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해외 비중 늘려라'…오뚜기에 부는 뒤늦은 '수출 열풍'

  • 2026.07.15(수) 07:00

구미·미국 생산기지 신설…일본 법인 9월 가동
해외 비중 11%대…삼양·농심과 격차 여전
신흥국 성장세 타고 로컬 제품 다각화

그래픽=비즈워치

오뚜기가 해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출 전용 생산시설과 물류센터, 해외 현지 법인까지 설립하며 생산·물류·영업 전반에 걸친 인프라 투자를 연이어 결정했다.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체됐던 해외 매출 비중을 끌어올리고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를 넘어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잇단 해외 투자

오뚜기의 라면 생산 전문 관계사 오뚜기라면은 지난 13일 경상북도 구미시와 2000억원 규모의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026년부터 2029년까지 구미2국가산업단지에 수출용 라면 생산공장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현재는 내수용 제품과 수출용 제품을 같은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수출 전용 공장을 별도로 갖추게 된다. 오뚜기는 현재 뉴질랜드와 중국에 원료 공장을, 베트남에 라면·소스 생산 공장을 두고 있지만 이들은 원료 조달이나 현지 소비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근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수출 물량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별도 생산시설을 갖추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오뚜기는 해외 현지 생산시설 확충도 준비하고 있다. 오뚜기의 미국 법인 오뚜기 아메리카는 미국 캘리포니아 라미라다에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오뚜기의 북미 첫 현지 생산시설로 올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뚜기라면 구미공장. / 사진=오뚜기

해외 판매망도 벤더(중간 유통상) 중심에서 직접 판매 체제로 재편하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 5월 일본 도쿄에 현지 판매법인 오뚜기재팬 설립을 완료했다. 기존 대리점 수출 방식을 벗어나 직접 유통망을 관리해 마진율을 높이겠다는 계산으로 분석된다. 오뚜기재팬은 오는 9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주력 상품인 라면뿐만 아니라 참기름, 카레 등 오뚜기의 K소스류를 일본 시장에 판매하는 역할을 맡는다.

오뚜기는 수출을 뒷받침할 물류 인프라도 확충했다. 오뚜기는 지난달 19일 울산 삼남에 연면적 5560평 규모의 글로벌 로지스틱스 센터를 완공했다. 새로운 창고관리시스템(WMS) 등을 도입해 수출 물량 처리 속도를 끌어올렸다.

수출 늘려라

오뚜기가 최근 수출 인프라 투자를 잇따라 결정한 것은 정체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매출을 늘려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시장은 인구 감소와 소비 둔화로 라면 등 가공식품 산업의 추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원부자재 가격이 치솟고 있어 가격 인상에 나서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여러 여건상 쉽지 않다.

반면 해외 K푸드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K푸드 수출액은 역대 최대치인 70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라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9% 늘어난 9억4000만달러에 달한다.

문제는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이 아직 1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23년 9.6%에서 2024년 10.2%, 2025년 11.1%로 완만하게 상승 중이지만 경쟁사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삼양식품의 경우 불닭 브랜드의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전체 매출의 80.1%인 1조8838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국내 라면업계 1위 농심도 지난해 매출 중 30.2%인 1조613억원을 해외법인이 책임졌다.

반면 오뚜기의 지난해 연간 해외 매출은 4097억원으로 경쟁사들의 해외 실적에 크게 못 미친다. 게다가 이 수치는 라면뿐만 아니라 참기름, 소스류, 즉석밥 등 종합식품기업인 오뚜기의 다른 주력 가공식품 수출까지 모두 더한 규모다. 경쟁사들과 비교해 해외 시장에서 오뚜기의 라면 제품군이 올리는 매출 규모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

오뚜기가 지난달 울산 삼남 글로벌 로지스틱스 센터를 조성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오른쪽에서 세번째) 등이 준공식에 참여했다. / 사진=오뚜기

이런 상황에서 최근 신시장을 중심으로 성과가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올 1분기 11.5%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했다. 필리핀과 네덜란드에서는 전년 대비 60%대, 러시아와 호주에서는 20%대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신시장에서도 성과를 낸 덕분이다. 또 최근 아일랜드, 남아공, 가나 등에 진출하며 해외 수출국 수도 70여 개로 늘어났다.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한 제품도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 오뚜기의 대표 수출 제품인 'CHEESY' 라면은 최근 러시아 대형마트 '마그닛', 대만 '코스트코', 필리핀 'SM마트' 등 각국의 주류 유통망에 입점하는 데도 성공했다. 오뚜기는 해외 로컬 시장만을 겨냥한 신제품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내놓은 '삼계탕면'은 현지 대형마트 체인 '올레', '용후이'에서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오뚜기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을 1조1000억원까지 늘려 비중을 30%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오뚜기 관계자는 "삼남 글로벌 로지스틱스 센터 준공과 일본 법인 설립을 기반으로 해외 물류 및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주요 국가별 맞춤형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