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국회에 발목 잡혀 있는 은산분리 완화다. 인터넷은행에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주는 법안이 통과하지 못하면 인터넷은행의 초반 돌풍이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제3 인터넷은행의 파급력이나 실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 한 달 만에 300만 고객 끌어모은 '카뱅'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에 이어 출범한 카카오뱅크의 지난 한 달간 실적은 놀라울 정도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7일 서비스를 개시한 뒤 한 달 만에 신규 고객 307만명을 끌어모았다. 예·적금 등 수신액은 1조 9580억원이고 대출금은 1조 4090억원에 달한다. 체크카드를 발급 신청 건수는 216만 건이다.
카카오톡 가입자가 4000만명 이상이고 고객 증가세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자료=카카오뱅크 |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카카오뱅크에 밀리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지난 4월 출범한 케이뱅크 역시 신규계좌 수 46만좌가량으로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다.
◇ 3호 인터넷은행 내년 출범 전망 '솔솔'
카카오뱅크가 '대박'을 치면서 국내 세 번째 인터넷은행 출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미 국내 1~2호 인터넷은행을 인가하면서 분위기가 좋으면 추가 인가까지 고려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린다는 점에서 '잠재 사업자'들 역시 물밑 작업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예정대로 3호 인터넷은행 인가를 추진한다면 내년 출범을 목표로 올 연말쯤 구체적인 계획과 일정을 발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추가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며 "다만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아직 출범 초기인 만큼 일단은 분위기를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 김용범 금융위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금감원 연수원에서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 태스크포스' 1차회의를 열고 금융당국, 연구원, 업계 관계자들과 개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
최근 금융위가 금융시장에 새로운 사업자 탄생을 촉진하겠다며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는 등 제3 인터넷은행의 출범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위는 "혁신적 시장 참가자의 진입을 유도해 금융 산업 내 경쟁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금융 산업 전체의 혁신과 발전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인터넷전문은행을 꼽았다.
◇ SK텔레콤·네이버 등 잠재 후보 거론
금융권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제3 인터넷은행의 잠재 후보권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참여한 주주와 사업 영역이 겹치는 업체들이 거론되고 있다. 아직 인터넷은행에 참여하지 않은 대형 시중은행인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이 거론되고 KT(케이뱅크)의 경쟁 업체인 SK텔레콤, 카카오의 경쟁 업체인 네이버 등도 언급된다.
지난 예비인가에서 떨어졌던 인터파크 컨소시엄 업체들인 GS홈쇼핑과 BGF리테일, IBK기업은행 등도 잠재 후보자다. 인터넷은행의 사업성이 인정받을 경우 1~2호 인터넷은행과는 전혀 다른 사업 영역의 업체들이 새로운 구성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