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다시 SK플래닛 품으로…11번가, 2년의 상처 씻을까

  • 2025.10.31(금) 07:00

2년여 매각 난항 끝, SK플래닛으로
'데이터·마일리지' 결합 시너지 기대
사업 안정화와 수익성 회복 주력

/그래픽=비즈워치

지지부진했던 11번가 매각이 결국 SK그룹이 내부적으로 품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SK스퀘어는 보유 중이던 11번가 지분 100%를 자회사 SK플래닛에 매각하며 지배구조를 단순화했다. 이번 결정으로 11번가는 매각 추진으로 불안했던 경영상황에서 벗어나 사업 안정화 나설 수 있게 됐다.

자회사에서 손자회사로 

11번가 매각 논의는 지난 2023년 말부터 시작됐다. 당시 SK스퀘어와 재무적 투자자(FI)들은 투자금 회수를 위해 11번가 매각을 추진했다. 매각 희망가를 시장 추정가의 절반 수준인 5000억~6000억원대까지 낮췄지만 2년 가까이 인수 희망자를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SK스퀘어는 외부 매각 대신 그룹 내부 이전을 택했다.

SK스퀘어는 지난 29일 이사회를 열고 11번가 지분 100%를 SK플래닛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11번가는 SK스퀘어의 자회사에서 SK플래닛의 손자회사로 재편된다.

11번가를 품은 SK플래닛은 'OK캐쉬백'과 '시럽월렛' 등을 운영 중이다. OK캐쉬백 애플리케이션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50만명, 연간 포인트 적립·사용액은 약 4000억원 규모다. 11번가는 MAU 860만명, 연간 거래액 5조원 수준으로 양사의 플랫폼을 결합할 경우 상당한 이용자를 확보하게 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예상이다.

SK플래닛과 11번가 CI/사진=11번가

SK플래닛은 OK캐쉬백과 시럽월렛의 고객 데이터를 11번가 커머스 서비스와 통합해 '쇼핑-결제-포인트-리워드'로 이어지는 소비 생태계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11번가에서 간편결제 서비스 '11pay'로 결제하면 OK캐쉬백 포인트가 자동 적립·사용되는 구조다. 

11번가의 기프티콘 사업 역시 OK캐쉬백과 연계하게 된다. 포인트를 기프티콘으로 전환하거나 11번가 내 결제·리워드로 활용하는 식이다. 마일리지·결제·이커머스 플랫폼의 3단 결합은 제휴사 및 셀러 생태계 확장에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비용 구조 개선과 수익 다변화의 기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SK플래닛과 11번가는 인공지능(AI) 역량 통합에도 나서기로 했다. 축적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별 맞춤 상품을 제안하는 'AI 커머스 플랫폼'으로의 도약이 목표다.

수익성 회복 절실

다만 11번에게는 여전히 큰 숙제가 남아있다. 이번 인수는 약 2년에 걸친 매각 추진과 구조조정 끝에 이뤄진 결과다. 그동안 수차례 희망퇴직이 단행되며 인력이 줄었다. 광고·물류 등 주요 사업 규모도 축소됐다. 11번가 내부 인력은 2년 전 1300여 명에서 지난해 983명으로 급감했다.

실적 개선 속도도 더디다. 올해 2분기 매출은 1103억원, 영업손실은 102억원으로 집계됐다. 손실 규모는 전년 동기(183억원)보다 80억원 이상 줄었지만 매출은 18.1% 감소했다. 적자는 줄었으나 외형도 함께 축소된 셈이다. 지난해 매출은 5618억원으로 전년 대비 35.2%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754억원으로 40% 줄었다. 11번가는 리테일(직매입) 부문 효율화에 따른 매출 감소라고 설명했지만, 직매입 매출 비중이 한 자릿 수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매출 감소폭이 크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이 쿠팡과 네이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11번가 역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든 구조가 됐다"면서 "따라서 통합 이후 실질적 시너지 구현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래픽=비즈워치

11번가의 다음 과제는 '내실 있는 회복'이다. 이번 인수가 단순한 지배구조 개편에 그치지 않으려면 11번가의 수익성 개선과 플랫폼 경쟁력 강화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매각 이슈가 일단락된 만큼 11번가는 다시 내실 다지기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직매입은 고수익 상품군 중심으로 재편해 물류 인프라의 효율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그동안 축적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요가 높은 상품 위주로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핵심 카테고리도 마진율이 높은 분야로 바꿔가고 있다. 과거 11번가는 디지털 부문에 강점을 뒀지만 올해부터는 '마트'와 '패션'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고객들의 구매 빈도가 높고 재방문율이 높은 품목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전략의 성과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11번가의 오픈마켓 부문은 지난해 3월 이후 1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이커머스는 물론 유통업 전반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단기적인 할인 경쟁보다는 내실 있는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해관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면서 수익성을 높이고, 안정적인 경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