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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보험금 논란 '종지부'…금감원·보험사 모두 상처만

  • 2017.02.24(금) 13:39

금감원, 예상 깨고 하루 만에 '중징계' 결론
금감원 서슬에 교보 변심…삼성·한화도 행정소송 어려울 듯

금융감독원이 자살보험금 미지급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에 대해서는 지급할 수 없다며 버텨왔던 삼성과 한화생명에 대해 대표이사 문책경고와 일부 영업정지를 포함한 중징계를 내렸다. 막판까지 버티다 제재심 직전 모든 미지급 건에 대해 보험금을 주겠다고 발표한 교보생명의 경우 최고경영자(CEO) 중징계를 간신히 피했다.

'예민한 사안인 만큼 바로 결론을 내지 못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과 달리 금감원은 지난 23일 열린 제재심의위원회에서 8시간 만에 중징계 결정을 끌어냈다. 이로써 자살보험금 미지급 건을 두고 금감원과 보험사가 지루하게 끌어온 다툼은 어느 정도 마무리 수순을 밟게 됐다. 중징계를 받은 삼성·한화생명이 이번 결정에 불복해 행정 소송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막판 교보생명의 '변심'으로 동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 금감원, 삼성·한화생명 CEO 중징계 결정

금감원은 이날 제재심에서 삼성생명(3개월)과 한화생명(2개월), 교보생명(1개월)에 각각 일정 기간 재해사망보장 신계약 판매를 할 수 없는 일부 영업정지를 내렸다. 또 김창수 삼성생명 대표와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에게 문책경고를,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에게 주의적 경고를 각각 내렸다.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받으면 연임은 물론 향후 3년간 금융회사 임원 선임이 제한된다. 경징계에 해당하는 주의적 경고의 경우 최고경영자 직위를 유지할 수 있다. 금감원은 또 이들 보험사에 3억9000만원~8억9000만원의 과징금도 부과했다.

금감원 제재심의 결정은 금감원장의 결재나 금융위원회 부의를 거쳐 확정된다. 종종 제재심의 결과가 바뀔 경우가 있지만, 이번에는 그대로 확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보험사들이 이번 결정에 불복해 행정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남아 있긴 하다. 그러나 앞서 교보생명이 모든 건에 대해 지급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삼성·한화생명의 불복 움직임에 동력을 잃었고, 서슬 퍼런 금감원과 끝까지 갈등을 이어가는 게 실익이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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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앞서 자살보험금 미지급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다른 건을 이유로 삼성생명에 역대 최대 수준인 2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보험업계에선 이 징계가 자살보험금 미지급 건의 '사전 경고장'이라고 해석했다.

◇ 금감원 '뒷북대응', 보험사 '신뢰 추락'

이로써 금감원과 보험사들의 진흙탕 싸움은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양측 모두 불명예스러운 상처를 남겼다.

보험사의 경우 '약관'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고, '실수'라는 이유로 약관을 지키지 않아 소비자의 신뢰를 스스로 내팽개쳤다는 비판을 받는다. 또 금감원과의 갈등 과정에서 중징계를 피하려 자살보험금 지급 범위를 이리저리 바꾸는 등 원칙과 신뢰와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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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역시 비판에 자유롭지 못하다. 금감원이 약관에 문제가 있는 보험 상품을 승인해준 데다가, 10년 가까이 이 상품이 팔렸는데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돼왔다.

또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 범위를 기간에 따라 이리저리 바꿀 수 있었던 것은 금감원의 '뒷북 대응' 때문이기도 하다. 보험사들은 금감원이 '행정적으로' 처벌을 내릴 수 있는 기간에만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는 식으로 대응해왔다. 보험사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시점(2011년 1월 24일)이나, 혹은 업계에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권고를 내린 날(2014년 9월 5일)로부터 2년 전까지만 지급하겠다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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