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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두 수입량 줄인다"…'두부값' 폭등 현실될까

  • 2025.10.24(금) 15:12

수입 대두 공급 축소…식량 자급률 강화
품질 편차에 높은 가격…원가 부담 가중
"국산 콩 육성 정책, 기반 조성이 먼저"

/그래픽=비즈워치

정부가 '국산 콩 수요 확대'를 위해 수입 콩(대두)의 공급량을 줄이면서 두부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두부 제조업체 대부분이 수입산 대두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두부 대란'으로 이어지는 건 시간 문제가 될 전망이다.의도는 알지만

두부의 주 원료인 대두는 현재 정부가 수입관리 품목으로 지정해 공급을 통제하고 있다. 정부는 해마다 일정 물량의 수입 콩을 저율할당관세(TRQ) 형태로 들여온 뒤 이를 두부 제조업체에게 배분한다. 공급 방식은 전년도 실적을 기준으로 수입량을 배정하는 '직배', 경쟁 입찰에 따라 공급하는 '직배 공매', 업체가 직접 수입권을 확보해 입찰에 부치는 '수입권 공매'로 세분화돼 있다.

그러나 정부는 최근 이 같은 공급 물량을 일부 조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수입 콩 공급량은 27만7000톤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3.8% 감소한 규모다. 정부가 향후 국산 콩 소비 확대를 위해 기본 물량(25만톤) 외에 추가 증량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급난은 심화될 전망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이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명확하다. 국내 농가의 소득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식량 자급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2023년부터 '전략 작물 직불제'를 통해 쌀 위주의 생산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제도는 콩과 같이 수입 의존도가 높은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해 생산을 유도하는 정책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라는 분석이 많다. 국산 콩 가격은 수입 콩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비싸기 때문이다. 실제로 직배 기준 수입 콩의 가격은 ㎏당 약 1400원인 반면 국산 콩 도매가는 이보다 세 배가량 비싼 5000원 안팎이다. 기계화·집약화가 부족해 수확부터 건조, 보관, 선별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 많아서다.

단가뿐만 아니라 생산성이 낮다는 것도 국산 콩의 약점으로 꼽힌다. 국내는 땅이 좁고 기후 조건이 일정하지 않다. 대두를 대량 재배하기에 불리한 농업 환경을 갖췄다는 뜻이다. 여기에 수확 시기 차이에 따른 품질 편차도 크다. 같은 양의 콩을 사용하더라도 만들 수 있는 두부의 양이 일정하지 않아 수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선순환 vs 악순환

업계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국산 콩 확대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악순환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공급량이 줄면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기대하는 '국산 콩 재배 증가→수입산 대체'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 역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실제로 원재료 부담으로 두부의 출고가가 인상된 사례도 있다. 지난 2022년 풀무원은 수입 콩 두부 가격을 100원 올렸고, CJ제일제당은 수입 콩 두부 가격을 8%, 국산콩 두부는 7% 각각 인상한 바 있다. 이들 업체는 여타 제조업체와 마찬가지로 미국, 캐나다, 중국에서부터 들여온 콩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두부 매대./사진=윤서영 기자 sy@

이 때문에 농가와 제조업체의 상생을 위해서라도 '속도전'보다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산 콩이 가격, 품질,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수입 콩과 비교했을 때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드는 게 우선이라는 이야기다.

일각에선 이 같은 시스템이 자리 잡기 전까지 수입 물량 추가 확보와 안정적인 배분, 공매 방식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분석한다. 무엇보다 정부가 공급하는 물량이 제한적인 데다, 공매 경쟁이라는 구조적 한계에 따라 규모가 작은 업체일수록 낙찰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콩 비중을 늘리겠다는 정책의 목표 자체는 타당할지라도 가격과 공정 전환 비용, 기계 및 품질 기준 등 가공업계의 현실을 고려해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며 "정부가 단기간에 갑작스러운 수입 축소를 지속하면 식품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소비자 물가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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