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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실적]③기업은행이 가계대출 못 늘린 사연

  • 2015.02.12(목) 11:47

작년 국내은행 가계대출 증가 40조‥기은 1.5조
정부 매년 1조원 안팎으로 한도 묶어 놓은 탓

기업은행이 지난 한 해 동안 가계대출을 1조 5000억 원 늘리는 데 그쳤다. 지난 해 국내은행 전체에서 늘어난 가계대출은 무려 39조 2000억 원이다.

아무리 중소기업에 대출해주라고 만든 중소기업은행이지만 은행권 전체적으로 가계대출이 40조 원 가까이 늘어날 때 고작 1조 5000억 원밖에 늘리지 못한 것이다.

지난 해 하반기 이후 관련 규제 완화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급격히 늘어났다. 금융감독원의 '국내은행 대출채권 현황'에 따르면 지난 해 늘어난 가계대출 39조 2000억 원 가운데 37조 3000억 원이 주택담보대출이다.

은행별로 봐도 우리은행이 8조 6100억 원, 국민은행이 8조 원, 신한은행이 6조 7000억 원, 하나은행 2조9870억 원으로 많게는 한 해 동안 10조 원에 육박할 정도로 가계대출을 급격히 늘렸다.

 

▲ 단위: 억원, 각 은행 IR자료


하지만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기업은행은 설립 취지에 따라 매년 정부와 가계대출 증가분을 협의해서 한도를 정한다. 중소기업 지원이 주목적이기 때문에 부수적인 가계대출을 무한정 늘리지 못하도록 매년 한도를 묶어두는 식이다.

매년 1조 원 안팎 수준으로 한도가 정해지면서 지난 2012년 엔 9300억 원, 2013년엔 1조 1000억 원, 지난해엔 1조4700억 원의 가계대출을 늘렸다. 지난해엔 그나마 기업은행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한도를 1조 5000억 원 정도로 늘려잡았다. 올해는 다시 1조 원 수준으로 깎였다.


정부는 주택경기 부양과 맞물려 빚을 내 집을 사도록 사실상 조장(?)했지만 한편으로는 가계 빚이 늘어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다 보니 기업은행만이라도 가계부채 문제를 거들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심정도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은행은 개인고객 기반 확대가 절실한 상황에서 가계대출 한도를 비현실적으로 묶어놔 영업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가계대출 잔액이 29조 원 가까이 되는데 이 정도 규모에서 사실 1조 원 정도는 몇 달 만에 금방 늘어난다"고 말했다.

 

결국 가계대출 한도를 맞추기 위해 대출금리를 높이는 식으로 제한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영업 상 누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시중은행과의 경쟁에서도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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