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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실적]④올해는 가시밭길이자 갈림길

  • 2015.02.12(목) 16:56

NIM 하락에다 자산 확대도 쉽지 않아 수익성 개선 난망
KB·하나·NH 등 2위권 그룹은 재도약이냐 낙오냐 판가름

주요 금융그룹은 올해도 고전이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수익성이 악화일로인 데다, 자산 확대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경기가 더 나빠지면 기업은 물론 가계대출도 부실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당장 새로운 수익원 발굴도 여의치 않다.

특히 2위권 금융그룹은 또 다른 갈림길에 설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윤종규 리더십이 얼마나 잘 작동하느냐에 따라 이미 멀찌감치 앞서고 있는 신한금융을 따라잡을 수 있느냐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하나-외환은행의 조기 통합 없이는 재도약의 계기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인다. NH농협금융은 임종룡 회장이 야심 차게 내세운 자산운용 강화 전략이 경쟁력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 수익성 추락 언제쯤 멈출까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전체 순이익은 6조 2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60% 넘게 늘었다. 하지만 여기에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 구조적인 이익보다는 일회성 요인인 대손비용 축소에 따른 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수익성은 오히려 더 나빠졌다. 지난해 순이자마진(NIM)은 1.79%로 역대 최저로 추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98%보다 0.19%포인트나 더 낮았다. 국내 은행들이 전체 이익의 90% 이상을 이자이익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NIM의 추락은 치명적이다.

더 큰 문제는 NIM이 악화일로에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분기별 NIM을 따져보면 4분기가 가장 나빴다. 지난해 1~3분기 중 1.80% 초반대를 유지하던 NIM은 4분기엔 1.73%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8월과 10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치명타로 작용했다.

이 여파로 신한금융조차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반토막을 면치 못했다. 우리은행과 외환은행은 아예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도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수익성 회복은 요원하다. 심지어 한국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공격적인 자산 확대도 어려울 듯

그렇다고 공격적으로 자산을 늘리기도 쉽지 않다. 작년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함께 가계대출이 자산 확대를 이끌었다. 지난해 가계대출은 39조 2000억 원이나 늘면서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7년 이후 가장 많았다.

반면 올해는 어떤 식으로든 가계대출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가계부채 논란이 계속 불거지면 당국도 관리에 나설 수밖에 없어서다. 게다가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기업 대출 확대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다른 수익원을 찾아야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우선 수수료 수입 확대가 쉽지 않다. 과거처럼 방카슈랑스와 펀드 판매가 활발하지 않은 탓에 금융상품 수수료 수입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뚜렷하다.

당국이 대출금리는 물론 수수료 인하를 압박하고 있어 일반 수수료 수입도 더 줄지 않으면 다행이다. 개인자산관리(PB) 등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자문 수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해외 진출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역시 당장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점에서 주요 금융그룹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격보다는 방어가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2위권 금융그룹은 또 다른 도전과제

이 가운데 금융그룹마다 또 다른 도전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KB와 하나, NH농협 등 2위권 금융그룹은 올해가 재도약이냐 낙오냐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우선 KB금융은 윤종규 회장 취임과 함께 본격적으로 신한금융에 대한 추격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LIG손해보험마저 인수하면 신한금융과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에 나설 수 있는 만큼 무너진 영업력 회복과 함께 리스크관리가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이 숙제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 후 전혀 시너지를 누리지 못했다. 오히려 조기 통합 갈등으로 외환은행의 경쟁력이 갈수록 뒤처지고 있다는 점에서 조기 통합이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NH농협금융의 경우 임종룡 회장이 화두로 내세운 자산운용 전략에 따라 농협중앙회 체제에서 전반적으로 뒤처진 경쟁력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과제다. 오는 6월 임기가 끝나는 임 회장의 연임 여부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임병철 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 소장은 "올해도 금융업은 쉽지 않은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순이자마진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만큼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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