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학원 소속 강남대성기숙학원이 디지털대성과 합병을 앞두고 마지막 ‘배당 잔치’를 벌인다. 창업주의 손자와 증손자들이 대거 주요주주로 포진, 매년 따박따박 배당금을 지급해 온 ‘돈줄’ 역할을 해왔던 곳이다.
12일 디지털대성에 따르면 강남대성기숙학원은 지난 4일 주당 7500원 총 15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키로 했다. 현재 강대기숙학원 주주명부에 대거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대성학원 3~4세들이 디지털대성에 흡수되기 전(前) 마지막 배당잔치를 벌인다는 의미다.
2000년 전후, 메가스터디 등 대형 입시학원들의 기숙학원시장 진출이 붐을 이뤘다. 대성학원도 가세했다. 최상위권 재수생들의 ‘메카'(성지)로 불리는 ‘강남대성학원’ 브랜드를 앞세워 2011년 10월 경기도 이천 마장면 표고리에 강남대성기숙학원의 문을 열었다.
‘잭팟’. 매출은 개원 이듬해인 2012년에 이미 182억원을 찍었다. 2013년 200억원을 넘어섰다. 이후 2019년까지 한 해 평균 매출이 244억원이다. 흠잡을 데 없다. 영업이익은 2012년 61억원 흑자 반전 뒤 적어야 63억원, 많게는 77억원을 벌었다. 8년간 이익률이 평균 30%를 웃돈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상반기 매출 130억원에 영업이익 32억원을 기록했다. 총차입금이 71억원(2019년 말) 있지만 걱정 없는 이유다. 매년 벌어들이는 게 얼만데…. 이자로 빠져나가는 돈도 기껏해야 2억원(2019년) 남짓이다. 부채비율은 44.38% 수준이다.
아낌없다. 강대기숙학원이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풀기 시작한 것도 2012년이다. 12억원에 이어 2013~2019년에는 해마다 순익의 40% 이상 24억원을 쥐어주었다. 8년간 총 180억원이나 된다.
대성학원 3~4세들에게 배당금이 적잖이 돌아갔다. 강대기숙학원을 짓기 위해 2010년 9월 설립한 법인 ㈜강남대성기숙학원. 여기에 초기 출자자금을 댄 이들이 김만기(1918~2005) 창업주의 손자와 증손자들이다.
김홍연(40). 지분 11% 단일 최대주주로 있는 3세다. 김정연(41) 6%, 김소연(43) 2.45% 등 3세들의 면면이다. 4세들도 빼놓을 수 없다. 김정하 9.45%, 김정환 9.2%, 김정민 8.15% 등이다.
김홍연씨가 8년간 챙긴 배당금이 첫 해 1억3300만원을 시작으로 이후로는 매년 예외없이 2억6000만원가량씩 도합 20억원 가까이 된다. 김정하, 김정환도 각각 14억원가량 된다.
이에 더해 디지털대성과의 흡수합병을 앞두고 이번에 또 마지막 배당금을 손에 쥐게 되는 것이다. 김홍연씨가 1억6500만원을 수령한다. 김정하는 1억4200만원, 김정환 1억3800만원이다.
디지털대성은 지난 4일 계열 독서토론논술 업체 한우리열린교육 및 대성학원 소속 계열사 강대기숙학원을 흡수합병키로 결정했다. 다음달 22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내년 2월1일(합병기일) 매듭짓는 일정이다.
1주당 합병가액은 디지털대성 6961원(이하 액면가 500원), 한우리열린교육 1만5089원(500원), 강대기숙학원 18만2948원(5000원)이다. 한우리열린교육과 강대기숙학원 주주 보유주식 각각 1주당 디지털대성 2.17주, 26.28주의 신주가 주어진다. 총 694만3516주다. 현 발행주식(2271만3473주)의 30.6%다.
김홍연씨가 디지털대성 주식으로 갈아타면 기존 0.94%를 합해 일가 중에서는 가장 많은 2.67%(79만2044주)의 디지털대성 지분을 갖게 된다. 다음으로 김정환씨가 2.2%(65만3826주) 등을 보유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