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살얼음판' 동부그룹, 신평사의 경고

  • 2014.03.01(토) 10:00

당진항만·인천공장 매각지연 가능성
동부메탈·특수강, 매각대금 줄어들수도
한기평, 동부 자구계획 점검 보고서①

금융감독원은 최근 동부그룹 고위 임원들을 불러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구계획을 조속히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일부에서는 금융당국이 동부그룹에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자구계획 발표 뒤 3개월이 지났을 뿐인데 금융당국이 동부그룹을 채근한 이유는 뭘까.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 한국기업평가는 28일 '동부그룹 자구계획 진행상황 점검' 보고서를 냈다. 결론은 더 늦어지면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 하이텍 빼면 더딘 매각속도

동부그룹의 자구계획은 동부하이텍·동부메탈·동부제철 인천공장 및 당진항만 매각 등이 핵심이다. 계열사 지분과 자산을 팔아 6조원이 넘는 그룹 차입금을 내년까지 3조원 이하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매각작업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현재 매각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동부하이텍 지분매각 정도다. 지난달 초 노무라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인수자 물색에 나섰다.

동부메탈은 인수자로 포스코가 거론됐지만, 포스코는 지난 1월말 기업설명회(IR)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 프랑스 에라메트사와 매각협상 당시 가격이 1조원을 상회하던 동부메탈은 영업부진과 재무구조 저하로 인수매력이 저하된 상태다. 아직까지 매각방식과 일정이 진전된 게 없어 지분매각이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 당진항만·인천공장, 팔긴 팔아야하는데… 

동부제철 자구계획도 가시화된 결과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동부제철은 지난해 말까지 동부당진항만운영㈜을 매각해 3000억원을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매각일정을 3개월 연기했다. 당진항만 매각으로 들어오는 돈 가운데 1500억원은 산업은행에서 빌린 차입금을 갚는데 사용해야한다. 동부제철은 지난해 12월 당진항만 지분을 담보로 1500억원을 먼저 빌렸다.

인천공장은 특수목적회사(SPC)에 매각해 자금을 우선 확보하는 방안이 고려됐다. 그러나 회계법인 실사 이후 개별매각이나 동부건설이 보유한 동부발전당진㈜과 묶어 파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면서 매각일정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인천공장의 장부가는 6700억원이며, 산업은행 등에 4800억원이 담보로 잡혀있다. 동부제철은 이달 중 인천공장을 담보로 1500억원을 추가로 대출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동부특수강 상장도 불확실

동부특수강 상장(IPO)으로 1200억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불확실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동부그룹은 2012년 2월 하나대투증권·군인공제회·KT캐피탈을 대상으로 동부특수강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하면서 3년내 상장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좋지 않다는 게 걸림돌이다. 특수강업계 1위인 포스코특수강도 2012년 말 상장을 추진했다가 연기한 사례가 있다. 산업은행은 동부특수강을 SPC에 넘긴 뒤 상장이나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동부제철이 올해 계획하고 있는 700억원의 유상증자도 주가가 액면가(5000원)를 밑돌아 일정 지연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동부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동부발전당진 매각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매각가액은 26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개별매각을 할지 SPC에 넘겨 매각할지 등 매각방식이 확정되지 않아 일정 자체가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동양그룹 계열사인 동양파워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는 점을 감안할 때 동부발전당진 매각가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매입의사를 갖고 있던 큐캐피탈파트너스가 투자자 모집에 실패하면서 매각일정이 차질을 빚었고, 현재 KTB PE가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