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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은 옛말…이젠 '편의점'이 치킨 맛집

  • 2025.03.04(화) 07:00

편의점 4사, 치킨 매출 '고공행진'
합리적 가격에 뛰어난 품질로 인기
먹거리 부담 심화…가성비 수요↑

/그래픽=비즈워치

편의점 치킨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프랜차이즈 치킨값이 3만원에 육박하고 있는 데다, 외식 물가 상승으로 식비에 대한 부담이 가중돼서다. 고물가가 지속하면서 편의점 치킨을 찾는 수요는 더욱 많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알짜 상품, 알찬 상품

편의점 업계의 치킨 상품군 매출은 모두 성장하는 추세다. CU와 GS25의 지난해 치킨 판매량은 전년보다 각각 40.1%, 19.8% 늘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은 15% 증가했다. 이마트24의 경우 지난달(1~27일)을 기준으로 129% 뛰었다. '국민 음식'이란 이미지가 강했던 치킨은 고객을 유인하는 효과는 물론 다른 상품 매출까지도 늘리는 편의점 효자 품목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편의점 치킨이 소비자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끄는 것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때문이다. 편의점 치킨의 경우 후라이드 한 마리를 기준으로 가격은 9000원대에서 1만원 초반대다. 이 중에서 가장 저렴한 건 이마트24가 판매하고 있는 옛날통닭(9800원)으로 1만원을 넘지 않는다. 대체로 프랜차이즈에서 사먹는 치킨 한 마리의 평균 가격이 2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이를 고려하면 편의점에선 두 마리를 먹을 수 있는 셈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저렴한 가격에 퀄리티까지 챙겼다는 반응도 많다. 과거 일부 소비자들은 편의점 음식에 대해 '위생적이지 못하다', '맛이 없다' 등의 인식을 갖기도 했다. 조리 전문 인력이 없고, 이미 조리된 치킨을 데워서 파는 만큼 맛과 품질이 떨어진다는 게 이유였다.

편의점 업체들은 이런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 편의점은 현재 밀가루와 튀김가루를 입힌 닭을 냉동해 점포로 보내고 있다. 점포에선 받은 냉동 치킨을 해동한 뒤 튀김기를 통해 최종적으로 제조, 판매하고 있다.

20~30분가량 기다려야 하는 프랜차이즈 치킨과 비교했을 때 빠른 픽업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30대 직장인 A씨는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맥주를 사면서 치킨까지 한 번에 구매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생각한다"며 "혼자 먹기에 양도 넉넉하고 프랜차이즈 치킨과 맛을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느끼진 못하다 보니 저렴한 편의점 치킨을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반사이익

무엇보다 합리적인 소비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편의점 치킨을 찾는 발길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프랜차이즈 치킨값은 심리적 마지노선을 넘었다. 여기에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비싸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가 속속 도입되면서 소비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중가격제가 확대될 경우 배달 비중이 큰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매출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CU가 판매하고 있는 치킨./사진=BGF리테일 제공

최근 식용유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점도 이런 의견을 뒷받침한다. 이는 치킨 프랜차이즈 입장에선 치킨 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식용유 물가상승률은 7.8%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2.2%)을 웃도는 수준이다.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이미 치킨값을 인상한 곳도 있다. 아이더스에프앤비가 운영하는 푸라닭치킨은 지난해 말 인기 메뉴인 블랙알리오, 고추마요를 비롯한 10종의 가격을 1000원씩 올렸다. 가격 인상에서 제외된 건 바질페스타와 제너럴핫치킨, 파불로치킨 등 3종 뿐이다. 이에 따라 푸라닭이 판매하는 치킨 중 가장 저렴한 건 '씬후라이드'로, 2만원에 근접하게 됐다.

/그래픽=비즈워치

편의점의 치킨 공세 역시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판매 채널인 만큼 소비자 발길을 잡을 수 있는 회심의 카드가 필요해서다. 특히 온라인 채널에 치중된 수요를 오프라인으로 끌어오기 위해선 치킨과 같은 인기 상품을 전략적으로 강화해 소비자를 묶어두는 것이 중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치킨은 그간 다른 상품과의 동반 구매를 유도하는 일종의 미끼와도 같은 느낌이 강했지만, 요즘엔 프랜차이즈보다 편의점 치킨을 선호하는 마니아층도 늘어나고 있다"며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프랜차이즈 치킨을 대체할 만한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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