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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대 굴리던 경제참모진, 수술칼 잘 휘두를까

  • 2016.05.16(월) 09:30

靑 안종범·강석훈 수석, 유일호 부총리 모두 교수 출신
문제는 기업 구조조정…"적시적소 대응 가능할까" 의문

청와대가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주요 참모진을 개편했다.

특히 기존 안종범 경제수석을 정책기획수석으로,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을 경제수석으로 낙점하면서 경제팀 진용을 새롭게 꾸렸다.

안종범, 강석훈 수석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브레인으로, 나란히 현 정부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만큼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함께 찰떡궁합이 예상된다.   

다만 경제정책의 삼각편대가 모두 실전경험이 떨어지는 교수 출신이라는 점에서 기업 구조조정을 비롯한 시급한 현안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 청와대, 정부, 새누리당 궁합 무난

 

청와대는 전날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을 신임 경제수석으로 기용했다. 기존 안종범 수석은 정책기획수석으로 자리를 옮겨 정책 전반을 관할하게 된다.

안 수석과 강 수석은 모두 박근혜 정부의 핵심 경제 브레인으로 통한다. 두 사람 모두 박근혜 캠프에서 각종 공약 개발에 함께 참여했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도 각각 고용복지분과위원과 국정기획조정분과위원으로 현 정부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렸다.

이번 인사는 박근혜 정부의 집권 후반기도 큰 변화 없이 기존 경제정책의 틀을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새누리당 간 원활한 소통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강 수석과 안 수석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함께 새누리당 내 '위스콘신대 3인방'으로 꼽힐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와도 국정철학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당정청 간 소통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특히 안 수석은 유 부총리와 서울대 경제학과 선후배로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담은 ‘건강한 복지를 꿈꾼다’의 공동 집필할 정도로 개인적인 친분이 두텁다. 경제참모진끼리 그만큼 손발이 잘 맞는다는 얘기다.

◇ 구조조정 역할엔 우려 목소리

 

반면 경제참모진의 손발이 맞는 만큼 차별화 측면에선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비등한 상황인데도, 최측근 인사들을 중용하면서 재차 마이웨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재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번 참모진 교체는 총선 민의와 거리가 있는 인사"라며 "특히 안종범 경제수석을 정책조정수석으로 자리 이동만 시켰고, 경제정책 등 국정기조에 대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최대 현안인 기업 구조조정을 잘 풀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강석훈 수석은 구조개혁론자로 기업 구조조정과 함께 산업재편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실전 경험이다. 안종범 수석도, 강석훈 수석도, 심지어 유일호 경제부총리까지 실전 경험이 전혀 없는 학자 출신이다 보니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수만 명의 일자리가 달린 대기업의 생사를 좌지우지하고, 여기에 맞게 응급처방을 내려야 하는 전시상황에서 이론가 집단만으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구조조정 현장은 말 그대로 수많은 기업의 생사가 달린 전쟁터”라면서 “펜대만 잡고 있던 경제참모진이 과연 적시적소에 메스를 대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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