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서 이번 논란이 금융위원회의 기능 중 일부를 금융감독원에 넘기는 등의 '금융감독 체계 개편' 논의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
◇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다시 수면 위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감원을 공공기관에 지정하도록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난 채용 비리와 임직원 주식매매 등을 개선하기 위해 공공기관 지정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한 답변이다. 이와 관련해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협의하고 상의해야 할 일 중 하나"라고 했다.
금감원은 '무자본 특수법인' 형태의 반민·반관(半官半民) 조직이다. 공적인 일을 수행하기는 하지만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금융감독 업무에 자율성과 독립성을 준다는 취지에서 특수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금감원 조직 내부 문제나 감독 소홀 문제 등이 불거질 때마다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정부의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감원은 실제 지난 2007년에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월에 해제되기도 했다. 해제 당시에도 논란이 적지 않았다.
이후 2011년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당시 금감원 직원들이 비리에 연루되면서 공공기관 지정 논란이 불붙었다 가라앉았고 지난 2013년 동양그룹 부실 사태 당시에도 같은 논란이 있었다.
금감원은 술렁이고 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잘못한 게 있기 때문에 관리 강화에 대한 얘기는 당연히 나올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미 금감원은 금융위와 국회 국정감사, 감사원 등을 통해 상시 감독을 받고 있어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했다.
◇ '금감원 기능 강화' 금융감독 체계개편 어쩌나
금감원 관리 강화와 독립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금융감독 체계 개편'에 대한 논의에도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정부가 공언한 금융감독 체계 개편은 금융위의 기능 중 '감독 기능'을 금감원에 넘기는 게 골자인데, 이는 금감원의 독립성을 저해하는 공공기관 지정과 상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최종구 금융위원장. |
금감원의 조직 내부 문제가 드러나면서 '금융감독 체계 개편' 논의가 힘을 잃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면서 금융감독체계 개편이 동력을 잃을까 걱정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논란이 금융위와 금감원의 기 싸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의 방만 경영 등이 주목받을수록 금융감독 체계개편에 대한 목소리가 힘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금융위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다"고 했다.
앞서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국정감사에서 개인 의견이라는 전제로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은 분리하는 게 좋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경우 금융정책은 기획재정부가 맡고 감독 기능은 금감원이 맡게 되면서 현재의 금융위는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