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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카드, 은행 출신이 데이터 총괄 맡아

  • 2020.07.10(금) 10:54

지주ICT 총괄 박근영 전무, 하나카드 CDO 겸임
IT업계 출신 책임자로 앉힌 경쟁사와 다른 선택

하나카드가 하나금융지주 임원을 데이터 사업 총괄 임원으로 맞았다. 지주회사 산하의 은행과 데이터 사업 보폭을 맞추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외부 인사를 중용해 관련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는 경쟁사와 달리 은행 출신 임원이 데이터 사업을 끌고 나가면서 향후 성과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나카드는 최근 박근영 하나은행 전무가 이달 초부터 지주ICT 총괄직과 하나카드 CDO직을 겸임한다고 공시했다. 김정한 하나금융티아이 부사장이 해당 겸임 직책을 내려 놓고 박 전무가 해당 직책을 받아드는 모양새다. 박 전무의 하나카드 CDO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CDO는 'Chief Data Officer(최고데이터관리자)'의 약자다. 영문 명칭 그대로 데이터와 관련한 디지털 사업을 총괄하는 직책이다. 하나금융지주가 2018년 디지털 데이터 전담 조직을 신설했고 곧이어 하나카드도 관련 조직을 구축했다. 당시 직원 4명 남짓의 조직은 현재 10여명 규모로 확대돼 있다.

1963년생인 박 전무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병한 이후 전산 통합 작업의 최전선에서 활약해 온 인물이다. 주로 정보통신관련 업무와 정보보호 업무에 주력해 왔다. 전임자인 김 부사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거친 외부 인사라면 박 전무는 줄곧 하나은행에 몸담아 온 내부 인사다.

김 부사장이 데이터 사업 기틀을 잡는 데 주력했다면 박 전무는 이를 더 세밀하게 구축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ICT 사업 총괄 임원이 계열사 디지털·데이터 사업도 함께 관장한다는 것은 지주 차원에서 해당 사업을 함께 끌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특히 주로 외부 IT 업계 인물을 영입해 관련 사업을 끌어가고 있는 카드업계 분위기와 달리 정통 은행 출신이 디지털 사업 총괄을 맡게 된 점이 눈에 띈다. 카드업계에선 금융지주 계열사로 있는 은행계 카드사가 가진 태생적 한계임과 동시에 지주사의 지원을 바탕으로 힘있는 사업 전개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을 하고 있다.

실제 KB국민카드 데이터전략을 총괄하는 윤진수 전무는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에도 관여하고 있는데, 과거 삼성전자와 삼성SDS에서 활약한 바 있다. 황원철 우리금융지주 디지털그룹 상무 역시 과거 HP, KB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근무 경험을 살려 은행과 카드 사업을 챙기고 있다.

비은행계 카드사도 마찬가지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롯데카드는 지난 3월 말 조좌진 대표이사를 선임한 이래 동종업계를 포함해 IT업계와 스타트업 등 여러 분야에서 활약해 온 임원급 인물들을 대거 디지털 사업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현대카드도 비슷하다. 현대카드 디지털 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오승필 전무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공학도로 야후에서 근무한 경험이 갖고 있다. 관련 신사업본부장과 프로덕트본부장, 개발실장 등도 삼성전자와 네이버 등 IT 업계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오픈뱅킹으로 은행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사가 가진 데이터 역량과 인프라 구축 능력을 살리면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정통 은행 출신 인물인 박 전무가 디지털과 데이터 영역에서 성과를 낸다면 그 자체로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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