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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손길은 이젠 피자로"…맘스터치, 피자 선택한 이유는

  • 2024.08.12(월) 16:21

지난해부터 피자 신메뉴 도입
버거와 시너지 효과…매출 확대

그래픽=비즈워치

맘스터치가 피자 매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기존 맘스터치의 주력 메뉴인 버거·치킨에 주력 소비층이 겹치는 피자 메뉴를 추가해 객단가가 낮고 저녁 장사에 취약한 버거 프랜차이즈의 약점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엄마는 피자에 진심

맘스터치는 지난해부터 흩어져 있던 피자 사업을 '맘스피자'로 통합하고 기존 맘스터치에서 피자를 함께 판매하는 복합 매장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전국 120여 개 매장이 버거·치킨과 피자를 함께 판매하는 '맘스터치 피자앤치킨' 매장이다. 맘스터치는 연내 피자앤치킨 매장을 전체 1400여 개 매장의 14% 수준인 2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맘스터치가 피자에 관심을 가진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실 맘스터치는 7년 전인 2017년 이탈리안 캐주얼 화덕피자를 표방한 '붐바타'를 론칭하며 피자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다만 제대로 사업을 확장해 보기도 전에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2021년엔 대학가 등 주요 1020상권에서 맘스터치 랩 등의 매장을 통해 피자 메뉴를 테스트해 왔다. 다만 화덕피자가 아닌 아메리칸 피자로 방향을 선회했다. 화덕 등 대형 장비를 갖추지 않아도 돼 기존 맘스터치 매장에서도 병행이 가능하고 기존의 버거 메뉴와도 궁합이 잘 맞는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엔 중견 피자 브랜드 '피자헤븐'을 인수했다.  

맘스터치의 신메뉴 싸이피자/사진제공=맘스터치

올해 들어서는 보다 본격적으로 피자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최근엔 맘스터치의 시그니처 메뉴인 싸이버거를 응용한 '싸이피자'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싸이버거의 패티인 순살치킨을 그대로 피자에 올려 비주얼과 맛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다. 

실제로 맘스터치에 따르면 싸이피자가 출시된 지난 7월 16일 이후 맘스터치의 일 피자 매출은 45%, 주문 객수는 42% 급증했다. 신제품인 싸이피자가 매출 증가를 견인하면서도 기존 피자 매출이 줄지 않고 동반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싸이피자로 처음 맘스터치 피자를 접하신 분들이 맛에 만족한 뒤 다음 주문 때 다른 피자도 주문하며 전체 피자 매출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왜 하필 피자일까

맘스터치가 피자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피자와 치킨은 모두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층이 선호하는 메뉴다. 배달에 특화된 메뉴라는 점도 비슷하다. 지금은 치킨과 피자의 위상이 크게 벌어졌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배달앱 주문 부동의 1, 2위는 치킨과 피자였다. 

인원이 많을 경우 치킨과 피자를 동시에 주문하는 소비자도 많다. 이 때문에 피자 전문점에서는 당연하다는 듯이 각종 치킨과 윙 등을 사이드 메뉴로 판매하고 있고 굽네치킨 등 치킨 브랜드에서도 피자를 취급하는 일이 낯설지 않다. 함께 판매할 경우 기존 매출을 깎아먹지 않고 오히려 매출이 늘어나는, 시너지가 나는 메뉴라는 의미다. 

맘스터치 피자&치킨 매장/사진제공=맘스터치

점주로서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추가 메뉴를 판매할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다. 특히 이번에 출시한 싸이피자의 경우 메인 토핑이 기존 싸이버거에 사용하는 치킨 패티와 동일해 부재료 관리가 수월하고 조리 동선도 단축할 수 있다. 

저녁 시간대 매출이 늘어난다는 점도 장점이다. 버거는 낮은 가격대와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점심시간대에 매출이 집중된다. 저녁에는 상대적으로 점심만큼 붐비지 않는다. 반면 피자는 저녁시간대에도 매출이 유지되는 메뉴다. 저녁이 약한 버거 프랜차이즈의 단점을 피자 판매로 메울 수 있다는 계산이다.

키워서 팔자

맘스터치가 판매 메뉴 확장에 나서는 데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매각이다. 맘스터치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맘스터치를 인수했다. 케이엘앤이 맘스터치를 인수하는 데 든 비용은 약 1700억원이다. 지난 2022년엔 1조원안팎의 몸값을 책정하고 매각을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이후 케이엘앤은 기업가치 높이기로 전략을 선회했다. 태국과 몽골, 일본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며 '글로벌 브랜드화'에 나선 게 첫번째다. 현재 맘스터치는 태국과 몽골에 각각 6개 매장을 냈다. 일본에서는 도쿄 시부야에 1호점을 내고 현지 기업과의 JV(합자법인) 등을 고려하고 있다. 라오스, 말레이시아 등 다른 아시아 국가 진출도 검토 중이다.

맘스터치 일본 시부야점 앞에 늘어선 줄/사진제공=맘스터치

국내에서는 매출·이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매출 3644억원, 영업이익 602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이 16.5%에 달한다. 인수 전인 2019년엔 영업이익률이 6.5%에 불과했다. 피자 메뉴 확대 역시 객단가 높은 메뉴를 도입해 본사와 가맹점의 수익성을 모두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무리한 매각을 시도하기보다는 시간을 갖고 기업가치를 높인 후 매각하겠다는 전략"이라며 "국내 시장에서의 수익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일본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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