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5일부터 시중은행에서 연 6~10%대의 중금리 대출 상품이 나온다. 4~7등급의 중신용자면 소득 등에 따라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고, 최대 5년 동안 원리금 균등 상환을 하는 상품이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이런 내용의 중금리 대출 상품 '사잇돌'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농협·신한·우리·하나·기업·국민·수협·제주·전북 등 9개 은행에서 내달 5일부터 판매하고, 9월부터는 다른 지방은행과 저축은행 등에서도 같은 상품이 나온다.
◇ 소득 따져 최대 2000만원…5000억원 공급
대출 대상은 일정 수준의 급여와 사업 소득이 있고, 신용등급이 4~7등급인 이들이다. 재직 기간 6개월 이상의 근로소득자 중 소득이 2000만원 이상이거나, 1년 이상 사업소득자 중 소득이 1200만원 이상이어야 가능하다. 연금소득이 1200만원 이상이어도 된다.
예를 들어 근로소득이 1000만원이고, 연금소득이 500만원 이라면 두 소득을 합한 1500만원을 기준으로 소득 요건을 판단한다.
대출 한도는 최대 2000만원이며, 거치기간 없이 최대 60개월 이내에 원리금 균등상환하는 방식이다. 금리는 6~10%대로 책정한다. 은행 창구에 방문해 증빙 서류를 제출하면 당일 대출도 가능하다. 신한과 우리은행의 경우 모바일 대출 신청도 된다.
금융위는 일단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통해 5000억원을 공급하고, 이후 추가 공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완규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신용등급 8등급 이하라도 성실상환자이거나, 안정적인 소득이 있는 경우 대출이 가능할 수 있다"며 "다만 금융권 대출을 연체하고 있는 경우 대출이 거절된다"고 설명했다.
◇ "위험 분담 구조…시장 확대 기대"
이 상품은 은행과 서울보증보험이 보험 협약을 체결해 출시한다. 은행이 일정 보험료를 내면, 서울보증보험이 원금을 전부 보장하는 방식이다. 다만 지급 보험금이 보험료를 150% 초과하면 은행이 추가 보험료를 납부한다. 은행과 서울보증보험이 손실을 분담한다는 의미다.
| ▲ 사잇돌 중금리 대출 구조 |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회사 공동의 위험 분담 구조를 마련함으로써 리스크 평가가 어려운 중금리 시장에 진출할 여건을 조성했다"며 "향후 중금리 대출 경험과 데이터가 축적돼 시장이 확대되면 금융 시스템 안정성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