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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꼬이는 인터넷은행과 우리은행 민영화

  • 2016.04.14(목) 11:10

카카오 대기업 지정 이어 여소야대로 은행법 개정도 어려워
우리은행 매각도 동력 상실..이광구 행장, 깊어지는 짝사랑(?)

'갈수록 어려워지지 말입니다.' 인터넷 전문은행과 우리은행 민영화 얘기다.

여소야대의 국회 구성이 현실화되고 총선 참패에 따른 동력 상실 등으로 인터넷 전문은행과 우리은행 민영화 추진은 더욱 어렵게 됐다.

 

▲ 임종룡 금융위원장


◇ 인터넷은행 출범 준비 한창인데…은행법 국회 통과  난망

인터넷 전문은행은 그야말로 갈수록 꼬여만 간다. 금융위원회는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해 기업의 은행 지분한도를 50%까지 늘리는 내용(은산분리 완화)의 은행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총선 이후 은행법 개정은 불투명해졌다.

다음달까지 이어지는 19대 국회에 작은 희망을 걸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 우세하다. 20대 국회에서 새로 법안이 제출돼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데 여소야대 국면서 이 역시 가시밭길이다.

 

금융위는 국민의당이 최근 벤처기업협회에 보낸 공약과 관련한 답변에서 비교적 우호적인 입장을 보인 것을 두고 비관적이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국민의당에 희망을 걸고 있는 셈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를 주도하는 카카오가 대기업그룹(상호출자제한 규제 대상 기업)으로 지정되면서 금융위는 예상치 못했던 복병을 만났다. 금융위는 애초 기업의 은행 소유지분을 확대하는 은행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을 예외로 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카카오는 은행 대주주가 될 수 없다. 관련기사 ☞대기업 승격(?) 카카오…난감한 금융위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예외조항 없이 기업의 인터넷은행 진출을 터준 안이 통과돼야만 가능하다. 금융위 관계자도 "카카오와 KT가 대주주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위 스스로 만든 최소한의 제한 규정을 깬 것이기도 하고, 더욱 큰 폭의 규제완화라는 점에서 국회 논의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K뱅크도 KB금융의 현대증권 인수로 지배구조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KB금융의 주력 자회사인 국민은행이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에 출자한 상태여서 현대증권이 가진 K뱅크 지분 10%를 처분해야 하지만, 대안이 마땅치 않다. 이르면 올 하반기 출범할 두 인터넷 전문은행이 예상치 못한 악재를 연거푸 만나면서 험난한 길을 가게 생겼다.

◇ 이광구 행장 주가 띄우기 한창인데…힘 없고 관심도 없는 정부


우리은행 민영화도 마찬가지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민영화 짝사랑'만 더욱 깊어지는 형국이다.

 

우리은행 주가가 1만원 밑으로 떨어진지 오래되면서 정부의 관심에서 멀어진지도 오래다. 이 때문에 이 행장도 당장 민영화를 거론하기보다 주가 띄우기에 안간힘을 써 왔다. 지난 2월 유럽 기업설명회(IR)에 이어 다음달 미국 IR도 같은 맥락이다. 유럽 IR이후 외국인 매수세가 늘어나는 등 주가도 힘을 받는 분위기다. 8000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14일 오전 현재 장중 9550원을 달리고 있다. 관련기사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꽃보다 주가

 

하지만 정부가 가장 최근 우리은행 지분을 매각한 가격인 주당 1만1350원(2014년말 소수지분 매각가격)까지는 아직 멀었다. 게다가 주가와 무관하게 총선 참패 등의 영향으로 우리은행 민영화와 같은 대형 정책 이슈를 해결하기엔 정부 동력이 한참 떨어진다. 정권 초기 강하게 밀어부쳐도 될까말까한 일이니 더욱 그렇다.

 

정부 입장에선 총선 이후 오히려 전보다 경제 살리기에 더 주력해야 할 판이다. 그동안에도 구조개혁, 금융개혁 등에 밀려 관심 밖이었는데 이제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짝사랑(?)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다음 생(?)을 기약해야 한다는 얘기마저 조심스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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