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기업은 살고 은행은 죽는다…산업은행의 비애?

  • 2014.10.21(화) 17:52

결국 국민 돈으로 기업구조조정, 책임론 여전
홍기택 "올해 순익 목표치 달성 어렵다"

산업은행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구조조정 기업에 발목이 잡히게 생겼다. 올해 상반기 2000여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지난해 적자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듯 보였지만 올해 순익 목표치 달성은 여전히 어려울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STX, 금호그룹, 동양 등에 나간 대출이 부실화 되면서 지난해 13년만에 적자를 봤다. 그 규모도 무려 1조 4000억 원이 넘었다. 올해에도 이들 기업 여신에 대해 추가로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간신히 적자를 모면하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산업은행과 채권은행의 도움으로 생명을 연장했지만, 산업은행은 몸살을 앓고 있는 형국이다.

 

▲ 홍기택 산은지주 회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 STX·동양에 발목 단단히 잡혔다

홍기택 산은지주 회장은 21일 산업은행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올해도 수익목표를 맞추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홍 회장은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부실 문제를 다 털고갔느냐는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지난해 STX에 신규로 들어간 자금에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고, 출자전환 한 부분도 예상손실 처리했다"고 답했다.

 

이어 동부그룹에 총 1조 9000억 원의 여신이 나가 있는데 그 중 상당 부분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으면 올해 수익을 맞추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은 올해 동부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동부제철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 새로 대손충당금 551억 원을 쌓았다.

홍 회장은 연초 산업은행의 당기순이익 목표치를 6304억 원으로 잡았다. 올 상반기 289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지난해 적자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홍 회장의 언급대로라면 올해 간신히 적자를 모면하는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산업은행이 1조 4000억 원의 적자를 냈던 지난해 부실여신(고정이하여신) 규모는 3조 563억 원으로 치솟았고, 부실채권 비율도 3.07%를 기록했다. 최근 10년간 최고 수준이었다. 올 상반기 부실여신 규모와 부실채권비율도 각각 2조 6491억 원, 2.51%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 부실대출 의혹, 산업은행 책임은?

산업은행은 이들 기업에 대한 부실대출 의혹을 받고 있는데다 주채권은행으로서 관리소홀에 대한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국감에 이어 올해에도 산업은행 책임론이 불거졌다.

이학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STX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못해 부실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도 산은 국정감사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감사원 감사에서 동양그룹에 대한 산은의 여신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금감원 검사 결과 STX 계열사에 대한 부실대출로 징계가 거론되고 있다"며 "대출심사에 문제가 없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올해 금융당국에 대한 감사 결과 산업은행의 동양그룹 계열에 대한 재무구조개선업무 소홀을 문제 삼았다. 산업은행은 동양 계열사의 대주주 부당지원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지난 2008년 1400억 원을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동양시멘트 주식을 공정가치(1468억원)보다 2336억원 비싼 3804억 원에 사들여 재무구조를 악화시켰다.

금융감독원도 산은의 STX에 대한 부실대출 여부를 검사했다. 그 결과 지난해 STX조선이 분식회계 징후가 있었는데도 산은이 대출을 3000억 여원 가까이 확대해 준 것을 문제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STX조선에 막대한 선수금지급보증(RG)을 해주고 자금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점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