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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의 옥동자' ISA' 천덕꾸러기 전락

  • 2016.09.29(목) 11:31

국감 시즌에 깡통계좌·저조한 수익률 또 '도마'
국민재산 취지 무색...회의적 시각 갈수록 커져

"옥동자처럼 생각해서 출시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여기저기서 지적당하고, 난타당하고...ISA는 경쟁력 있는 상품이지만 진화가 덜 된 상품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세제 혜택 확대 등 ISA를 발전시키기 어렵습니다."

지난 9월 기자간담회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옥동자로 지칭했던 ISA가 국정감사 시즌에 국회의원들로부터 난타를 당하면서 또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ISA는 출시 당시부터 불완전판매와 과당 경쟁, 수익률 공시 오류 등 숱한 논란을 달고 다녔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논란이 잦아들기는커녕 오히려 회의적인 시각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ISA 출시 4개월만에 해지 금액이 1000억원을 넘어서면서 상품 자체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회사 임직원이 개설한 ISA 계좌의 상당 수가 깡통계좌로 집계되면서 과도한 실적 경쟁에 따른 부작용도 가시화하고 있다.  

금융위가 국민재산 증식이란 취지로 야심차게 도입했지만, 사전 준비 미흡과 과도한 실적 경쟁 등에 부딪히며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는 분위기다. 


◇ 임직원 계좌 35%는 '깡통'‥"무리한 실적경쟁 탓"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과 증권회사 임직원이 자신의 회사에서 개설한 ISA의 35%가 1만원 이하의 깡통계좌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말 기준으로 은행과 증권사 임직원이 자사에 개설한 계좌 수는 8만9000개이고 이 기운데 1만원 이하 소액 계좌는 3만1000개(은행 2만5000개, 증권 6000개)에 달한다.

은행의 경우 자사 임직원 계좌 가운데 10만원을 넘는 계좌는 2만3000개에 불과했고, 증권사 역시 7000개에 그쳤다. 금융회사 임직원들이 재테크 목적보다는 실적압박과 경쟁으로 인해 계좌 수만 늘리면서 깡통계좌를 양산했다는 분석이다.

◇ 해지금액은 1000억원 넘어

지난 3월 ISA 출시 이후 4개월만에 해지금액은 1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해지 계좌는 7500개에 달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ISA 가입자 및 투자금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7월 현재 ISA를 해지해 반환된 투자금액은 1017억원에 달했다.

해지금액은 지난 3월 30억원에서 누적기준으로 ▲4월 127억원 ▲5월 280억원 ▲6월 599억원으로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반면 지난 6월말까지 월별로 4000억원 이상 유지됐던 신규 가입금액도 7월들어선 194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신규 가입금액은 줄고 해지금액이 늘어난 것은 ISA 수익률이 기대치에 못미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일임형 ISA 출시 3개월이 지난 신한, 국민, 우리, 기업은행의 7월11일 기준 모델포트폴리오(MP) 수익률은 높아야 1% 초반에 불과했다.

총 34개 MP 중에서 12개는 오히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박용진 의원실 관계자는 "적금보다 못한 초라한 실적"이라며 "애초의 서민재산 증식이란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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