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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실적]①덩칫값 못한 4강 하나·NH

  • 2015.02.11(수) 16:09

KB금융도 KB사태로 주춤
신한금융 독주…기업은행 순익 1조 약진

국내 금융그룹 내 1강 3중 판도가 갈수록 확연해지고 있다. 신한금융이 꾸준한 성과를 내면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2위 그룹에선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에 이어 NH농협금융이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리면서 KB사태로 주춤하고 있는 KB금융을 위협하고 있다. 다만 하나금융과 NH농협금융은 여전히 덩칫값을 제대로 하진 못했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이 가운데 기업은행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조 원이 넘는 순이익을 내면서 덩치가 훨씬 큰 하나금융과 NH농협금융을 따돌렸다. 은행만 놓고 보면 국내 최대 은행인 KB국민은행도 넘어섰다.

◇ 신한금융, 순익 2조 클럽 복귀

지난해 주요 금융그룹의 실적은 2013년보다 좋아졌다. 신한금융은 2조 811억 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2012년 이후 2년 만에 ‘2조 클럽’에 복귀했다. 2위인 KB금융의 1조 4007억 원보다 7000억 원 가까이 많았다.

우리은행이 1조 2140억 원, 기업은행이 1조 320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하나금융과 NH농협금융은 각각 9377억 원과 7685억 원을 기록해 1조 원대를 밑돌았다.

순이익 증가율로는 우리은행이 최고였다. 우리은행은 법인세 환입 효과 덕분에 2013년 적자에서 1조 2000억 원대의 흑자로 돌아섰다. 법인세 효과를 제외하면 순이익은 6000억 원대로 뚝 떨어진다. NH농협금융도 우리투자증권 인수 등에 힘입어 순이익이 162%나 늘었다.

특수 요인을 빼면 기업은행이 20.8%로 순이익이 가장 많이 늘었다. KB금융이 10.2%, 신한금융이 9.6%로 뒤를 이었다. 반면 하나금융은 0.4% 증가에 그치면서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조기 통합이 늦어지면서 외환은행 인수 효과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KB금융, 총자산 4위권으로 밀려

덩치 면에서도 신한금융이 굳건히 1위를 지켰다. 지난해 말 현재 신한금융의 연결기준 총자산은 338조 8000억 원으로 2013년보다 27조 5000억 원, 8.8% 늘었다.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한 NH농협금융이 315조 7000억 원으로 2위 자리를 꿰찼다. NH농협금융의 총자산은 전년보다 61조 2000억 원, 24% 넘게 늘었다. 하나금융이 315조 5000억 원으로 그 뒤를 바짝 쫓았다.

KB금융은 308조 3000억 원에 그쳐 4위권으로 밀려났다. KB금융의 총자산은 지난해 16조 2000억 원, 5.5% 증가에 그쳤다. KB사태에 따른 리더십 공백의 여파로 풀이된다. 다만 KB금융이 LIG손해보험을 최종 인수하면 다시 2위권으로 복귀하게 된다. LIG손보의 자산규모는 22조 원 수준이다.

신탁 자산을 포함하면 총자산 판도가 다소 바뀐다. 신한금융이 407조 원으로 여전히 1위긴 하지만 KB금융이 405조 원으로 신한금융과 대등한 위치로 올라서게 된다. NH농협금융이 393조 4000억 원, 하나금융이 391조 6000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 NH농협금융, 약진했지만 덩칫값 못해

지난해 금융그룹 성적표는 신한금융의 독주 속 NH농협금융과 기업은행의 약진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NH농협금융은 우리투자증권 인수와 함께 명실상부한 4강 대열에 올라섰다. 포트폴리오 구성도 가장 탄탄하다. NH농협금융의 은행 비중은 66%로 신한금융의 69%보다 더 낮았다. 하나금융과 KB금융은 각각 85%와 89%를 기록해 은행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NH농협금융은 물론 하나금융도 덩칫값을 제대로 하진 못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NH농협금융은 우리투자증군 인수와 함께 4강 반열에 올랐지만 순이익은 여전히 1조 원대를 밑돌면서 덩치에 비해 체력이 따라주지 못했다.

특히 NH농협금융의 경우 농협중앙회에 내는 명칭사용료와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따른 염가매수차익 등 특수 요인을 빼면 지난해 순이익이 6511억 원에 불과했다. 하나금융 역시 순이익 증가율이 가장 저조했고, 자산도 크게 늘지 않으면서 외환은행 인수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 하나금융, 조기 통합 필요성 절감

반면 기업은행은 1조 원이 넘는 순이익을 내면서 선전했다. 은행만 놓고 보면 국민은행을 따돌리고 신한은행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기업은행의 총자산은 219조 원으로 주요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적다. 직원 수와 지점 수는 국민은행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KB금융은 1조 4000억 원대의 순익을 내면서 신한금융에 이어 2위에 올랐지만, 과거 리딩그룹 이미지는 크게 퇴색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우리투자증권을 비롯한 계열사 매각과 함께 총자산이 270조 원대로 쪼그라들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이 지배구조 문제로 주춤하는 사이 신한금융의 독주 체제가 더 공고해지고 있다”면서 “하나금융과 NH농협금융의 경우 덩치는 커졌지만, 경쟁력은 여전히 2% 부족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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