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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스테크 시대]①자산관리(WM), 디지털을 만나다

  • 2021.03.31(수) 10:18

저비용으로 효율적 관리…전세계 자산 1조 달러대
로보어드바이저부터 소액투자 중개까지 진화 중

은행을 비롯한 금융업권에서도 디지털 혁신의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핀테크와 빅테크의 출현으로 생존마저 위협받을 수 있는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다. 특히 프라이빗뱅커(PB)를 앞세워 은행의 전통적인 강점으로 꼽히던 자산관리(WM) 시장도 큰 변화를 맞고있다. 디지털 자산관리로 대변되는 이른바 '웰스테크 시대'가 열린 것이다. 웰스테크의 부상과 국내외 현황 이에 대비하는 은행들의 현주소와 과제 등을 하나씩 짚어본다. [편집자]  

# 40대 직장인 A 씨는 어느 날 인터넷 쇼핑을 하다 취향저격 재킷을 발견했다. 가격은 약 70만원대로 살짝 부담은 됐지만 구매하기로 일단 마음먹는다. 그때 평소 자산관리를 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가 모바일 화면에 구매를 결정한 재킷과 거의 같은 스타일이면서 가격은 약 30만원 정도 저렴한 제품 구매를 제안한다. 그와 동시에 세이브한 금액을을 곧바로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도 안내해 준다. A씨는 재킷 구매 가격을 아낀 것은 물론 상품 수익까지 덤으로 얻게 됐다. 

A 씨의 상황은 당장은 아니지만 머지않아 누구나 일상처럼 겪게 될 풍경이다. 자산관리가 디지털을 만나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웰스테크 덕분이다. 웰스테크는 자산을 뜻하는 '웰스(Wealth)'와 기술인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합성어다. 자산관리와 정보기술(IT)이 접목된 디지털 자산관리 개념으로 금융과 기술이 합쳐진 핀테크의 일부로 볼 수 있다. 

자산관리(WM)는 말 그대로 수수료를 취하고 고객의 자산을 관리해 주는 서비스로 고객과 금융사 입장에서 모두 자산이 일정 규모 이상이 되어야 니즈가 발생한다. 대규모 자산을 다양한 포트폴리오 전략을 통해 잘 굴려주면 수수료를 취해 수익이 나는 구조여서 고객 유치를 위해서는 상담 등 대면 서비스가 필수였다.

하지만 디지털 혁신이 이를 뒤바꿔 놓고 있다. 자산관리에 디지털을 접목하면서 일일이 대면으로 서비스해야 하는 비용이 뚝 떨어지고, 준 부자들 혹은 아예 일반인까지 자산관리 대상으로 아우를 수 있게 된 셈이다.

웰스테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웰스테크는 효율적 비용으로 자산관리 과정을 개선하는 기술이다. 기존 자산관리가 부자들의 전유물이었다면 디지털 금융 혁신으로 대중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웰스테크 플랫폼 증가로 자산관리 고객층은 부유층에서 중산층으로 확대됐고 디지털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를 아우르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웰스테크를 통한 자산관리가 빠르게 확산 중이다.

글로벌 리서치업체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웰스테크를 활용하는 자산관리 규모는 지난해 말 9874억 달러로 1조 달러(약 1130조원)에 육박한다. 이 규모는 올해 1조 달러를 넘어선 후 2024년에는 2조5000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인터넷전문은행인 찰스슈왑도 2025년까지 미국인의 60%가량이 웰스테크를 통해 자산관리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2명 중 1명이 디지털 자산관리를 이용하게 되는 셈이다. 

가장 일반적인 웰스테크 형태는 인공지능(AI)이 저비용으로 단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굴려주는 로보어드바이저(RA)다. 이미 국내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이 급성장했고 파운트, 에임, 디셈버앤컴퍼니 등 국내 3대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의 자문계약 규모는 지난해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단순히 맡긴 자금을 일부 금융상품에 배분해 굴려주는 서비스 외에도 퇴직연금만 특화해 굴려주는 업체 등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미국의 경우 401(k) 가입자가 은퇴 후 개인퇴직연금(IRA)으로 자금을 옮기는데 이에 특화해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가 늘어나면서 각종 디지털 자산을 중개하고 관리하는 웰스테크 분야도 주목받고 있다. 해외에는 아예 웰스테크 관련 업체들과 금융회사를 고객으로 두고 웰스테크 관련 금융 데이터를 보관해 주는 클라우드 회사도 오래전부터 존재한다.

앞서 제시한 예처럼 초개인화된 데이터가 접목될 경우 소비 성향이나 취향까지 감안해 자산관리에 도움을 주는 로보어드바이저도 등장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오픈뱅킹과 데이터 3법, 마이데이터 등 관련 규제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가능성을 크게 높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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