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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배상비율 최대 80%…은행 부실 내부통제도 책임

  • 2019.12.05(목) 17:51

분조위 DLF 배상비율 40~80% 결정
불완전판매(30%)에 내부통제 부실책임(20%) 적용
투자경험·규모 등에 따라 가감…은행 "결정 따를 것"

5일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는 해외금리연계 DLF(파생결합펀드) 투자손실 6건에 대한 배상비율을 40~80%로 결정했다. 지난달까지 분쟁조정 276건이 접수됐고 이중 손실이 확정되고 불완전판매가 확인된 6건이 분조위 안건으로 상정됐다.

배상 비율의 기준은 55%다.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를 위반한 불완전판매에 대해 기본배상비율 30%를 적용하고 은행 본점의 내부통제 부실책임에 대해 20%, 초위험상품 특성 5%를 각각 더한 것이다. 여기에 고령자 설명 소홀, 투자경험, 투자규모 등의 상황에 따라 가감했다. 이번에 나온 80%는 역대 분쟁조정비율 중 최고치다.

분쟁조정에서 은행의 과도한 수익추구 영업전략과 내부통제 부실에 대해서 배상비율을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은행은 DLF를 1년에 2~3번 선취수수료(0.8%~1.4%)를 받을 수 있는 '2·3모작 상품'으로 판매를 독려하고 교육자료에는 '손실확률 0%' 등 긍정적 내용만 실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초고위험상품 목표고객을 '정기예금 선호고객'으로 선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DLF 사태 이후에 "금감원 조사역이 증거를 제시하기 전에는 '그런 적 없다' 또는 '기억없다'고 답해라"는 내용의 법률상담용 자료를 PB에게 배포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아래는 이번에 배상비율이 조정된 6건의 사례다.

최고 배상비율(80%)을 받은 투자자는 난청과 치매를 겪고 있는 79세 노인이었다. 우리은행은 이 투자자의 투자성향을 '적극투자형'으로 임의 작성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증 치매환자는 아니지만 치매 진단 등을 고려해 80% 배상비율을 정했다"며 "나중에 법원에서 사기 판결이 나면 100%까지 배상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투자경험이 없는 60대 주부는 75% 배상을 받았다. 우리은행은 PB의 자산관리를 받아본 경험이 없는 이 주부의 투자자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임의작성했다. 또 손실확률이 0%였다는 점만 강조하고 손실위험을 알리지 않았다.

정기예금을 문의했는데 DLF를 권유받은 투자자는 65%의 배상을 받았다. 하나은행 직원조차도 DLF 기초상품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이 투자자에게 잘못 설명했다.

DLF의 기초자산을 혼동한 투자자는 55%의 배상을 받았다. 하나은행 직원은 'CMS(이자율스와프)을 아느냐'고 질문하자 이 투자자는 'CMS(자금관리서비스)계좌에 가입한 적 있다'고 답했는데도 하나은행은 투자자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임의 작성했다. 다만 모니터링콜 이후 은행직원으로부터 '계약철회 가능함'을 안내받고도 계약을 유지한 점은 배상비율 차감요소로 반영됐다.

배상비율이 40%로 가장 낮은 투자자는 과거 투자경험이 6번 있었고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를 일임했다는 점이 차감요소로 반영됐다. 우리은행 직원이 이 투자자에게 먼저 전화걸어 DLF를 "안전하고 조건 좋은 상품"이라고 소개했지만 손실배수 등 위험성은 알리지 않았다.

가입금액이 3억원이고 은행직원에게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를 일임한 또 다른 투자자는 40% 배상을 받았다. 하나은행은 이 고객의 투자성향을 묻지도 않고 '20% 손실 감수 가능' 등으로 임의 체크해 '공격투자형'으로 분류했다.

이번 조정안은 조정 신청인과 은행이 조정안 접수 20일 이내에 조정안을 수락하면 조정이 성립된다. 나머지 조정대상은 분조위 배상기준에 따라 자율조정 등 방식으로 처리된다.

이번 배상비율은 최종 확정안은 아니다. 현재 사기 판매 여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수사 결과에 따라 재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이 조정결정문에 명시된다.

이날 분조위 결정에 대해 우리은행은 "분조위 결정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며 "조속한 배상절차를 진행해 고객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분조위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며 "최대한 빠르게 배상절차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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