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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 '성큼'…카카오페이도 청신호

  • 2021.04.01(목) 16:40

금융위, 마이데이터 사업 진입 장벽 완화 시사
하나금융 계열사 허가 재개…면허 획득 속도전
카카오페이도 간접 수혜… 조건부 허가 전망

하나금융지주 계열사들이 마이데이터 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금융위원회가 마이데이터 허가 심사를 재개하면서 조건부 허가 카드를 꺼낸 덕분이다. 심사 문턱이 낮아지면서 카카오페이 역시 조기 허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 금융당국, 마이데이터 진입 문턱 완화 시사

금융위는 지난달 31일 정례회의를 열고 마이데이터 허가 심사가 중단된 6개 사업자의 심사 재개 여부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6개 사업자는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 BNK경남은행, 삼성카드 등 6개사다. 이들은 지난 1차 심사 당시 소송 등 대주주의 법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탓에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마이데이터 관련 법령인 신용정보업 감독규정은 대주주를 상대로 형사소송 절차가 진행되고 있거나 금융위, 국세청, 금융감독원 등에 의한 조사‧검사 등의 절차가 진행되고 내용이 승인 심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그 절차가 끝날 때까지 심사를 중단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런데 금융위는 이번 회의에서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 등 하나금융 계열사들에 한해 심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들 대주주에 대한 형사소송 절차가 시작된 이후 후속 절차 없이 4년 1개월이라는 장기간이 경과했고 소송, 검사 등 절차의 진행 단계와 경과 등을 감안할 때 절차의 종료시점에 대한 합리적 예측이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가 처분의 법적 안정성 확보를 위해 도입된 허가심사 중단제도가 다소 경직적으로 운영돼 신청인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하고 또 다른 진입규제로 작용한다는 지적에 따라 허가심사를 재개하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진입 장벽을 완화해 주는 대신 심사를 거쳐 허가를 받더라도 그 이후 대주주가 부적격 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이 확정될 경우에 대비해 조건부 허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삼성카드의 경우 대주주 제재 절차가 진행 중이고, 경남은행 역사 대주주가 2심 형사재판을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 허가 심사를 계속 중단하기로 했다. 

◇ 한숨 돌린 하나금융, 마이데이터 허가 속도전

하나금융 계열사들은 이번 결정으로 마이데이터 산업 라이선스 획득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른 금융지주들이 은행을 중심으로 자산관리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최대한 빨리 라이선스를 획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초 마이데이터 라이선스를 획득한 KB국민과 신한, 우리, 농협은행 등은 생활금융 플랫폼과 생애주기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데이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도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에 나선 데 이어 허가 심사 개시 즉시 응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재 표준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구축 작업 등을 진행 중"이라며 "금융위가 이번에 허가 심사 재개를 허용해 준 만큼 최대한 빨리 라이선스 획득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카카오페이, 덩달아 허가 가능성 커져

금융위는 하나금융 계열사들의 마이데이터 산업 허가 심사 재개와 동시에 새로운 사업자에 대한 허가도 이달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당장 오는 16일 마이데이터 산업 허가 설명회를 열고, 23일부터 신청을 받는 등 매월 3주차에 정기적으로 신규 허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금융위가 마이데이터 산업 허가에 속도를 내면서 카카오페이도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1차 허가 당시 다른 요건은 갖췄지만 외국인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가 지분 56.1%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중국 IT 기업 알리바바의 계열사인 앤트파이낸셜이 43.9%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앤트그룹이 중국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은 사실에 대해 제대로 확인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허가를 받지 못했다. 

다만 금융위가 이번에 마이데이터 허가를 재개하면서 조건부 허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카카오페이도 중국 리스크를 딛고 라이선스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카카오페이 역시 카카오뱅크와 손잡고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가명정보 교환에 나서는 등 마이데이터 사업을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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