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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쿠팡 '로켓' 해지했다고 네이버·G마켓 갈까

  • 2024.04.18(목) 07:20

쿠팡, 와우 멤버십 가격 7890원으로 인상
네이버·G마켓·컬리 등 가입비 인하·무료
가입비보다 제공 혜택에 초점 맞춰야

그래픽=비즈워치

멤버십 엑소더스

이커머스 업계에 때아닌 '민족 대이동'이 화제입니다. 1400만 유료 가입자를 보유한 국내 최대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쿠팡의 와우 멤버십이 가격 인상을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월 4990원이었던 와우 멤버십의 요금은 이제 월 7890원으로 단번에 2900원이 올랐습니다.

어느 기업이든 가격 인상을 결정하면 으레 반발이 따라오기 마련이지만, 소비자들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와우 멤버십을 해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시는 쿠팡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인상폭이 60%로 높은 게 가장 큰 이유겠지만, 그 외에도 이유는 많습니다. 

쿠팡이 공개한 와우 회원 혜택/사진제공=쿠팡

우선 가격 인상을 발표한 쿠팡의 태도입니다. 가격 인상이 아니라 조정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건 기업의 흔한 꼼수로 넘어가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뒤이은 쿠팡의 설명은 가격 인상에 대한 해명이 아니라 "와우 멤버십은 배송·배달·직구·반품·OTT가 모두 무료인 5무 혜택"이라는 '무'뜬금포 자기 자랑이었습니다. 이어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디즈니플러스 등의 OTT와 월 요금을 비교하며 반값 이하로 사용할 수 있다는 셀프 칭찬도 이어졌죠. 

일반적으로 기업이 가격 인상을 결정할 때는 인건비나 투자 등 비용 증가에 따른 경영 악화를 이유로 내세웁니다. 하지만 쿠팡은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너무 훌륭해서' 가격을 올리겠다는 듯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쿠팡플레이 구독비 혹은 최근 도입한 쿠팡이츠 무료 배달에 따른 비용을 가격 인상으로 해소한 것처럼 보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내가 찾아서 가입한 것도 아닌데, 공짜라며 보여주다가 혹은 경쟁사를 잡기 위해 도입한 서비스에 갑자기 돈을 내라고 하니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몰려드는 하이에나

1400만 가입자를 보유한 쿠팡 와우 멤버십에 균열이 생길 조짐이 보이니,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운영하는 다른 이커머스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죠. 저마다 무료 멤버십 이벤트 혹은 멤버십 요금 인하를 내세우며 "쿠팡 대신 우리"를 외치고 있습니다.

최대 경쟁자인 네이버는 월 4990원인 플러스 멤버십 신규 가입자에게 3개월 무료 혜택을 내걸었습니다. 신세계 유니버스 멤버십을 운영 중인 G마켓과 옥션은 3만원인 연회비를 4900원으로 내렸습니다. 지금 가입하면 1년 연장을 해 주니, 2년 가입비가 4900원인 셈입니다. 1900원 멤버십을 운영하는 컬리 역시 오는 22~28일 열리는 '컬리멤버스위크' 기간 동안 멤버십에 신규 가입하면 가입비를 면제해 줍니다. 

3개월 멤버십 무료 혜택을 내건 컬리/사진제공=컬리

이들이 노리는 건 똑같습니다. 쿠팡 와우 멤버십을 해지하는 소비자들을 자기 서비스로 끌어들이겠다는 겁니다. 와우 멤버십 가입자 1400만명의 5%만 해지를 한다고 해도 70만명이 움직이게 됩니다. 탐이 날 만한 숫자입니다. 

가입자가 1000만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진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제외하면 다른 이커머스들의 멤버십 가입자 수는 많은 편이 아닙니다. G마켓과 옥션은 스마일클럽 시절 가입자 수가 300만명 수준이었습니다. 신세계그룹 편입 후 멤버십이 신세계 유니버스로 개편됐지만 이후 가입자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멤버십을 도입한 지 반 년밖에 되지 않은 컬리는 이들과도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낙수효과는 없다

관건은 가격 인상에 따라 쿠팡의 와우 멤버십 가입자들이 얼마나 이탈할 것인지, 이탈한 소비자들이 다른 멤버십 서비스로 이동할 것인지입니다. 우선 쿠팡 측은 이탈이 많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가격을 올리긴 했지만 월 8000원이 되지 않는 만큼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이 없을 것이란 계산입니다. 

미국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도 상승세입니다. 가격 인상을 발표한 12일 11.49% 급등한 뒤 15일 1.88% 오르더니 16일에도 3.97% 올랐습니다. 멤버십 가격 인상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인데, 가입자가 크게 줄지 않을 것을 전제합니다. 

일부 소비자가 이탈하더라도 그들이 절약한 4990원을 다른 멤버십 가입에 사용할 지도 미지수입니다. 쿠팡 멤버십 이용자의 가장 큰 니즈는 새벽배송입니다. 다른 유료 멤버십을 이용한다고 해서 이 새벽배송에 대한 니즈가 해소되지는 않습니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다른 멤버십 서비스는 와우 멤버십의 대체재가 아닙니다. 

전국을 커버하는 쿠세권/사진제공=쿠팡

높은 구독경제 피로도도 문제입니다. 유료 멤버십을 운영하는 이커머스, OTT가 너무 많아지면서 '똘똘한 놈' 한두 개만 남기는 식으로 멤버십을 고르는 소비자가 늘고 있습니다. 가입비가 무료라고 해서 일단 가입하고 보는 소비자가 줄었다는 의미입니다. 어차피 이전에도 상당수의 유료 멤버십은 가입 직후 가입비를 현금과 같은 포인트로 돌려주는 서비스를 이어 왔습니다. 무료 가입이 그다지 매력적인 혜택이 아닌 이유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얼마짜리 멤버십이냐가 아니라 어떤 혜택을 주는 멤버십이냐입니다. 기존 어정쩡한 혜택을 고수한 채 가격만 내리면 소비자가 찾아올 거라 생각하면 필패입니다. 깜짝 놀랄 만한 혜택을 들고 찾아와야 소비자의 지갑이 열립니다. 멤버십 시장에서 '낙수효과'는 환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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