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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멈춘 유업계, '락토프리'가 돌파구 될까

  • 2025.07.01(화) 07:20

인구 절벽에 우유 판매 둔화…대책 마련 분주
'유당 0%' 제품군 확대…폭넓은 소비층 공략
"일상 속 대안 떠올라…캐시카우 역할 기대"

/그래픽=비즈워치

유(乳)업계가 '락토프리' 제품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유제품 시장이 정체돼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해서다. 특히 락토프리 제품은 '유당불내증'을 겪는 사람은 물론 기존 흰우유 소비자까지 흡수하며 시장의 '뉴 노멀(새로운 표준)'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화두는 '유당 제거'

최근 유당을 제거한 락토프리 우유는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락토프리 우유 시장 규모는 876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이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8%다. 이는 일반 우유의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것과는 대조된다. 2019년 26.7㎏였던 1인당 연간 흰우유 소비량은 지난해 25.3㎏로 5.2% 감소했다.

/그래픽=비즈워치

락토프리 우유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업체간 경쟁도 치열하다. 현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곳은 매일유업이다. 매일유업은 2005년 '소화가 잘되는 우유'를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전체 락토프리 우유 시장 점유율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며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로 출시 20주년을 맞은 이 제품은 매일유업의 특허공법인 'UF(막 여과기술)'를 활용해 유당을 걸러낸 대신 우유 본연의 맛과 영양을 살렸다.

그 뒤를 서울우유와 남양유업, 동원F&B 등이 뒤따르고 있다. 매일유업과 비슷한 시기에 락토프리 우유 시장에 진출한 서울우유는 현재 'A2+ 우유'를 내세우고 있다. A2 단백질만 100% 함유해 소화에 불편함을 겪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서울우유는 오는 2030년까지 모든 제품을 A2 원유로 전면 전환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남양유업 '맛있는 우유 GT'./사진=남양유업 홈페이지 캡처

2018년 락토프리 우유 시장에 진출한 남양유업은 그간 대표 제품인 '맛있는 우유 GT'를 앞세워 저지방, 고칼슘, 단백질 강화 등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왔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무지방으로 된 '슈퍼제로 락토프리'을 라인업에 추가했다. 동원F&B의 경우 2021년 '덴마크 소화가 잘되는 우유'를 시장에 선보인 이후 다양한 용량과 초코·딸기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락토프리 우유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뒤늦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곳도 있다. hy는 지난해 11월 '내추럴플랜 소화가 잘되는 우유'를 출시했다. 성과도 좋았다. 전국 유통망인 프레시 매니저의 배송 서비스 덕분에 출시 한 달 만에 10만개의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위기 아닌 기회

업계는 락토프리 우유가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마시기를 꺼려했던 소비자를 다시 우유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유에 들어있는 유당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락타아제'라는 유당 분해 효소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락타아제가 부족한 사람이 우유를 마실 경우 유당불내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특히 한국인 10명 중 6명 이상이 유당불내증을 앓고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우유 업체들이 이처럼 락토프리 우유에 집중하는 것은 줄어든 우유 소비를 되살리기 위한 돌파구이기도 하다. 통계청이 조사한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 수는 5175만명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매해 인구가 감소하면서 2030년에는 5131만명, 2072년에는 3622만명으로 주저 앉을 전망이다. 저출산으로 우유의 주된 소비층의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유업계가 풀어야 할 공통 숙제다.

이 때문에 최근 유업계는 우유를 넘어 발효유, 요거트, 가공유 등으로 락토프리 제품의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의 맛은 살리되 성분을 동일하게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일례로 최근 동원F&B는 락토프리 우유로 만든 요구르트를, 매일유업은 락토프리 그릭요거트를 내놨다. 저당·무당에 이어 이제는 락토프리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대형마트 우유 매대./사진=김지우 기자 zuzu@

업계에서는 락토프리 제품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소비 기준으로 굳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소화에 부담을 주지 않는 유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락토프리 으유처럼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제품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업계는 향후 락토프리뿐만 아니라 개개인에 맞춘 기능성 유제품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인의 건강과 취향을 반영한 락토프리 제품이 급부상하고 있다"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앞으로도 유당을 제거한 유제품의 출시는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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