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을 치르고 있는 콜마그룹 오너일가가 마침내 오는 26일 첫 번째 '표 대결'을 갖는다. 지난 10일 콜마비앤에이치가 드디어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면서다. 임시주총이 열리면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이 이번 분쟁의 첫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와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은 임시주총을 막기 위해 막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윤상현 '승리' 초시계
콜마비앤에이치는 오는 26일 오전 10시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읍에서 임시주총을 개최하기로 했다. 지난 5월 콜마홀딩스가 제기한 콜마비앤에이치의 임시주총 소집 허가 가처분 신청을 7월 25일 대전지방법원이 받아들이면서다.
대전지법의 판결에 따라 콜마비앤에이치는 오는 26일까지 반드시 임시주총을 열어야 한다. 하지만 콜마비앤에이치는 주주명부 폐쇄를 미루면서 의도적으로 임시주총 개최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를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지난 3일 승소했다.
임시주총 안건으로는 윤상현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의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 선임안이 상정될 예정이다. 윤상현 부회장은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 지표 악화를 이유로 경영 개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윤여원 대표는 이에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 임시주총에서 콜마그룹 오너일가는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표 대결을 펼치게 된다. 업계에서는 윤 부회장이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콜마홀딩스가 콜마비앤에이치 지분 44.6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윤 부회장은 콜마홀딩스의 최대주주(31.75%)다.
윤상현 부회장과 이승화 전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콜마비앤에이치의 이사회는 8명으로 늘어난다. 현재 콜마비앤에이치의 이사회는 윤여원 대표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 윤동한 회장을 포함한 기타비상무이사 2명, 사외이사 2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기타비상무이사인 김현준 퀸테사인베스트먼트 대표, 사외이사인 오상민 법무법인 세한 파트너 변호사와 소진수 법무법인 율촌 공인회계사는 콜마홀딩스 측 인사로 분류된다. 이에 윤상현 부회장과 이승화 전 부사장이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에 합류하면 이사회 과반을 장악하게 된다. 콜마비앤에이치의 새 이사회가 구성되면 이승화 전 부사장을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임시주총을 막아라
결국 오는 26일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총이 열린다면 윤여원 대표는 경영권을 잃을 수밖에 없다. 윤동한 회장과 윤여원 대표 입장에서는 이 주총이 열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에 윤 회장과 윤 대표는 이 임시주총 개최를 막기 위해 줄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윤 회장과 윤 대표가 지난 6월 10일 대전지법에 그리고 지난 8월 4일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윤상현 부회장과 콜마홀딩스가 콜마비앤에이치의 임시주총을 열지 못하게 막아달라는 위법행위 유지 가처분 소송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대전지법과 서울중앙지법은 각각 지난 7월 25일, 9월 5일 이 신청을 기각했다.
현재 윤 회장과 윤 대표는 대전고등법원에서 항고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윤 회장은 지난 3일 대전고법에서 열린 항고심 심문에 직접 출석하기도 했다. 이날 윤 회장은 스스로를 '한국콜마 창업자'라고 소개하며 "상대방 측(윤상현 부회장)에서 먼저 법정에 서게 해 할 수 없이 나오게 된 것”이라며 경영권 분쟁의 발단이 윤상현 부회장 측에 있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윤 회장과 윤 대표는 콜마비앤에이치를 통해 지난 7월 25일 대전지법의 임시주총 허가 에 대한 특별항고도 제기했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또 윤 회장은 지난 7월 콜마홀딩스를 상대로 임시주총 소집 허가 신청을 한 경위, 그리고 사내이사 후보를 선정한 경위를 조사하기 위한 검사인 선임 신청도 한 상태다.
이사회 복귀 시도
윤 회장과 윤 대표는 오는 26일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총을 막는 것 외에도 콜마비앤에이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우선 이들은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추가 임시주총을 추진 중이다. 현재 기타비상무이사인 윤동한 회장의 사내이사 안건 선임안과 2명의 신규 사내이사, 2명의 신규 사외이사 선임안를 상정하기 위해서다. 만약 임시주총에서 이 안건을 모두 통과시킨다면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는 8명(26일 임시주총 개최 기준)에서 12명으로 또 늘어난다. 윤 회장, 윤 대표와 그 측근 수가 7명으로 늘어나 윤 회장과 윤 대표는 다시 이사회 과반을 장악할 수 있다.
아울러 윤 회장은 지난달 29일 주주제안으로 임시주총 소집 안건을 상정했으나 이사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 중 콜마홀딩스 측 이사 3인이 기권했기 때문이다. 결국 윤 회장은 이 안건을 다시 대전지법으로 들고 갔다. 지난달 19일 콜마비앤에이치를 상대로 임시주총 소집허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다. 이 가처분 소송은 무난히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하지만 임시주총이 열린다 하더라도 여전히 윤상현 부회장의 콜마홀딩스가 콜마비앤에이치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윤 회장과 그 측근들이 이사회에 입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콜마홀딩스 이사회 복귀도 시도하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달 콜마홀딩스에 임시주총을 소집해달라는 주주제안을 냈다. 자신을 포함한 10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안건을 상정하기 위해서다.
콜마홀딩스는 이 주주제안을 받아들여 다음달 29일 임시주총을 열 예정이다. 현재 콜마홀딩스 이사회는 총 9인으로 구성돼 있다. 임시주총 안건이 모두 통과되면 윤 회장이 콜마홀딩스 이사회 과반을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이 주총에서도 역시 윤 회장이 복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윤 부회장이 콜마홀딩스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장기전 돌입
결국 26일 주총을 앞두고 당장 윤 대표가 기댈 수 있는 곳은 현재 소액주주의 표심뿐이다. 반면 지난 상반기 기준 콜마비앤에이치의 소액주주 전체 지분율은 36.62%다.
이에 윤 대표는 이승화 전 부사장이 CJ그룹 근무 당시 경영 성과 부진으로 퇴진한 전력이 있다며 그의 자격을 문제 삼고 있다. 윤 대표는 2021년 CJ제일제당이 인수한 바타비아의 경영 관리 과정에서 이 전 부사장이 수천억 원대 손실을 발생시켜 그룹 수익성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이를 근거로 이승화 전 부사장 선임안에 반대해달라고 소액주주들을 설득에 나섰다.
다만 윤 대표, 남편 이현수씨와 자녀들, 윤 회장과 부인 김성애씨 등의 지분을 모두 합쳐도 지분율은 10%에 미치지 못한다. 소액주주 전체의 지지를 얻어야 간신히 콜마홀딩스의 지분율을 넘어설 수 있다.
현실적으로 콜마그룹 경영권 분쟁은 지분 우위에 있는 윤 부회장이 승기를 잡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남은 변수는 윤동한 회장이 제기한 주식반환 소송 결과다. 윤 회장은 2019년 윤상현 부회장에게 증여한 콜마홀딩스 지분 230만주(현재는 무상증자로 460만주)을 되돌려받겠다는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 소송에서 윤 회장이 승소하면 콜마홀딩스 최대주주에 복귀해 그룹 경영권을 되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서울중앙지법은 다음달 23일 주식반환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가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