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DGB금융의 실적은 지방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뒷걸음 했다. JB금융은 광주은행 인수 이후 잘 나가다가 복병을 만났다. 공격적으로 덩치를 불리는 과정에서 소홀했던 리스크 관리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 악재 속 최고 실적 낸 BNK
BNK금융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683억원으로 지방금융그룹 중 가장 높았다. 2위인 DGB금융과도 두 배 가까이 차이 난다. 전년 동기보다 5.8% 늘었으며, 분기 실적으로 역대 최고다.
성세환 BNK금융 회장이 시세 조종 혐의로 구속돼 경영 공백 상태인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적이다. BNK금융은 지난 4월 박재경 부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해 발 빨리 대응에 들어갔다.
악재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하는 원화대출금이 실적을 견인했다. 부산과 경남은행의 원화대출금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6.3%, 9.5%씩 증가했다. 지난 1분기에는 부산시 단기대출 3800억원과 경남은행의 중도금대출 5143억원을 집행하면서 호조를 보였다.
◇ 뒷걸음 한 DGB, 리스크 관리 들어간 JB
DGB금융의 경우 2014년 인수한 DGB생명의 공정가치차액 상각 이익 감소에 따라 순이익이 10.4%줄었다. 이 이익은 작년까지만 해도 분기마다 60억원가량 잡히다가 올 들어 급감했다. DGB금융 관계자는 "현재 상각을 80%가량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더 이상 실적에 호재로 작용할 수 없는 셈이다.
총 영업이익도 지방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BNK금융이 전년 동기보다 5.2%, JB금융이 13.7% 증가하는 동안 대구은행은 2.9% 줄었다. 대구은행의 원화대출금 성장률이 5.1%로 지방은행들 중 가장 낮은 영향이 컸다. 박인규 DGB금융 회장의 연임 이후 첫 성적표치고는 초라하다는 평가다.
반면 JB금융은 올해에도 순이익을 13.7% 늘리면서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수도권 진출, 가계대출 확대 등으로 공격적으로 덩치를 불리면서 전북은행의 원화대출금이 15.4%, 광주은행이 17.6% 증가했다.
외형 성장에 치우치면서 리스크 관리가 허술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JB금융은 지난 1분기에 전북은행의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예상 손실을 반영해 충당금을 20.9% 늘렸다. 대우조선에 대출 지원이 아닌 회사채 투자를 한 건 은행권에선 보기 드문 일이다.
전북은행은 지난 해 말에도 은행들 중 유일하게 실시한 축산물담보대출에 대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1금융권으로서 이례적 현상이 계속돼 리스크 관리 능력 우려를 키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