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연초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던 권선주 기업은행장이 또 다시 청년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내용을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 [편집자]
<앵커>
연초,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칭찬을 받으면서 화제가 된 은행장이 있죠? 바로, 권선주 기업은행장 얘깁니다. 그런데 최근엔 권 행장이 신입 행원 선발 문제로 대통령을 흐뭇하게 했다는 얘기가 들리네요. 무슨 얘긴지, 온라인 경제 전문매체 비즈니스워치 원정희 기자 연결해 들어봅니다. 원 기자, 권 행장이 또 대통령한테 칭찬을 받았습니까?
<기자>
그건 아니고요.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최근 기업은행은 올 상반기 200명의 신입 행원 채용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오는 19일, 내일부터인데요. 다음 달 2일까지 기업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 접수를 받습니다.
그런데 기업은행의 채용 발표 시점이 오묘합니다. 15일 그러니까 지난 일요일 저녁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임종룡 금융위원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그리고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을 포함한 5대 금융협회장과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서 최 부총리는 금융권에 청년 일자리 확대를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월요일에 기업은행이 채용 계획을 발표한 겁니다.
<앵커>
그럼, 기업은행이 대통령 코드에 맞추려고 일부러 신입 행원 채용을 진행했다는 얘깁니까?
<기자>
물론 아닙니다. 기업은행은 통상 상하반기로 나눠 각각 200명씩 신입 행원을 뽑았는데요. 작년엔 경기 부진 등으로 하반기에만 200명을 뽑았습니다. 올해도 애초 상반기 200명 채용 계획이 있었고요.
<앵커>
그래서 시점상 정부 정책에 화답하는 모양새가 됐다?
<기자>
그런 거죠. 그리고 정부나 최경환 부총리 입장에선 나쁘지 않은 것이 사실이고요. 게다가 다른 시중은행들이 채용에 소극적인 분위기여서 더욱 돋보이는 모양샙니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아직 채용 계획을 확정하진 못했는데요. 통상 대졸 공채로 상반기 100명, 하반기 200명을 뽑았거든요. 올해도 그 수준이 될 것 같습니다.
하나·외환은행의 경우에는 통합을 앞두고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통상 일반 대졸 공채를 하반기에만 진행하고 있어 은행권의 상반기 채용문이 넓지 않습니다.
<앵커>
기업은행이 신입 행원 공채는 업계에서 치고 나가는 모양새군요. 그건 그렇고요. 원기자. 기억이 잘 안 나서 그러는데요. 권 행장이 대통령한테 뭣 때문에 칭찬을 받았었죠?
<기자>
네. 권 행장은 연초 금융위 등 부처 업무보고에서 핀테크 산업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 토론자로 나선 적이 있었는데요. 그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권 행장을 본받으세요"라고 대놓고 칭찬을 한 겁니다. 이어 "기술금융이나 핀테크에 앞장서고 계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도 언급했는데요.
실제 기업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기술금융 실적이 2조 2165억 원으로 은행 가운데 1등을 기록했습니다. 2위에 올랐던 신한은행의 1조 7360억 원과도 큰 격차를 보이는 실적이었습니다. 이외에도 올해 기술금융을 위해 벤처금융팀을 신설했고, 어제(17일)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습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추천한 핀테크 기업에 금융지원은 물론이고 컨설팅, 창업기업 육성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게 됩니다.
<앵커>
기술금융, 은행 입장에서 쉽지않을텐데... 확실히 기업은행이 발군이군요. 그런데 원 기자, 이거 좀, 권선주 행장이 지나치게 정권의 코드 맞추기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보니까, 정책에 호응하는데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기업은행이 국책은행이니 정책에 호응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 순 있는데요. 그래도 어쨌거나 수익을 내야 하는 은행인데요. 그때 그때 정책 코드맞추기에만 집중하다보면 자칫 은행 건전성 관리나 본연의 업무에서 소홀할 수 있다는 지적도 지속적으로 나옵니다. 실제 기업은행은 작년 모뉴엘 대출 등의 굵직한 이슈에 엮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다른 은행들도 권 행장의 이런 행보에 대해 평가를 했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꼭 권 행장을 두고 한 발언은 아니지만 기술금융과 관련해서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올해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게 있는데요. 정말 돈이 될만한 기술이 있는 곳은 이미 벤처캐피탈 등에서 지원을 받기 때문에 대출이 필요없는 기업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기술금융이란 게 어찌보면 기업금융의 기본에는 맞지 않는다고 얘기했는데요. 다른 은행들도 굉장히 힘들게 실적을 쌓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언급했습니다. 씨티은행이 기술금융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에 방어 차원의 언급일 수도 있지만 크게 틀리진 않아 보입니다.
<앵커>
뭔 얘기죠?
<기자>
네. 기술금융이라는 것이 신용대출에 가깝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을 담보로 해서 대출을 해준다는 건데요. 그만큼 은행이 리스크를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박진회 행장이 언급했듯 돈이 되는 기술을 가진 우량한 회사는 은행 대출이 필요 없고, 결국 나머지 그렇지 않은 곳에 대출을 해주다 보면 부실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깁니다.
지난해 말 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년 말보다 0.02%포인트 상승한 1.45%를 기록했습니다. 이것만으로 건전성을 판단하기는 다소 이릅니다. 대출 건전성이나 부실은 당장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시차를 두고 발생하고 경기변화에도 민감해서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듯 합니다.
<앵커>
권 행장이 정권의 코드만 잘 맞추고 있는 것인지, 정말 잘하고 있는지, 그 여부는 일단 판단을 유보해야 할 것 같네요. 알겠습니다. 원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