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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가" 논란 속 2년만에 베일벗은 '환경책임보험사업단'

  • 2019.10.15(화) 16:19

필요성·설립자금 등 논란에 지각 설립..내년 본격 사업
영리법인 계획했다 비영리로 전환..사업범위도 축소
DB·농협·AIG·삼성·현대 등 사업참여사 분담금으로 운영
'환경책임보험' 제도개선, 사업영위 위한 연구·자문 역할

설립자금을 놓고 정부와 보험업계가 갈등을 빚었던 '환경책임보험사업단(이하 사업단)'이 2년만에 베일을 벗었다. 당초 영리법인을 목표로 잡았던 정부 계획과 달리 비영리법인으로 변경되고 사업범위도 계획보다 축소됐다.

◇ 2년 지각 설립..왜?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사업단은 지난 8월1일 설립돼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지난 14일 사업단장 임용을 위한 공모를 냈으며 12월 최종 후보를 가려 조직이 완비되면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사업단은 정부가 2016년 의무보험으로 지정한 환경책임보험 관리를 위해 설립을 추진한 단체다. 당초 2017년 8월께 법인 등기를 완료할 예정이었지만 계획보다 2년이나 늦어졌다.

이는 당시 환경부가 사업유지를 위해 사업단 설립이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던 반면, 설립 자금을 대야했던 보험업계에서는 불필요한 단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환경오염피해 배상책임 및 구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환경부장관은 필요시 다수의 보험자가 공동으로 책임을 지는 환경책임보험사업단을 구성할 수 있지만 보험자 및 사업자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보험업계는 사업단의 역할이 이미 보험사나 보험연구원, 보험개발원 등이 일상적으로 하는 업무와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며 반대했었다.

실제 당시 환경부가 출자자를 모집하며 낸 공고에 명시된 사업단 주요업무에는 ▲보험가입 대상사업장 위험도 조사・평가 ▲보험금 청구 건에 대한 손해평가(사정) ▲환경책임보험 제도관련 조사・연구 ▲환경책임보험 사업관련 컨설팅서비스 ▲환경책임보험 전산시스템 개발・관리 ▲환경책임보험 제도 및 갱신관련 교육・홍보 ▲기타 환경책임보험관련 위탁사업 등이 포함됐다.

보험사와 유관기관들이 이미 하고 있는 업무인데다 전문적인 손해사정사 등의 인력을 보유하고 전산설비를 갖춰야 하는 등 비용부담이 큰 업무들이다.

자본금은 최대 10억원으로 환경책임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DB손보(당시 동부화재), 농협손보, AIG손보가 자본금의 45%를 분담하도록 했었다.

당시 보험사들은 환경책임보험에서 '점진적 오염'을 인정하면서 향후 손해율 상승을 짐작하기 어려워 전전긍긍하던 차였다. 여기에 정부가 사업단 구성을 위한 자본금까지 내라고 하니 반발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일각에서는 특정 보험상품 관리를 위한 법인 설립이 이례적이어서 '정부의 밥그릇 챙기기'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환경책임보험이 높은 보험료 대비 초기 손해율이 낮아 매출에 긍정적으로 평가되면서 보험업계 시선도 달라졌다.

올해 2월 사업기간 만료로 새 사업자를 뽑는 컨소시엄에는 기존 사업자인 DB손보, 농협손보, AIG손보뿐 아니라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이 새롭게 참여해 꾸려졌다. 환경책임보험의 사업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이후 사업단 설립이 다시 추진되면서 당초 영리법인이 아닌 비영리법인으로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영리법인은 수익사업을 통해 그 이익을 구성원에게 분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만 비영리법인은 공익 또는 영리가 아닌(비영리)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법인사업에서 발생한 이익을 구성원에게 분배해서는 안되며, 다만 비영리사업의 목적달성을 위해 부수적으로 영리행위를 하는 것만 인정된다.

비영리법인이다 보니 자본금은 별도로 없고 사업에 참여하는 참여사들이 사업참여 비율에 맞춰 사업비 분담금을 내는 형태로 조성됐다.

보험사별 참여비율은 DB손보가 45%로 대표보험사를 맡았으며, 농협손보 30%, AIG손보 10%, 삼성화재 10%, 현대해상 5%순이다. 전체 분담금은 14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환경책임보험은 대표보험사에서 판매와 보상을 일괄적으로 한 후 참여비율에 따라 정산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사업단의 업무범위도 당초 범위보다 줄었다. 손해평가, 위험도 평가 등의 자체 전문인력이 필요한 업무는 제외되고 환경책임보험에 대한 홍보, 제도개선, 연구관련 지원 등의 업무가 주요사업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사업단 관계자는 "환경책임보험사업단은 비영리사단법인으로 환경책임보험 관련 제도개선 연구와 발전방향, 손해사정 지원 업무 등 사업자들과의 공동작업을 중심으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설립취지에 맞게 사업범위를 늘려갈 예정이며 업무확대 범위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 여전히 "자리만들기" 지적 나와  

일각에서는 여전히 사업단 설립 자체애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영리법인으로 전환됐다고는 하나 사업단의 업무가 보험사나 기존 보험연구원, 보험개발원의 업무와 크게 차별점이 없다"며 "건당 보험료 규모가 크긴 하지만 농작물재해보험과 비교하면 가입대상 범위나 관리유인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굳이 별도법인을 만들 유인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 보험업계 반대로 출범이 지연되면서 흐지부지될 것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결국은 추진됐다"며 "(환경부)산하기관이 아닌 별도법인이지만 정부 입김이 세다보니 참여사들의 경우 제대로 반발도 못하는 상황이어서 여전히 '자리만들기'란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환경책임보험사업단장 지원자격 요건은 관련 분야 자격증이나 박사학위 소지자중 공무원 또는 민간근무·연구 경력 10년 이상, 관련분야 근무·연구경력 6년 이상이 대상이다.

경력자의 경우 공무원은 관련분야에서 3~5년 이상 근무하고 고위공무원이나 3, 4급 등에 1년 이상 근무경력이 있는 자, 민간의 경우 관련분야 2~4년 이상 근무자로 부장 이상 직위로 5년 이상 근무 또는 임원 등 경력이 있거나 대학 부교수 이상 근무 경력이 있는 자가 대상이다.

서류접수는 11월 15일까지며 최종 후보자 선발은 12월 6일, 임기는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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