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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노조 금융당국에 요구한 3가지 어떻게 되고 있나

  • 2019.06.05(수) 12:39

부가서비스 축소, 당국 가이드라인 기다리는 중
레버리지규제 완화 진전없고 수수료하한선은 식물국회
노조는 일단 파업 유보

카드사 노조가 금융당국에 가맹점수수료 하한선 마련과 레버리지 배율규제 완화, 부가서비스 축소 등 3대 요구조건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5월말 파업을 하기로 했지만, 일단 유보 상태다. 노조 측은 당국과 정치권이 대화에 잘 나서주고 있어 향후 요구사항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 노조 측의 요구사항이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당국의 입장은 큰 틀에서 변화가 없고 정치권도 실제 입법까지 가기에는 갈길이 멀다는 입장이다.

지난 4월12일 금융공투본과 카노협이 기자회견을 열어 총파업 결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요구사항 진전있다" 파업 유예

금융노동자 공통투쟁본부(금융공투본)와 카드사노동조합 협의회(카노협)는 지난 4월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형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하한선 마련 ▲레버리지 배율 차별 철폐 ▲부가서비스 축소 즉각 시행 등 3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5월말까지 진전이 없다면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결의했다.

금융당국이 주도한 '카드사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TF'가 오히려 카드사의 경영위기를 초래해 카드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노조의 입장이 담긴 결의였다.

하지만 6월이 되도록 요구사항 중 받아들여진 것은 없다. 노조는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노조 측은 "논의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당장 행동에 나서지는 않겠다"며 파업을 유예한 상태다.

노조 측은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노조의 대화요구를 피하지 않고 일부 진전도 있다는 입장이다.

한 카드노조 관계자는 "늦어도 6월안에 해당 요구사항에 대한 상황을 정리해 총파업 단행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부가서비스 축소 가이드라인 기다리는 중

우선 부가서비스 축소 요구는 현재 '카드사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TF'의 후속조치로 금융당국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중이다. 당초 1분기 중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예정이었으나 각 카드사와 당국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진행이 더디다. 당국은 이달안에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예정이다.

카드사는 부가서비스 축소에 대한 재량권을 카드사가 가져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당국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감소하는 수익을 마케팅 축소를 통해 보전하도록 유도하는 만큼 부가서비스 축소를 보다 쉽게 할 수 있어야 마케팅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당국은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현행과 같이 당국의 약관심사권을 통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마케팅비용 축소는 카드혜택보다는 신규상품 출시에 따른 판촉비나 일회성 이벤트를 줄여 달성하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완성된 가이드라인을 본 뒤 판단을 해도 늦지 않다"며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 레버리지 배율규제 완화, 완고한 당국 vs 설득하겠다는 노조

두번째 요구사항인 레버리지 배율 완화는 카드사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았던 쟁점이다. 당국과 노조의 대화는 이어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결론은 도출되지 않고 있다.

현재 카드사는 총자산이 자기자본의 6배를 넘지 못한다. 자본확충이 충분하지 않아 6배에 가까워진다면 대출상품 판매가 어려운 구조다.

카드사 대출사업은 수수료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유일한 동아줄이다.

하지만 레버리지 배율에 다다른 일부 카드사는 사업을 제대로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우리카드의 레버리지 배율은 6배에 이르렀고 , 롯데(5.8배)·KB국민(5.2배)·하나(5.1배)·현대(5.0배)도 한도가 얼마 남지 않았다.

카드사 노조는 레버리지 배율 규제가 카드사 전체를 억누르고 있어 카드노동자의 생존이 위태롭다고 설명한다. 수익을 늘리기 위해 대출 등을 통해 자산규모를 늘려야 하는데 그게 막혀 있으니 감원 등을 통해 비용절감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노조 측은 레버리지 배율 산출 공식 변경 등으로 카드사에 여유를 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금융당국은 카드사 레버리지 배율을 6배 이상으로 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 카드사 노조 관계자는 "실제 TF 논의과정에서 레버리지 배율 산출 방법에 대한 논의가 많았다"며 "여러가지 대안이 있는 만큼 당국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입법 필요한 수수료하한선 요구…국회 개회조차 불투명

세번째 요구사항인 대형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하한선 마련은 금융당국보다 정치권을 주목하고 있다. 입법이 필요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최근 대형가맹점과 수수료 협상을 진행 중인 카드업계로서는 수수료 문제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특히 중·소형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 인하를 적극적으로 유도한 당국이 대형가맹점과 카드사의 협상에서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며 팔짱만 끼고 있다보니 원망이 많다.

카드노동조합협의회 관계자는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 대부분이 수수료 하한선 필요성에 공감하며 카드사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주고 있다"며 "일부 의원들과 함께 해당 방안이 담긴 입법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정무위 관계자가 전한 분위기는 다르다. 한 정무위 관계자는 "현재 6월 임시국회 개회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새로운 입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올리기에는 시간이 크게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국회는 개회 자체가 불발된 경우가 많다보니 의안 본회의 처리율이 30%도 되지 못하는 식물국회"라며 "노조 측의 희망처럼 빠른 시일내에 수수료 하한선에 대한 의미있는 입법절차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분위기에 카드업계는 자포자기하는 분위기다. 노조가 파업까지 결의하며 요구사항을 내세우긴 했지만 당국의 시간끌기와 식물국회 앞에서는 대응할 방법이 없다는 불만이 높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당국이나 국회가 대화는 하는 상황에서 노조로서는 파업을 단행할 명분을 잃게 된다"며 "실제 파업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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