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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본코리아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특히 각종 논란에 대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대응방식이 적절치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설상가상 주방 내 고압가스 통이 포착돼 LPG관리 관련 법 위반으로 최근 과태료까지 부과받게 됐다. 호실적에도 주가 회복은 더딘 상황이다. 더본코리아 주주들의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
싸늘하다
지난 19일 백종원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비빔수제비 레시피 관련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는 하루도 채 되지 않아 18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들엔 '빽햄' 논란 대응방법에 대해 실망감을 표하는 등 부정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백종원 대표가 그동안 '국민 요리 멘토'라는 이미지를 구축해온 만큼 실망감이 배가 된 셈이다. 그동안 백 대표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소상공인들을 지도하고 회생시키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
백 대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크게 확산한 것은 지난 설 명절즈음부터다. 더본코리아는 설 명절을 앞두고 정가 5만1900원짜리 한돈 빽햄 선물세트를 2만8500원에 45% 할인 판매했다. 그러자 일각에선 정가를 높게 잡은 뒤 할인하는 척하는 소비자 눈속임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빽햄의 돼지고기 함량은 85.42%인데, 그보다 함량이 더 높은 스팸(92.4%)보다 가격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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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백 대표는 지난달 26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빽햄에 대해 "상술이 아니다"라며 "후발주자는 소량 생산이라 생산 원가가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생산원가(매입원가)에 유통마진을 더한 합리적인 판매가격이라는 주장이다. 한돈 농가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였기 때문에 45% 할인행사도 진행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고기 함량에 대해선 부대찌개 등에 어울리도록 레시피를 구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결국 더본코리아는 자사몰에서 빽햄 판매를 중단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자사몰에서 선물세트는 판매 완료됐고 빽햄은 곧 판매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백 대표가 더본외식산업 개발원 실내에서 액화석유가스(LPG) 가스통을 곁에 두고 튀김 요리를 하는 장면이 유튜브 영상에서 발견됐다. 이와 관련한 민원이 이달 국민신문고에 접수되면서 백 대표는 액화석유가스 안전관리 및 사업법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됐다.
더본코리아 측은 "가스 관련 안전관리 미흡에 따른 행정처분과 관련해 이유를 막론하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가스 안전을 비롯해 전반적인 위생 관리와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실적 좋은데 주가는 어떡하쥬
지난해 더본코리아의 실적은 좋았다. 지난해 매출은 4643억원으로 전년보다 1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60억원으로 4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16억원으로 전년 대비 51.1% 증가했다.
하지만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실적에 연동되지 못했다.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상장 당일인 지난해 11월 6일 최고가 6만4500원을 찍은 뒤 계속 내리막길이다. 이달 들어서는 2만원대까지 떨어졌었다. 지난 20일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3만1300원으로 마감했다.
더본코리아의 주가가 계속 부진하면서 주주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백 대표의 잇단 논란으로 기업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는데다, 더본코리아가 마땅한 주가 부양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더본코리아의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선 더본코리아의 본업인 가맹사업의 질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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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브랜드는 빽다방, 새마을식당, 홍콩반점, 한신포차 등 25개에 달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가맹점 수가 줄어든 더본코리아 브랜드는 연돈볼카츠, 리춘시장, 한신포차 등 15개다. 특히 연돈볼카츠의 경우 2022년 68개에서 2023년 49개로 19개 매장이 문을 닫았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지난해 6월 본사가 가맹점을 모집할 때 예상 매출액을 과장했고, 수익성 악화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반면 가맹점 수가 늘어난 브랜드도 있다. 빽다방, 빽보이피자, 역전우동 등이다. 빽다방의 매장 수는 2022년 1228개에서 1449개로 221개 늘었다. 빽보이피자는 97개에서 202개로 2배 이상 늘었다. 이에 더본코리아는 잘 나가는 브랜드 키우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재 더본코리아 홈페이지에는 빽다방, 빽보이피자, 홍콩반점 등의 창업설명회 공고가 게재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더본코리아는 가맹점을 공격적으로 늘려왔지만 가맹점별 후기가 천차만별인 것을 보면 매장관리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백종원 대표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컸던 만큼 여러 이슈들에 의한 실망감을 어떻게 만회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