 

다른 유통 채널도 멤버십 강화를 외치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달 '마이홈플러스 통합 멤버십'을 새롭게 론칭했다. 온오프라인 구매 실적을 기반으로 할인 쿠폰 등 혜택을 제공한다. 롯데홈쇼핑도 최근 멤버십 개편을 통해 호텔, 렌터카, 시네마 등 계열사 할인 혜택을 확대했다. 롯데면세점도 이달 처음으로 멤버십 '영트래블클럽'을 도입했다.

멤버심에 담긴 속내

업계의 속내는 충성고객 확보다.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사라진 것이 배경이 됐다. 가격과 상품에 따라 소비플랫폼을 바꾸는 '체리피커'가 많다. 업황이 어려워진 영향도 있다. 고물가에 사람들은 소비를 줄이는 중이다. 이 때문에 유통사들은 기존 고객을 유지시키고 객단가를 높이면서 안정적인 매출을 발생시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돌파구가 바로 멤버십인 셈이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쿠팡과 네이버다. 쿠팡은 멤버십 출시 초기 당시 월 2900원이라는 파격가를 내세워 현재 1100만 명에 달하는 회원 수를 확보했다. 이후 4990원으로 가격을 올렸지지만 이탈은 없었다. 네이버도 네이버 포인트의 활용도와 사용처를 늘려가면서 충성고객을 늘렸다. 네이버도 현재 회원 수가 800만 명에 육박한다. 멤버십은 현재 양사의 큰 수익원이 되고 있다. 

물론 멤버십은 기업 입장에서 감당해야 할 부담도 크다. 초기 회원 확보를 위해 많은 혜택과 서비스 제공이 필수적이다. 받는 가입비 이상의 혜택을 돌려줘야 한다. 일정 수준의 회원수를 달성하기 전까지 손해가 불가피하다. 플랫폼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무료 체험 기간을 운영하고 있는 것은 물론 가입 기념 혜택들까지 얹어주는 상황"이라며 "이들이 금방 탈퇴를 한다면 오히려 손해"라고 말했다.

멤버십도 옥석가리기

이 때문에 향후 업계의 출혈 경쟁 우려도 적지 않다. 각 업체가 서로의 고객을 빼앗기 위해 가입비 이상의 마케팅비를 지출할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로 최근 신세계가 유니버스 멤버십을 출시하자 쿠팡, 네이버는 곧바로 추가 혜택을 공개했다. 업계는 손해를 보더라도 미리 가입자를 확보해야 추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향후 난립한 멤버십들의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가능성도 크다. 멤버십은 상호 베타성이 큰 서비스라서다. 멤버십은 월 5000원 정도의 돈을 내는 유료 서비스다. 이 때문에 좋은 혜택을 가진 몇 가지 멤버십만 유지하려는 소비자 심리가 강하다. 아무리 쇼핑을 좋아하는 소비자라 하더라도 3개 이상의 멤버십은 잘 가입하지 않는다. 앞으로 큰 차별성 없는 멤버십들은 사실상 도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경쟁에서 이탈한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아예 멤버십을 없애거나 혜택을 줄이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티몬은 지난해 유료멤버십이던 '슈퍼세이브'를 종료했다. 위메프도 유료멤버십 '특가클럽'을 1년 반가량 운영하다 지난 2020년 중단했다. 11번가도 다음달부터 회원 등급제를 폐지하며 멤버십 혜택을 줄이려는 모양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간 유료 멤버십 제도가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여겨졌지만 멤버십이 난립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단순한 쿠폰 발급과 할인 혜택 정도를 내세우는 정도로는 이제 회원을 모으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각 기업만의 차별화된 특화 서비스가 앞으로의 관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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