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은퇴 후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바쁜 일상에 쫓기거나 금전적인 여유가 없어 은퇴 후 삶을 제대로 준비하긴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은퇴 후 가장 크게 후회하는 건 뭘까.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2일 50세 이상 은퇴자 93명을 대상을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담은 ‘은퇴 후 후회하는 것 TOP10’ 보고서를 내놨다.
연구소는 건강, 돈과 생활, 일과 인간관계 3개 영역으로 나눠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후회는 건강관리였다. 14.9%의 은퇴자가 첫 번째 후회로 체력관리를 꼽았다.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지 못하고, 치아 관리에 소홀했던 것, 든든한 의사를 찾지 못한 것, 고민을 들어 줄 상대가 없는 것, 규칙적인 생활을 못 한 것, 자주 웃지 않고, 건강검진에 소홀했던 것 등도 후회 사항으로 꼽혔다.
연구소는 “나이가 들면서 근력이 약해지고, 신체 활동에 제약이 생기다 보니 아무래도 체력관리에 대해 아쉬움이 가장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돈과 생활 부문에선 노후 여가 자금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한 것(11.7%), 여행을 마음껏 못 간 것(10.3%) 등이 우선순위에 올랐다.
노후소득 설계를 못 한 것, 자격증을 따지 못한 것, 여러 가지 일에 도전하지 않고, 더 공부하지 않은 것, 중병과 질병•부상에 대비하지 못한 것, 개인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것 등도 순위에 들었다.
연구소는 “노후 소득준비가 부족한 탓에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부족하다”면서 “은퇴 후 제2의 경력 개발에 대한 욕구도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인간관계 부문에선 평생 즐길 취미를 만들지 못한 것이 9.5%로 1위로 꼽혔다. 자녀와 부부, 부모님과의 대화 부족, 형제•자매와 좋은 관계를 맺지 못한 것 등이 대거 순위권에 들어 가족 간 소통 부족에 대한 후회도 컸다.
회사 외 있을 곳을 마련하지 못한 것, 지역 주민들과 교류하지 못한 것 등도 순위에 들었다. 연구소는 “은퇴 전에 취미와 여가, 지역•사회 활동 등 회사 외 활동에 무심하다 보니 은퇴 후 갈 곳이 없어 후회가 큰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밖에 은퇴 후 뜻밖의 지출로는 27.6%가 자녀 교육과 결혼 비용을 꼽았다. 의료비(12.1%)와 경조사비(11.8%)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
박지숭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은퇴 후 삶이 30년 이상 길어지고 있지만 경제적, 심리적 준비는 취약한 실정”이라며 “은퇴 후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삶의 우선순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