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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유는 없다" 김정태 회장 의미있는 승부수

  • 2014.03.03(월) 18:15

김승유 라인 인사들 대거 교체하며 친정체제 강화
윤용로 행장 교체로 외환은행과 물리적 통합 속도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취임 3년째를 맞아 의미 있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초점은 두 가지다. 우선 김승유 전 회장의 라인으로 꼽히던 인사를 대거 교체하면서 친정체제를 대폭 강화했다. 절반이 넘는 사외이사진 교체와 함께 1년 후 회장직 연임을 위한 기반도 닦았다.

여기에다 잠재적인 회장 경쟁자로 꼽히던 윤용로 외환은행장 대신 내부 출신을 외환은행장으로 앉히면서 외환은행과의 화학적 통합을 위한 승부수도 함께 던졌다.

◇ 김정태 회장 친정체제 본격화

그동안 김정태 회장의 가장 큰 핸디캡은 공교롭게도 김승유 전 회장이었다. 그룹 내 김승유 전 회장이 입김이 여전하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로 통했다. 실제로 일부 임원 인사 과정에서 파열음이 새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확실하게 주도권을 잡았다. 고액 고문료 논란과 미술품 구매 의혹 등으로 김승유 전 회장의 입지가 줄어든 가운데, 김 전 회장의 라인으로 꼽히는 인사들이 대거 옷을 벗거나 자리를 이동하기 때문이다.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사장과 최흥식 하나금융 사장, 하나생명 사장으로 선임된 김인환 하나금융 부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함께 물러나는 윤용로 외환은행장 역시 김 전 회장이 영입했다. 윤 행장과 임 사장은 잠재적인 하나금융 회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이번에 자리를 지키긴 했지만, 하나캐피탈 사장 재직 당시 부당 대출 건으로 금융당국의 제재가 예정돼 있어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조직 슬림화를 명분으로 김정태 회장이 지주회사 사장직을 겸직하기로 한 대목도 김 전 회장의 입김을 차단하면서 계열사 전반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8명의 사외이사진도 이번에 절반이 교체됐다.

 


◇ 김한조 카드, 유화책? 강공책?

외환은행장 교체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화학적 통합은 김정태 회장의 연임을 결정짓는 가장 큰 과제다. 그런 면에서 김한조 카드도 또 하나의 승부수로 꼽힌다. 

 

김한조 신임 외환은행장은 화학적 통합을 위한 가장 확실한 유화책이 될 수도, 강공책이 될 수도 있다. 김 신임 행장은 외환은행 내부 출신으로 신망도 높아 외환은행 노조를 가장 잘 설득할 수 있다. 강경 일변도의 외환은행 노조를 잘 아우르면서 지지부진한 통합작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얘기다.

반면 다른 한편으로 이제 더는 노조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지의 표현으로도 읽힌다. 김 신임 행장은 조직의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데다, 강단도 있어 노조의 반발에 보다 공세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윤용로 행장은 외환은행 조직과 영업 정상화를 위한 기반을 다지긴했지만 내부 지분이 없어 노조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통합작업도 속도를 내지 못했다.

◇ 노조 반발 맞서 복잡한 퍼즐 풀어야 


그런 면에서 김한조 신임 행장의 색깔은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노조의 반발로 답보상태에 있는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의 합병 건이 첫번째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도 중요하다. 하나금융은 2012년 외환은행 합병 당시 5년간 투뱅크 체제를 약속했다. 하지만 하나금융 입장에선 시너지 극대화 차원에서 통합을 더 서둘러야 한다.

직접 통합은 아니더라도 IT통합처럼 통합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도 많다. 이 모두가 김 신임 행장이 노조의 반발에 맞서 풀어야 할 복잡한 퍼즐인 셈이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외환은행 출신이 변수가 될 순 없으며, 5년간 독립경영 보장 등 앞으로 행보에 주목하겠다”면서 차별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한편 하나금융은 3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 김인환 하나금융 부사장이 하나생명 대표이사에 올랐고, 하나캐피탈은 최순웅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유해붕 하나SK사장은 유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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