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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주문 가능합니다"…기업회생 들어간 피자헛

  • 2024.12.16(월) 17:35

2심서 부당이득 반환금 210억으로 증가
기업회생으로 확정 판결 전 강제집행 방어

가맹점주와의 차액가맹금 소송에서 패소한 한국피자헛이 결국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다.

한국피자헛은 16일 서울회생법원에서 기업회생절차 개시 명령을 전달 받았다고 밝혔다.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내년 3월 20일까지다. 법원은 한국피자헛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검토한 후 회생 인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회생 인가가 나지 않는다면 한국피자헛은 파산 절차를 밟게 된다.

한국피자헛은 "지난 한 달간에 걸친 자율구조조정(ARS) 프로그램을 통해 법원의 중재 하에 채권자들과의 원만하고 신속한 합의에 도달하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했으나 가시적 성과를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부당이익" vs "적정 유통마진"

한국피자헛은 일부 가맹점주가 제기한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 2심에서 패소하며 대법원 상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피자헛과 이들 가맹점주 사이의 갈등은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시행령이 개정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개정된 시행령은 차액가맹금을 의무적으로 정보공개서에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차액가맹금이란 가맹본부로가 가맹점에 상품 원·부재료 등을 공급하면서 마진을 붙여서 파는 것을 말한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가맹본부가 차액가맹금을 붙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2020년 반환 소송에 나섰다. 이들은 고 매달 고정 수수료와 광고비를 내고 있기 때문에 차액반환금이 이중 수수료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법원은 1심과 2심에서 가맹점주 측의 손을 들어줬다. 2022년 6월 1심에서는 한국피자헛이 가맹점주들에게 차액가맹금에 상당하는 부당이익 75억원을 반환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지난 9월 내려진 2심 판결에서는 반환 인정 기간이 더 길어지면서 한국피자헛이 가맹점주에게 지급해야 할 반환금이 210억원까지 불어났다.

한국피자헛은 2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국피자헛은 "가맹점 사업에 꼭 필요한 품목을 공급하고 관리하는 것은 가맹본부를 신뢰해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자의 편익과 피자헛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고 나아가 가맹점주들의 영업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이 과정에서 적정한 유통마진을 수취하는 것 역시 프랜차이즈 사업의 본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생은 꼼수" vs "사업 계속 목적"

한국피자헛이 회생절차에까지 돌입한 것은 2심 선고에 반환금의 가집행이 포함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가집행은 상급심에서의 확정 판결 전이라 하더라도 선고 즉시 가압류, 가처분 등으로 패소 소송 당사자의 재산을 확보하는 절차를 말한다. 아직 대법원 판결 전이지만 승소 가맹점주들이 한국피자헛의 통장 압류 등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한국피자헛은 지난달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과 함께 ARS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재산 보전 처분과 함께 포괄적 금지 명령까지 내렸다. 포괄적 금지 명령은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한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 등을 금지하는 것을 말한다.  포괄적 금지 명령에 따라 승소 가맹점주들은 가집행을 할 수 없게 됐다. 이들 가맹점주는 한국피자헛에 210억원의 반환금을 주지 않기 위해 회생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피자헛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사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함으로써 당사를 신뢰한 소비자와 가맹점주들에 피해를 입히지 않기 위한 부득이한 결정"이며 "회생절차를 통해 소송으로 발생하는 법적인 책임을 회피하거나 외면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래픽=비즈워치

회사 측은 "소송단이 당사의 금융기관 계좌 등을 압류하면서 사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며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가맹점을 포함하여, 당사를 믿고 피자헛 브랜드를 통해 생계를 이어 나가는 모든 가맹점주들과 당사의 사업계속을 위해서는 부득이 법원에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국피자헛은 향후 진행될 회생절차 진행 기간 동안, 법원의 감독에 따라 가맹본부 경영을 정상화하고 가맹점주와 함께 가맹점 수익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국피자헛은 "전국 피자헛 330여 개 매장은 여전히 정상적으로 영업 중으로 당사의 기업회생 사실과 무관하게 소비자분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피자헛을 주문해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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