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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전박대에서 아이돌 대접까지…롤러코스터 탄 윤종원

  • 2020.01.29(수) 15:52

노조 출근거부 등 우여곡절 끝 취임식
"비온 뒤 땅 굳어"‥소통·공감 강조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29일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 출근하고 있다.

29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윤종원 행장이 출입문을 들어서자 로비를 가득 메우고 있던 직원 300여명이 일제히 박수를 쳤다. 지난 2일 행장으로 임명되고도 노조의 반대로 27일째 은행 밖을 떠돌던 걸 감안하면 드라마틱한 반전이다.

빨간 머리띠를 두르고 출근길을 막아서던 이들도 찾을 수 없었다. 윤 행장이 엘리베이터를 타기까지 5분 동안 박수가 이어졌고 그 사이 스마트폰을 꺼내 그의 사진을 찍는 직원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로비에는 윤 행장의 상반신 사진이 담긴 대형 플래카드가 걸렸다.

이날 윤 행장은 아이돌 부럽지 않은 스타였다. 출입문 앞에서, 15층 취임식장에서 두차례 꽃다발을 받았고 얼마전까지 그를 막아서던 김형선 노조위원장에게는 "이제 가족이 됐다. 두 팔 벌려 환영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7일 윤 행장과 김 위원장이 노조추천이사제와 희망퇴직 등 6개항에 합의하면서 '낙하산 인사'라는 주홍글씨가 눈녹듯 사라졌다. 노조는 힘을 과시하는 동시에 원하는 결과를 얻었고, 윤 행장은 합의서 서명으로 자신에 대한 불신을 걷어냈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과 인연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취임사에서 "1987년 재무부 저축심의관실 사무관으로 기업은행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노조의 출근저지와 관련해서도 "여러 곡절이 있었지만 마침내 소중한 인연을 만났다"고 했다. 그간의 마음고생을 인연을 맺기 위한 산통(産痛)으로 여기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취임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비온 뒤 땅이 더 굳는다"고 했다.

윤 행장은 또 "철은 순수한 성분일 때보다 다른 물질과 섞일 때 더 강해진다"는 말을 남겼다. 낙하산 논란에 대한 변호이자 더 튼튼한 은행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함축한 얘기다.

취임식 후  첫 공식일정으로 구로로 향한 윤 행장은 기업은행의 창업육성플랫폼인 'IBK창공(創工) 구로'와 구로동 지점 등을 방문했다. 그는 "더욱 소통하고 공감하는 은행장이 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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